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저축은행 차기 대표이사에 서혜자 KB금융 준법감시인 전무가 내정됐다. / KB저축은행
KB저축은행 차기 대표이사에 서혜자 KB금융 준법감시인 전무가 내정됐다. / KB저축은행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KB저축은행 차기 대표이사에 서혜자 KB금융 준법감시인 전무가 발탁됐다. KB저축은행이 올해 대규모 적자 실적을 낸 가운데 신임 수장이 구원투수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적자 행진’ KB저축은행, CEO 교체

KB금융지주는 지난 14일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이하 대추위)’를 열고 계열사 8곳 중 6곳의 CEO를 교체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KB증권 WM부문·KB손해보험·KB자산운용·KB캐피탈·KB부동산신탁·KB저축은행 대표에는 새로운 후보가 추천됐다.

KB카드 IB부문·KB카드·KB인베스트먼트 현 대표는 재선임 명단에 올랐다.

이번 인사에서 서혜자 KB저축은행 대표 내정자는 유일한 여성 CEO 후보자로 이름을 올렸다. KB금융 측은 “조직 내 다양성을 고려한 여성 후보자”라고 설명했다. 

KB금융 측은 서 내정자에 대해 “그룹 내부통제 체질 개선 경험을 바탕으로 준법·법무, HR, 영업 등 다양한 직무를 거치며 계열사 Biz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리스크와 수익성을 고려한 내실성장을 추진할 수 있는 균형감각을 겸비해 소비자 신뢰 기반의 지속가능한 저축은행으로의 도약을 이끌어낼 적임자로 평가 받고 있다”고 전했다. 

서 내정자는 1966년생으로 국민은행 대봉동지점장, 송현동지점장, 시지지점장, 인재개발부장, 상인역지점 지역본부장 등을 거쳤다. 이후 2021년 KB금융지주로 이동해 준법감시인 상무, 전무직을 맡았다. 서 내정자가 대표에 오르면 KB저축은행 출범 이래 첫 ‘여성 CEO’가 된다. 

서 내정자의 어깨는 가볍지 않다. KB저축은행은 올해 들어 대규모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3분기 누적 기준 당기순손실 규모는 233억원에 달한다. 이는 전년 동기(122억원) 대비 적자로 돌아선 실적이다.

올해 저축은행업계는 고금리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금리 인상 여파로 조달비용 및 대손비용이 치솟으면서 수익성이 악화된 것이다. 경기 둔화와 부동산 시장 침체에 따른 차주 상환능력 악화로 건전성 지표도 하락 추세를 보였다. 특히 부동산 관련 여신 비중이 높은 저축은행사들이 상당한 타격을 받았다. 

◇ 실적 회복·건전성 강화 숙제

3분기 말 기준 KB저축은행의 부동산 관련 여신은 7,949억원으로 집계된다. 이 중 요주의 여신은 2,793억원으로 전체의 35.1%를 차지하고 있다. 금융권의 여신은 회수 가능성에 따라 정상·요주의·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 등 5개로 분류된다. 요주의 여신은 1개월 이상 3개월 미만 연체된 채권을 말한다. 부실채권으로 분류되는 고정이하여신 여신은 270억원 규모다. 부동산 관련 여신의 연체율은 4.75%로 전년 동기(1.95%) 대비 대폭 상승했다. 

이에 따라 KB저축은행의 전체 건전성 관리 부담도 커진 상황이다. 9월 말 기준 KB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4.16%로 전년 동기(1.8%) 대비 2.36%p(퍼센트포인트) 올랐다. 같은 기간 연체대출 비율도 지난해 3분기 2.39%에서 올해 3분기 4.26%로 악화됐다. KB저축은행은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대규모 충당금을 쌓으면서 실적이 악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이에 경영 바통의 이어받을 서 내정자의 어깨는 무거울 전망이다.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녹록지 않은 시장 상황이 예고되고 있는 만큼 수익성과 건전성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내부통제 이슈 역시 중요한 과제로 지목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금융권에서 크게 작은 금융사고와 비위 사건이 잇따랐다. KB저축은행의 경우, 2년 전 직원의 대규모 횡령 사건이 알려져 한 차례 곤욕을 치른 바 있다. 당국이 금융사들에 내부통제시스템 강화를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서 내정자가 그간의 경험의 발휘해 철저한 시스템을 구축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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