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교촌치킨은 지난 6월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동에 120평 규모의 플래그십 스토어 교촌필방을 오픈했다. 사진은 교촌필방 내부 치마카세 공간. / 교촌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교촌치킨은 지난 6월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동에 120평 규모의 플래그십 스토어 교촌필방을 오픈했다. 사진은 교촌필방 내부 치마카세 공간. / 교촌

시사위크|이태원동=연미선 기자  세차게 날리던 눈발이 그친 지난 29일 오후 5시쯤, 기자는 이태원역 인근에 도착해 새롭게 단장한 ‘교촌필방’으로 향했다. 거대한 붓을 당기자 어둡게 칠해진 벽 속에 숨은 문이 열렸다.

◇ 또 다른 히든플레이스… ‘먹’을 콘셉트로 한 ‘치마카세’

‘교촌필방’은 지난 6월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교촌치킨이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동에 오픈한 120평 규모의 플래그십 스토어다. 교촌의 차별화된 조리 방식인 붓질을 모티브로 만들어졌다. 스피크이지 바(speakeasy bar)답게 간판이 없고 출입구에 놓인 ‘붓’을 당기면 숨겨진 출입문이 열려 이색적이다.

지난 29일 기자는 교촌필방을 찾았다. 직접 붓을 당기고 들어간 매장엔 손님들이 가득 차 있었다. 특히 외국인 손님들이 많아 눈길을 끌었다. 현장에서 만난 교촌치킨 관계자는 “붓을 당기고 들어오는 출입구가 SNS상에서 퍼지면서 이태원 근처를 찾아온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다”고 설명했다.

교촌필방 매장 내부에는 숨겨진 공간이 하나 더 있다. 교촌이 사용하는 소스 재료를 담은 유리병들이 전시된 벽에 숨겨진 문을 열면 치마카세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다. 사진은 지난달 27일 새롭게 재탄생한 치마카세 공간. / 교촌
교촌필방 매장 내부에는 숨겨진 공간이 하나 더 있다. 교촌이 사용하는 소스 재료를 담은 유리병들이 전시된 벽에 숨겨진 문을 열면 치마카세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다. 사진은 지난달 27일 새롭게 재탄생한 치마카세 공간. / 교촌

교촌필방의 독특함은 출입구에서 끝나지 않는다. 내부에 들어가면 숨겨진 공간이 하나 더 있다. 비밀은 교촌이 사용하는 소스 재료가 전시된 선반이 있는 벽에 있다. 이곳에 숨겨진 문을 밀면 ‘치마카세(치킨 특수부위+오마카세)’를 즐길 수 있는 프리미엄 공간이 있다.

교촌치킨은 지난 6월 교촌필방을 오픈하면서 업계 최초로 치마카세도 마련했다. 이런 가운데 오픈 초반에 부정적인 후기가 이어지자, 운영을 중단하고 재정비에 돌입했다. 3개월간의 정비 끝에 지난달 27일 새롭게 재탄생한 교촌필방의 치마카세가 공개됐다.

내부 인테리어부터 코스요리까지 전부 바뀐 모습이었다. 교촌에 따르면 교촌필방 오마카세의 콘셉트는 ‘묵암’이다. 고요할 ‘묵(嘿)’과 어두울 ‘암(暗)’을 쓴다. 먹의 어두움으로 고요한 공간을 조성해 재료 본연의 가치에 집중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는 게 교촌의 설명이다.

◇ 치마카세, 어떻게 구성됐을까

좌석은 일렬로 늘어서 있었다. 테이블 앞 공간에서 셰프가 직접 마련한 코스요리를 순서대로 맛볼 수 있다. 교촌필방의 오마카세 메뉴는 토종닭과 육계 특수 부위를 활용한 8가지 코스, 총 10가지 요리로 구성됐다.

교촌은 “닭(치킨)이라는 재료를 다양하고 다채롭게 즐길 수 있도록 코스 메뉴로 구성했고, 먹는 즐거움과 보는 즐거움을 함께 제공하도록 했다”면서 “교촌필방의 콘셉트 및 메뉴가 돋보일 수 있는 플레이트와 식기류를 활용해 깔끔함과 고급스러움을 더했다”고 설명했다.

전체 코스는 닭편육과 근위초무침, 계선으로 구성된 맞이 3종으로 시작된다. 다음으로 새싹 삼 냉채와 닭가슴살로 이뤄진 전채요리가 나온다. 메인 코스는 총 네 가지로 △토종닭 콩피와 목살 숯불구이 △속을 채운 닭날개 튀김 △특수부위 닭불고기 △치킨버거로 이뤄져 있다. 특히 닭날개 튀김은 교촌을 대표하는 허니소스가 나오는데, 작은 붓을 사용해 취향껏 발라 먹으면 된다.

교촌필방 오마카세에서는 8가지 코스요리, 총 10가지 음식을 맛볼 수 있다. / 사진=연미선 기자
교촌필방 오마카세에서는 8가지 코스요리, 총 10가지 음식을 맛볼 수 있다. / 사진=연미선 기자

직접 하나하나 맛본 결과, 기자는 목살 숯불구이와 치킨버거가 인상 깊었다. 목살은 솔잎과 함께 숯불에 구워낸 요리인데 소금에 살짝 찍어서 먹으면 고소한 맛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치킨버거는 닭가슴연골을 넣은 패티가 들어있어 오독오독 씹히는 식감이 매력적이었다.

코스가 모두 마무리되면 영양 솥밥 반상이 제공된다. 깨끗한 금속 그릇에 무게가 꽤 나가는 수저가 눈길을 끌었다. 한식 전문가에 따르면 사람 심리상 수저가 무거울수록 대접받는 느낌을 받는다. 흔히 플라스틱 수저를 사용할 때와 고급스럽게 디자인된 무거운 수저를 사용할 때의 차이점을 생각하면 이해할 수 있다.

이날 오마카세를 총괄한 김영균 헤드셰프에 따르면 오마카세 전체 구성은 맛과 모양뿐만 아니라 식기류까지 하나하나 섬세하게 구성됐다.

현재 교촌필방에는 월평균 5,000여명이 방문하고 있다. 치마카세 예약률은 80% 수준으로 운영되고 있다. 치마카세는 월요일을 제외하고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주 6일 하루에 두 번 진행된다. 1부는 오후 5시 30분부터, 2부는 오후 8시부터다. 캐치테이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예약이 가능하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