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이 서강현 신임 사장을 새 수장으로 맞는다. / 현대제철
현대제철이 서강현 신임 사장을 새 수장으로 맞는다. / 현대제철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현대제철이 ‘안동일 시대’를 마치고 ‘서강현 시대’에 돌입한다. 포스코 출신의 기술 전문가 대신 그룹 ‘재무통’을 수장으로 맞은 모습이다. 업황 부진 등 현안이 산적한 가운데, 이러한 수장 교체가 재도약의 발판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17일, 기존에 현대자동차 기획재정본부장을 맡고 있던 서강현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고 현대제철 대표로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2019년 2월 대표로 선임됐던 안동일 사장은 약 5년여 만에 일선에서 물러나 그룹 고문으로 위촉됐다.

여러모로 의미가 큰 변화다. 두 사람의 경력과 전문분야부터 뚜렷하게 차이난다. 안동일 전 사장은 포스코에서 30년 넘게 근무하며 포항제철소 소장까지 지낸 생산기술 분야 최고 전문가였다. 특히 경쟁사 포스코 출신이라는 점에서 선임 당시 ‘순혈주의’를 깬 파격적인 인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반면, 서강현 신임 사장은 현대차그룹에서만 30여년간 경력을 쌓아온 재무 분야 전문가로, ‘현대차그룹 재무통’이라 불린다.

현대제철의 수장 교체는 달라진 대내외 상황을 고려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현대제철은 안동일 전 사장을 수장으로 맞을 당시 수익성 악화 등으로 위기를 마주하고 있었다. 안동일 전 사장은 이 같은 위기를 적극적인 사업 구조조정과 고부가제품 중심의 판매전략 구축으로 타개해 나갔다. 현대제철은 2021년 22조원, 2022년 27조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듭 갈아치웠고, 2022년 2조4,475억원의 영업이익으로 역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실적 하락세가 뚜렷하다.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2%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무려 45.7% 급감했다. 이 같은 실적 하락세의 주요인으로는 전방산업의 전반적인 부진 등 업황 위축과 전기요금 인상 등 비용 증가가 꼽힌다.

이런 가운데, 서강현 신임 사장이 현대제철의 전반적인 전략을 계승하며 위기를 타개하고 새로운 동력을 확보해나갈 적임자로 낙점된 것이다. 특히 서강현 신임 사장은 2019년부터 2020년까지 현대제철 CFO(최고재무책임자)를 맡아 안동일 전 사장과 함께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성공적으로 마친 바 있다.

현대차그룹 측은 “서강현 사장은 재무구조 안정화 및 수익성 관리 등 재무적 성과뿐만 아니라, 2021년부터 현대차의 기획 부문도 겸임하면서 회사의 중장기 방향 수립 및 미래 관점의 투자 확대 등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적 의사결정의 핵심 역할을 수행했다”며 “2019년부터 2020년까지 현대제철 CFO를 맡아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바 있는 만큼, 현대제철의 중장기 전략 수립과 함께 향후 신규 수요 발굴 및 제품 개발을 통한 수익성 확보 등 사업 구조 개선에 주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현대제철은 사업 및 실적 측면 뿐 아니라 노사관계, 안전, 환경 등 여러 분야에서 현안이 산적해있다. 막중한 임무를 짊어지고 수장으로 낙점된 서강현 신임 사장이 어떤 행보를 이어가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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