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퍼저축은행이 우울한 연말을 맞고 있다. 3분기 일부 대형 저축은행의 실적이 전분기 대비 회복세를 보인 반면, 페퍼저축은행은 여전히 저조한 실적을 냈기 때문이다. / 시사위크
페퍼저축은행이 우울한 연말을 맞고 있다. 3분기 일부 대형 저축은행의 실적이 전분기 대비 회복세를 보인 반면, 페퍼저축은행은 여전히 저조한 실적을 냈기 때문이다. / 시사위크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페퍼저축은행이 우울한 연말을 맞고 있다. 3분기 대형 저축은행이 업황 난조 속에도 실적이 전분기 대비 회복세를 보인 반면, 페퍼저축은행은 여전히 저조한 실적을 냈기 때문이다. 

◇ 페퍼저축은행, 상위 5개사 중 나홀로 적자 

올해 저축은행업계는 혹독한 한 해를 보냈다. 고금리 여파로 실적이 급감하고 건전성 관리에도 경고등이 켜졌기 때문이다. 대형 저축은행사들도 업황 악화에 직격탄을 맞았다. 순이익이 크게 줄거나 적자를 내는 곳도 나타났다. 다만 3분기 들어선 회사별로 실적 희비가 엇갈렸다.

SBI·OK·웰컴·한국투자·페퍼저축은행 등 5개 저축은행의 경영공시에 따르면 이들 5개사의 3분기 순이익 합계는 64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1,920억원) 대비 66.6% 감소한 실적이지만, 전 분기(102억원) 대비로는 대폭 개선된 수준이다.

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은 올해 3분기 518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5% 감소한 규모다. 다만 전분기(68억원) 대비로는 661.7% 늘었다. SBI저축은행의 실적은 올해 상반기 급감했다가 3분기엔 회복세로 돌아섰다. 

이 외에  3분기 △OK저축은행 169억원 △웰컴저축은행 120억원 △한국투자저축은행 83억원 순으로 순이익을 냈다. 이들 3개사 역시 전년 대비 순이익은 크게 감소했다. 다만 OK저축은행과 한국투자저축은행의 경우, 전분기 대비로는 실적이 개선세를 보였다. OK저축은행의 3분기 순이익은 전분기(159억원) 대비 6.3% 가량 증가했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은 전분기 105억원 손실을 냈다가 이번 3분기엔 흑자전환했다. 웰컴저축은행의 순이익은 전분기 대비로는 23% 줄었다.

페퍼저축은행은 상위 5개사 중 유일하게 분기 적자를 기록해 눈길을 끌었다. 페퍼저축은행은 3분기 248억원 순손실을 냈다. 이는 전년 동기(155억원) 대비 적자 전환한 실적이다.

페퍼저축은행은 올해 1분기 253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것을 시작으로 3분기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3분기 손실액은 전분기(-176억원) 대비로도 증가세를 보이기도 했다. 올해 3분기 대형사들이 전분기 대비 실적이 개선세를 보인 것과 비교됐다. 

페퍼저축은행은 호주계 저축은행으로 최근 몇년간 가파른 자산 성장을 보여온 곳이다. 올해 고금리 환경이 지속되면서 실적이 급격하게 악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9월 나이스신용평가는 페퍼저축은행의 수익성 저하와 자산건전성 저하 위험 확대 등을 우려하면서 장기신용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당시 나이스신용평가는 페퍼저축은행에 대해 “고금리 지속과 저축은행업권 수신경쟁의 영향으로 예수금 조달비용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페퍼저축은행은 고정금리 및 만기 24개월 이상 차주 비중이 높아 이자비용의 대출금리 전가가 지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다중채무자를 비롯한 개인 및 중소기업대출 연체율 상승 추세와 대손비용 증가 가능성도 수익성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덧붙인 바 있다.  

이런 가운데 건전성 관리도 여전히 적신호가 켜진 모습이다. 페퍼저축은행의 3분기 말 기준 연체율은 8.16%로 지난해 3분기 말(2.81%) 대비 5.35%p(퍼센트포인트) 증가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0.13%로 전년 같은 기간(3.3%)과 비교해 6.83%p 상승했다.

고금리와 경기 불황으로 내년에도 녹록지 않은 업황이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페퍼저축은행이 혹한기를 탈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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