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는 16일 완속·급속전기차 충전기 라인업을 앞세워 빠르게 성장중인 미국 전기차 충전기 시장 본격 공략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내년 상반기 내에 11kW로 충전이 가능한 완속충전기와 175kW로 충전할 수 있는 급속충전기를 미국 시장에 출시한다는 목표다./ 사진=뉴시스, 그래픽=박설민 기자
LG전자는 16일 완속·급속전기차 충전기 라인업을 앞세워 빠르게 성장중인 미국 전기차 충전기 시장 본격 공략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내년 상반기 내에 11kW로 충전이 가능한 완속충전기와 175kW로 충전할 수 있는 급속충전기를 미국 시장에 출시한다는 목표다./ 사진=뉴시스, 그래픽=박설민 기자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최근 기후변화, 친환경 트렌드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전기차’ 산업도 커지고 있다. 여기에 ‘인공지능(AI)’ 기반 자율주행기술 등 첨단 IT와의 융합도 이뤄지면서 시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포춘비즈니스리서치(Fortune business research)’에 따르면, 올해 전기차 산업 규모는 5,004억8,000만달러. 한화 약 663조원에 이른다. 여기서 더 나아가 오는 2030년엔 1조5,791억달러(약 2,092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가운데 전기차 전장 사업(VS)에 힘을 쏟던 LG전자가 이번엔 ‘전기차 충전기’ 사업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전기차 전장 사업의 해외 진출에 더해, 충전기 시장 경쟁력까지 확보한다면 글로벌 전기차 산업에서 LG전자의 영향력을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 2018년부터 준비한 ‘충전기 사업’, ‘북미 시장’ 공략 나선다

LG전자는 16일 완속·급속전기차 충전기 라인업을 앞세워 빠르게 성장중인 미국 전기차 충전기 시장 본격 공략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내년 상반기 내에 11kW로 충전이 가능한 완속충전기와 175kW로 충전할 수 있는 급속충전기를 미국 시장에 출시한다는 목표다.

‘11kW 완속충전기’는 벽에 부착하거나 세울 수 있는 전기차 급속충전기 모델이다. 자유로운 공간 활용이 가능해 가정용으로 사용하기 적합하다. 또한 설치된 공간 내 전력 상황에 따라 출력을 자동으로 제어하는 ‘부하관리 솔루션’도 적용됐다. 하루 전력 사용량 변동이 큰 쇼핑몰이나 마트 등 상업 공간에서 안정된 품질의 충전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175kW 급속충전기’는 대용량 충전기로, ‘CCS1(통합충전시스템)’과 ‘NACS(북미 충전 표준 시스템)’ 두 가지 충전방식을 동시에 지원한다. CCS1은 글로벌 전기차 충전기 표준이다. 최대 350kW의 전력 공급이 가능한 충전 방식이다. NACS는 ‘테슬라’에서 개발한 충전 시스템으로, 북미 전기차 충전기 시장 내 점유율 60%를 차지하고 있는 방식이다. 테슬라는 지난해 11월부터 타 전기차 충전기 회사에도 이 충전 방식을 사용할 수 있도록 기술을 공개했다.

LG전자는 175kW 급속충전기 제품에  충전기 외부에는 충전 현황을 확인하고, 광고를 통한 추가적인 수익 기회를 제공하는 터치 디스플레이를 적용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고객들에게 더 편리한 충전경험을 제공할 것이라는 게 LG전자의 목표다. 또한 2024년 하반기에는 상업용·장거리 이동에 적합한 급속충전기 라인업을 확대해, 다양한 고객 니즈에 대응하고, 제품 경쟁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LG전자가 전기차 충전 사업에 뛰어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8년 전기차 충전 솔루션 선행 개발을 시작했다. 지난해 연말 조직 개편에서는 ‘EV충전사업담당’ 조직을 신설하고, 평택 LG디지털파크 내에 충전기 생산 라인을 구축하기도 했다. 또한 전기차 충전기 핵심기술을 보유한 기업 ‘애플망고’를 인수하며 충전기 개발 및 생산 능력을 내재화 했다. 애플망고는 완속 및 급속충전기 원천 기술 보유 기업이다. LG전자가 지분 60%, GS에너지와 GS네오텍이 각각 34%, 6%를 취득했다. 

현재 국내 시장서 LG전자가 공급 중인 전기차 충전기 제품은 △7kW(완속, 벽에 부착하는 유형/스탠드) △100kW(급속) △200kW(급속) 등 총 4종이다. 해당 제품들은 이마트 등 쇼핑몰 등에서 사용되고 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전기차 충전 인프라’ 보고서에서 “LG전자는 LG유플러스, LG CNS 등과 협업해 충전 인프라 운영 사업 진출을 시도할 수 있다”며 “LG전자의 충전 인프라 사업은 올해 의미 있는 매출을 시작으로 2027년까지 매년 2배씩 성장하는 모습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LG전자가 2024년 상반기 내 출시할 11kW  완속충전기 제품./LG전자
LG전자가 2024년 상반기 내 출시할 11kW  완속충전기 제품./LG전자

◇ 급성장하는 미국 전기차 시장, 충전 사업 ‘블루오션’으로 급부상

그렇다면 LG전자가 전기차 산업이 활발한 유럽시장이나 중국 시장보다 ‘미국 시장’을 먼저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 관계자들은 미국 내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타 국가들보다 빠르기 때문으로 본다. 실제로 세계 4대 회계·경영컨설팅 법인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에 따르면 현재 미국 내 전기차 충전소는 약 400만개로, 2030년엔 3,500만개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시장의 급성장 뿐만 아니라 정부 차원의 ‘전기차 밀어주기’도 LG전자가 미국 시장을 택한 핵심 요소 중 하나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부터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대 프로그램(NEVI)’을 추진 중이다. 이 정책은 2030년까지 편리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전기차 충전기 50만대 네트워크 구축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미국 정부는 지난해부터 오는 2026년까지 5년 간 총 50억달러(6조5,035억원)를 투자한다. 자금 할당 방식은 각 주의 교통부가 전기차 충전 인프라 관련 계획을 매년 필요한 내용과 함께 에너지·교통 합동 사무소에 제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PwC는 “최근 미국 전기차 충전 시장 성장세를 분석해보면, 전기차 충전소의 숫자는 2030년까지 현재 약 775%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단일 주택이 2,200만개, 아파트 등 다세대 주거 부문이 600만개의 전기차 충전소를 보유할 것이며 이는 전체 충전소의 약 80%를 차지하는 숫자”라고 분석했다.

이어 “차세대 전기차 소유자의 요구를 충족하려면 충전 인프라의 가속화된 확장이 필요하다”며  “우리는 미국의 전기차 수가 2030년까지 2,700만대, 2040년까지 9,200만대까지 급격하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성은 KOTRA 달라스 무역관도 최근 발표한 ‘미국 텍사스, 대규모 전기차 충전 인프라 투자 계획’ 보고서에서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장은 미국 전기차 판매 시장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2030년에는 미국 판매 자동차 중 전기차 비율이 29.5%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미국에서 최근 통과한 인플레이션 감축법과 전기차 충전 인프라 프로그램과 같은 정부의 전기차 장려책, 인프라 확충안으로 인해 기존 전망치보다 빠르게 전기차로의 전환이 이뤄질 것”이라며 “전기차 제조 관련 기업, 충전 인프라 관련 기업들은 미국 정부의 지원 정책, 주별 투자 상황을 모니터링하여 진출 기회를 엿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서흥규 LG전자 EV충전사업담당 상무는 “안정된 품질의 다양한 전기차 충전기 제품과 차별화 된 충전 솔루션을 공급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미국 전기차 충전기 시장 수요에 대응할 것”이라며 “동시에 미국 시장의 전기화 트렌드에 따라 새로운 기회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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