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서울의 봄’(감독 김성수)이 관객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 /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영화 ‘서울의 봄’(감독 김성수)이 관객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 /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대한민국을 뒤흔든 10월 26일 이후, 서울에 새로운 바람이 불어온 것도 잠시 12월 12일, 보안사령관 전두광(황정민 분)이 반란을 일으키고 군내 사조직을 총동원해 최전선의 전방부대까지 서울로 불러들인다. 

권력에 눈이 먼 전두광의 반란군과 이에 맞선 수도경비사령관 이태신(정우성 분)을 비롯한 진압군 사이 일촉즉발의 9시간이 흘러가는데… 1979년 12월 12일, 수도 서울 군사반란 발생. 그날, 대한민국의 운명이 바뀌었다. 

영화 ‘서울의 봄’(감독 김성수)은 1979년 12월 12일 수도 서울에서 일어난 신군부 세력의 반란을 막기 위한 일촉즉발의 9시간을 그린 작품이다. 영화 ‘비트’(1997), ‘아수라’(2016) 등을 연출한 김성수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한국 영화 최초 12‧12 군사반란을 소재로 치열했던 ‘그날’을 스크린에 펼쳐냈다.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다. 영리하게 잘 짜인 탄탄한 스토리와 긴장감 넘치는 전개, 군더더기 없는 연출과 배우들의 빈틈없는 열연까지. 141분이라는 러닝타임이 순식간에 사라진다. 곱씹고 또 곱씹어 봐도 흠잡을 데 없는, 관객의 선택을 받을 이유가 차고도 넘치는 올해의 걸작이다.

우선 모두가 알지만 잘 알지 못했던 그날 서울의 밤을 생생하게 담아내면서도, 사건 속 인물들의 성격과 구체적인 행적을 영화적 상상력으로 채워 극적인 재미를 배가한다. 이미 알고 있는 결말에도 손에 땀을 쥐게 하고 이야기에 빠져들게 하는 이유다. 역사적 사실에 대한 사전 지식 없이도 영화 그 자체만으로 충분히 즐길 수 있다. 

압도적인 열연을 보여준 정우성(왼쪽)과 황정민. /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압도적인 열연을 보여준 정우성(왼쪽)과 황정민. /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특히 반란군과 진압군의 대립을 큰 축으로 놓고, 신군부 핵심인 전두광과 진압군 핵심 이태신의 갈등과 대결을 더 두드러지게 묘사하는 등 보다 명확하고 직관적인 서사로 이야기에 쉽게 몰입하게 한다. 선과 악의 대비를 선명하면서도 강렬하게 그려낸 덕이기도 하다. 

전두광은 탐욕의 아이콘이자 권력을 위해서는 못할 것이 없는 권모술수의 대가로, 진압군 측 이태신은 군인으로서의 사명감과 신념을 대표하는 인물로 연출했는데, 이태신을 비롯한 진압군 쪽 인물들과 그들의 항전에 초점을 맞춰 정서적 공감을 높인다. 군인으로서 끝까지 책임과 사명을 다하는 이들의 모습이 깊은 울림과 진한 여운을 안긴다. 

전두광을 연기한 황정민은 압도적이다. 기어코 새로운 얼굴을 꺼내어 보이며 한계 없는 소화력과 깊은 연기 내공을 또 한 번 입증, 이름값을 제대로 해낸다. 이태신으로 분한 정우성도 좋다. 진정성 있는 열연으로 참된 군인의 모습을 묵직하게 그려낸다. 

여기에 참모총장 정상호로 분한 이성민, 9사단장 노태건 역의 박해준, 헌병감 김준엽 역에 김성균, 국방장관 김의성 등부터 특별 출연한 정해인(오진호 소령 역), 이준혁(총장 경호원 역)까지 누구 하나 부족함이 없다. 제 역할을 다하며 빈틈없이 극을 채운다. 러닝타임 141분, 오는 22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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