‘생성형 인공지능(AI)’이 산업계 혁신의 핵심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모바일 업계도 자사용 AI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는  ‘온 디바이스(On-device)’ 형태의 AI기술을 공개하며 시장 흐름에 탑승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그래픽=박설민 기자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산업계 혁신의 핵심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모바일 업계도 자사용 AI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는  ‘온 디바이스(On-device)’ 형태의 AI기술을 공개하며 시장 흐름에 탑승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그래픽=박설민 기자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산업계 혁신의 핵심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글로벌 IT기업 간 기술 확보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이는 ‘모바일 사업’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얼라이드마켓리서치’에 따르면 모바일 기기용 AI 시장 규모는 2030년 848억달러(110조8,336억원) 규모에 이를 전망이다.     

이 같은 시장 트렌드에 맞춰, 모바일 업계도 서둘러 자사용 모바일 AI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애플의 경우, ‘AJAX’라는 프로젝트 하에 ‘애플GPT’로 불리는 AI챗봇 서비스를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대표 모바일 업체인 삼성전자 역시 ‘온 디바이스(On-device)’ 형태의 AI기술을 공개하며 시장 흐름에 탑승하고 있다.

◇ 서버 걱정 없는 ‘온 디바이스’로 ‘갤럭시 AI’ 시대 연다

삼성전자는 8일 삼성전자 서울R&D캠퍼스에서 개최된 ‘삼성 AI 포럼 2023’에서 삼성리서치가 개발한 생성형 AI모델 ‘삼성 가우스(Samsung Gauss)’를 최초로 공개했다. 정규분포 이론을 정립한 천재 수학자 칼 프리드리히 가우스(Carl Friedrich Gauss)에서 따온 이름이다. 

이번에 공개된 삼성 가우스는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제작됐다. 세부적으로는 텍스트를 생성하는 언어 모델인 ‘삼성 가우스 랭귀지(Samsung Gauss Language)’, 코드를 생성하는 코드 모델인 ‘삼성 가우스 코드(Samsung Gauss Code)’, ‘이미지를 생성하는 삼성 가우스 이미지(Samsung Gauss Image)’ 등 3가지 모델로 구성됐다.

주목할 만한 점은 이번 삼성 가우스 모델이 ‘온 디바이스’에 최적화됐다는 점이다. 온 디바이스 AI란 모바일 기기 자체에서 AI 기능을 구현하는 기술이다. 쉽게 말해, 스마트폰 자체가 AI의 육신이 되는 것이다. ‘엣지AI’ 기술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 

온 디바이스 AI기술이 주목받는 이유는 서버나 클라우드를 거치지 않는다는 장점 때문이다. 인공지능(AI)서비스 대부분은 중앙컴퓨터로부터 데이터·연산을 지원받는 ‘클라우드 AI’ 타입으로 제공된다. 높은 수준의 AI기술 구현을 위해선 대규모 컴퓨팅 자원이 필요해서다. 하지만 통신 연결 및 지연 등에 의한 AI성능 저하는 한계점으로 꼽힌다. 반면 하드웨어 장치에서 직접 AI를 구동하는 온 디바이스 AI는 중앙컴퓨터나 클라우드에 연결할 필요가 없어, 통신 성능 저하 문제 등에 자유롭다.

삼성전자는 9일  ‘갤럭시 AI’를 선보인다는 목표를 밝혔다. 갤럭시 AI는 삼성이 자체 개발한 온 디바이스 AI기술과 업계 리더들과 열린 협력을 통해 구현한 기술을 포함한, 종합적인 모바일 AI 경험을 뜻한다. 사진은 갤럭시 AI 기반의  ‘AI Live Translate Call(실시간 통역 통화)’ 기능 사용 모습을 묘사한 그림./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9일  ‘갤럭시 AI’를 선보인다는 목표를 밝혔다. 갤럭시 AI는 삼성이 자체 개발한 온 디바이스 AI기술과 업계 리더들과 열린 협력을 통해 구현한 기술을 포함한, 종합적인 모바일 AI 경험을 뜻한다. 사진은 갤럭시 AI 기반의  ‘AI Live Translate Call(실시간 통역 통화)’ 기능 사용 모습을 묘사한 그림./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이 같은 온 디바이스 AI기술을 기반으로 새로운 생성형 AI생태계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9일 삼성전자는 ‘갤럭시 AI’를 선보인다는 목표를 밝혔다. 갤럭시 AI는 삼성이 자체 개발한 온 디바이스 AI기술과 업계 리더들과 열린 협력을 통해 구현한 기술을 포함한, 종합적인 모바일 AI 경험을 뜻한다.

일단 가장 먼저 공개될 예정인 갤럭시 AI서비스는 ‘통역’이다. 내년 초 공개될 예정인 갤럭시 AI는 온 디바이스 AI를 기반으로 실시간 소통이 가능한 ‘AI Live Translate Call(실시간 통역 통화)’ 기능이 적용될 전망이다. 갤럭시 AI가 탑재된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은 별도의 외부 앱을 설치하지 않아도 갤럭시 AI가 이를 실시간으로 상대방의 언어로 통역해 전달해 준다. 이용자는 평소와 다름없이 자신의 언어로 편안히 이야기하기만 하면 된다.

◇ 갤럭시 AI 성공, 관건은 ‘모바일 AP’… ‘엑시노스 2400’ 기대감↑

모바일 온 디바이스 AI 사업 추진에 가속도가 붙기 위해선 강력한 ‘신경망 처리장치 NPU(Neural Processing Unit, 신경망 처리장치)’ 기술이 뒷받침돼야 한다. AI반도체의 일종인 NPU는 AI의 밑바탕이 되는 딥러닝 알고리즘 연산에 최적화된 프로세서다. 현재 가장 대표적인 모바일용 NPU는 애플의 ‘M’모델로, M1부터 M3시리즈까지 출시됐다. 가장 최신 모델은 지난 10월 공개된 ‘M3 Max’ 모델로, ‘16코어 6세대 애플 뉴럴 엔진(Neural engine)’이 탑재됐다.

삼성전자도 NPU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는 만큼, 관련 사업을 철저히 준비 중이다. 삼성전자 시스템 LSI 사업부에서 자체 개발한 NPU모델로는 ‘엑시노스(Exynos)’ 시리즈를 꼽을 수 있다. 엑시노스 시리즈에 NPU 프로세서가 처음 탑재된 모델은 2018년 11월 공개된 ‘엑시노스 9820’. 삼성전자가 최초로 개발한 1세대 디자인 NPU 아키텍처를 듀얼코어로 적용했다. 삼성전자는 2019년 11월 엑시노스를 이용해 ‘온 디바이스 AI 통역 기술’을 선보이기도 했다.

10월 5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 삼성전자 DS부문 미주총괄(DSA)에서 열린 ‘삼성 시스템LSI 테크 데이 2023’에서 시스템LSI 사업부 박용인 사장이 엑시노스 2400을 소개하는 모습./ 삼성전자
10월 5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 삼성전자 DS부문 미주총괄(DSA)에서 열린 ‘삼성 시스템LSI 테크 데이 2023’에서 시스템LSI 사업부 박용인 사장이 엑시노스 2400을 소개하는 모습./ 삼성전자

물론 삼성전자의 AI용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개발 사업이 쉽지 많은 않다. 엑시노스 시리즈의 경우, 올해 신제품인 ‘엑시노스 2300’의 출시가 취소된 상태다. 정확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업계에선 당시 발열 등 성능 문제라고 지적한 바 있다. 

실제로 유명 IT팁스터인 ‘아이스유니버스(ICE UNIVERSE)’는 지난해 1월 “엑시노스2200이 발열 문제로 연산속도 테스트에서 목표했던 1.9GHz 클럭보다 크게 떨어진 1.29GHz를 기록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다만 내년도엔 삼성전자의 NPU기반 모바일AP 사업에도 불이 붙을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5일 미국 실리콘밸리 미주총괄(Device Solutions America office)에서 ‘삼성 시스템LSI 테크 데이 2023’을 열고, ‘엑시노스 2400’를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엑시노스 2400’은 전작 엑시노스 2200 대비 CPU 성능은 1.7배, AI 성능은 지난 2년간 14.7배 대폭 향상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원준 삼성전자 MX사업부 부사장은 “모바일 기술은 그동안 우리 사회의 소통과 생산성, 그리고 창조적 경험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다”며 “이제 모바일 AI기술이 갤럭시와 의미 있게 접목돼 전에 없던 새로운 경험을 창출하고, 휴대폰의 역할을 재정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