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승태 KDB생명 대표이사가 우울한 연말을 맞고 있다. 기대했던 매각 작업이 무산된 가운데 수익성 및 재무건전성 관리에도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임승태 KDB생명 대표이사가 우울한 연말을 맞고 있다. 기대했던 매각 작업이 무산된 가운데 수익성 및 재무건전성 관리에도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임승태 KDB생명 대표이사가 우울한 연말을 맞고 있다. 기대했던 매각 작업이 무산된 가운데 수익성 및 재무건전성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  취임 1년 성적표 먹구름

임승태 대표는 지난 3월 말 KDB생명 대표에 올랐다. 그는 굵직한 이력을 가진 경제 관료 출신으로 재정경제부 금융정책심의관과 금융정책국장, 금융위원회 사무처장과 상임위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등을 지낸 바 있다.

그는 KDB생명 매각 추진과 경영정상화 등의 무거운 과제를 안고 첫발을 내딛었다. 취임 당시 임 대표는 IFRS17 및 K-ICS 도입에 따른 수익성과 재무 건전성 관리, 자본 확충, 매각을 위한 경영 정상화를 단기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그러면서 “‘경영 정상화’라는 최종 목적지에 안전하게 도달하고 전 임직원이 신나게 일할 수 있도록 ‘셰르파(Sherpa)’와 ‘치어리더’ 역할을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런데 이러한 포부는 다소 무색해진 모양새다. 우선 기대했던 매각 작업은 원점으로 돌아갔다.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던 하나금융지주가 지난달 인수 의사를 철회했기 때문이다. 

◇  새 주인 못 찾고 수익성 악화

하나금융지주는 비은행 부문 강화 차원에서 KDB생명 인수에 관심을 보였지만 2개월 간 실사 작업을 진행한 끝에 인수 포기를 선언했다. 이에 대해 하나금융 측은 “그룹의 보험업 강화 전략과 부합하지 않아 인수를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한 바 있다. 시장에선 인수 및 경영 정상화에 투입되는 자금 대비, 실익이 크지 않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 바 있다. 

이로써 KDB생명의 다섯 번째 매각 시도는 실패했다. KDB생명의 지분 92.73%는 KDB칸서스밸류PEF(KCV PEF)가 보유하고 있다. KCV PEF는 2010년 산업은행이 KDB생명(옛 금호생명)을 인수하기 위해 칸서스자산운용과 공동 설립한 사모펀드다. 산업은행은 KDB생명 인수 후 2014년부터 수차례에 걸쳐 매각을 추진했으나 연거푸 실패했다. 

산업은행 측은 이번 매각 작업 실패 후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노력과 함께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향후 처리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당장 매각 작업이 빠르게 재개되긴 어려울 전망이다. 

여기에 KDB생명은 3분기 저조한 성적표까지 받아든 상황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DB생명은 연결기준 3분기 누적 순손실이 179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1,115억원) 대비 적자로 돌아선 실적이다. KDB생명은 2분기까지 흑자기조를 이어오다가 3분기에만 75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KDB생명은 보험손익과 투자손익의 급감 여파로 저조한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3분기 누적 기준 보험손익은 46억원으로 전년 동기(555억원) 대비 91.7% 감소했다. 투자손익은 61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 741억원에서 적자전환한 것이다. 이에 따라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4억원 손실을 기록, 적자전환했다.

재무건전성 관리 부담도 여전히 클 전망이다. 3분기 기준 지표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전 분기 상황을 살펴보면 경영진의 어깨는 무겁다. 지난 6월 말 기준 KDB생명은 신 지급여력비율(K-ICS·킥스)은 67.5%(경과조치 적용 전)로 보험업법상 기준치인 100%를 밑돈다. 같은 기간 경과조치 적용 기준으로는 140.7% 수준까지 올라갔지만 금융당국의 권고치(150%)는 하회했다. 

취임 첫해부터 녹록지 않은 한 해를 보낸 임 대표가 돌파구를 마련할 지 주목된다.
 

근거자료 및 출처
분기보고서
https://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31114002983
2023. 11. 14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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