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재택 한양증권 대표이사가 연임 시험대를 통과할 수 있을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임재택 한양증권 대표이사가 연임 시험대를 통과할 수 있을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대형사를 중심으로 시작된 최고경영자(CEO) 교체 기조가 중형사에도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그가 인사 칼바람을 피할지 주목된다.   

◇ 내년 3월 임기 만료… 연임 도전 성공 촉각

임재택 한양증권 대표의 임기는 내년 3월 만료된다. 임 대표는 2018년 한양증권 대표이사에 올라 6년간 회사를 이끌어왔다. 그는 굿모닝신한증권 마케팅본부장, IM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 메리츠종합금융증권 고문, GB프라이빗에쿼티 부회장을 거쳐 한양증권 CEO에 올랐다. 

‘기업금융’ 분야 전문가로 통하는 임 대표는 우수한 경영 성과를 토대로 지난해 3연임에 성공한 인사다.

그는 취임 후 우수 IB(투자은행) 인력 영입을 통해 기업금융부문을 강화해왔다. 이에 한양증권 기업금융부문 영업수익은 최근 몇년간 대폭 성장해왔다.

2017년 91억원에 불과했던 기업금융부문 영업수익은 2021년 1,692억원까지 치솟았다.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와 IB, 자산운용 부문의 성과에 힘입어 한양증권은 2021년엔 창사 최초로 연간 영업이익이 1,000억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시장에서 존재감이 크지 않았던 중소형사였던 한양증권은 임 대표 취임 이래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였다. 이러한 성과를 토대로 임 대표는 지난해 재선임에 가볍게 성공했다. 

다만 4연임 시험대도 가볍게 통과할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업황 악화로 한양증권의 최근 2년간 성장세는 비교적 신통치 못한 상황이다. 

2021년 1,162억원까지 치솟았던 한양증권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372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같은 기간 순이익도 794억원에서 240억원으로 줄었다. 이는 핵심 수익원인 자기매매나 기업금융 부문에서 실적이 악화된 영향이다. 주식·채권·파생 상품을 거래해 수익을 내는 자기매매 부문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108억원으로 전년 대비 79% 줄었다. IB부문은 전년(677억원)보다 42% 감소한 392억원에 그쳤다. 그간 효자노릇을 하던 부동산 PF부문이 부동산 업황 침체로 부진했던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됐다. 

올해도 큰 폭의 실적 반등은 이뤄내지 못했다. 한양증권의 3분기 누적 영업수익은 7,711억원, 영업이익은 370억원, 순이익은 278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영업수익은 전년보다 11.4% 줄고 영업이익은 전년(370억원)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순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8.2% 줄었다. 이처럼 최근 2년간의 실적은 업황 난조로 위축세를 보인 모습이다.

◇ 업황 난조 속 실적 위축… 자기자본 목표 달성 목전  

다만 재임 기간 우수한 성과를 낸 데다 업황 난조 속에서 실적 방어에 힘쓴 점을 고려하면 교체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평가도 있다. 아울러 한양증권의 자기자본은 5,000억원 돌파를 눈에 두고 있다. 한양증권은 3분기 말 기준 자기자본은 4,814억원으로 집계된다.

임 대표는 신년사를 통해 올해 경영 목표로 자기자본 5,000억원 돌파를 제시한 바 있다. 최근까지 추세를 보면 목표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인사는 예측하기 어려운 영역이다. 특히 올해 증권가 정기인사 시즌엔 CEO 교체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는 만큼 긴장의 끈을 놓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에선 CEO 교체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우선 자기자본 상위 증권사 중엔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메리츠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 등이 수장 교체를 결정했다. 여기에 박정림 KB증권 사장과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은 라임·옵티머스 펀드 불완전판매 사태 관련 중징계 여파로 교체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 중 박정림 대표는 금융위원회를 상대로 불복 소송을 제기했지만 거취가 불투명한 분위기다. 

이 외에 실적 부진이나 내부통제 이슈로 논란을 일으킨 일부 증권사의 CEO도 교체 대상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한양증권은 올해 상반기 전직 임원 배임 논란 등의 불미스런 이슈로 도마에 오른 전력이 있다. 한양증권은 지난 4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혐의로 전직 임원인 A씨를 고소했다. 혐의 발생 금액은 21억5,000만원이다. 

A씨는 PF 사업을 담당하던 핵심 임원으로, 지난해부터 차명투자 의혹에 휘말려 논란에 오른 바 있다. 지난 4월 한양증권 측은 고소 건이 A씨의 차명투자 의혹과 관련있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관련이 없다”고 설명했지만 한동안 구설이 지속된 바 있다. 

한편 한양증권은 학교법인 한양학원을 최대주주로 둔 증권사다. 과연 임 대표가 업계의 세대교체 바람을 딛고 재선임에 성공할 지 주목된다.
 

근거자료 및 출처
한양증권 분기보고서
https://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31114001723
2023. 11. 14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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