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컬리가 외형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3분기에도 역대 매출을 기록했다. 아울러 영업손실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35% 가량 줄였다. 다만 연간 흑자전환은 아직까지 갈 길이 먼 모습이다. 

◇ 허리띠 졸라맨 컬리, 영업적자 축소세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컬리는 올해 3분기 5,288억원의 매출을 시현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대비 5.3% 증가한 규모다. 3분기 누적 기준 매출액은 1조5,463억원을 기록했다. 컬리는 분기와 누적 매출액 기준 역대 최대 매출 실적을 기록했다.  

컬리는 새벽배송 플랫폼을 기반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온 이커머스 기업이다. 2018년 1,571억원 가량에 불과했던 매출액은 △2019년 4,255억원 △2020년 9,531억원 △2021년 1조5,614억원 △2022년 2조372억원 순으로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다. 올해도 외형 성장세를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다만 비대면 소비 확산 속에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던 최근 몇 년간의 흐름과 비교하면 올해 성장폭은 아쉬움을 사고 있다. 3분기 누적 기준 컬리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1% 성장하는데 그쳤다. 

매출 성장세가 둔화된 데는 엔데믹 전환과 함께 오프라인 소비가 늘어난 데다 전반적인 소비침체 기조 등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외형 성장을 위한 공격적인 마케팅 대신 수익성 개선에 힘 쓴 것도 매출 추이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컬리는 올해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컬리의 3분기 누적 기준 판매관리비는 5,737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6,007억원) 270억원 줄었다. 판매관리비 중엔 광고선전비 항목의 축소세가 두드러졌다. 3분기 누적 기준 컬리의 광고선전비는 241억원으로 전년 동기(397억원) 대비 39.2% 줄었다. 3분기 광고선전비는 전년 동기간 대비 29.5% 줄어든 77억원에 그친 바 있다.

이러한 비용 축소는 영업적자 개선을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컬리는 2015년 창업 이후 적자 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매출 성장과 함께 적자규모가 크게 불어나는 모습이 나타났다. 2018년 337억원 수준이던 영업적자는 2019년 1,012억원으로 증가한 뒤 △2020년 1,163억원 △2021년 2,177억원 △2022년 2,334억원 수준으로 불어났던 바 있다. 

올해는 비용 효율화에 집중한 결과, 적자폭이 축소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컬리의 영업적자는 1,185억원으로 전년 동기(-1,836억원) 대비 651억원 가량 축소했다. 3분기 기준 영업적자는 407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630억원) 35% 가량 개선됐다. 

이처럼 적자폭을 서서히 줄여나가고 있지만 전체 적자 규모는 여전히 큰 상황이다. 올해 4분기 실적이 더해진다고 하더라도 연간 실적 기준 흑자전환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컬리 측의 경영진의 어깨는 무겁다. 기업공개 추진의 불씨를 다시 살리기 위해선 눈에 띄는 수익성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컬리는 지난해 적극적으로 상장을 추진해 상장예비심사까지 통과했으나 올해 초 결국 상장을 포기했다. 증시 침체로 IPO 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 제대로된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컬리는 2021년 말 프리 IPO(상장 전 지분투자)에서 앵커에쿼티파트너스로부터 2,5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면서 기업가치 4조원을 인정받았다. 이에 조단위 대어로 주목을 받았지만 상장 추진 과정에서 시장의 기업가치 평가가 하락세를 보였다. 시장 환경이 악화된 가운데 저조한 수익성 문제 등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풀이됐다. 현재도 기업가치 평가 회복은 난항을 겪고 모습이다. 

컬리가 고비용 구조를 개선시키고 확고한 수익성 회복 추이를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