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맥주가 강세다. 여기엔 불매운동 감소와 함께 중국 수입맥주 선호도 폭락에 따른 반사이익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 뉴시스
최근 일본맥주가 강세다. 여기엔 불매운동 감소와 함께 중국 수입맥주 선호도 폭락에 따른 반사이익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 뉴시스

시사위크=연미선 기자  국내 수입맥주 판도가 바뀌고 있다. 지난해까지 감돌던 노재팬(No Japan)이 점차 사그라드는 가운데, 중국에서 수입되는 칭따오(TSINGTAO)가 지난 10월 소변맥주 논란에 휩싸이면서 일본 맥주가 반사이익을 보고 있는 모양새다.

◇ 폭발적인 인기, 일본 맥주… 올해 수입량은?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9년 일본에서 수입된 맥주량은 4만7,330톤이었다. 이후부터는 일본 제품 불매운동 여파로 △6,489톤(2020년) △7,750톤(2021년) △1만4,484톤(2022년) 등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런 가운데 올해 들어 일본 수입맥주의 인기가 대단한 모양새다. 1~11월 누적 수입량이 6만305톤에 달한 것이다.

타 국가 수입량과 비교해도 크게 차이가 난다. 올해 누적 기준 일본 맥주 수입량은 다른 나라와 비교해 압도적인 1위다. 다음으로는 △중국(3만6,675톤) △네덜란드(3만6,665톤) △미국(1만4,399톤) 등이 뒤따르고 있다. 지난해 일본은 중국‧네덜란드의 뒤를 잇는 3위에 불과했다.

여기엔 불매운동 감소와 함께 히트 상품 출시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롯데아사히주류는 지난 5월 국내 미발매 상품인 ‘아사히 수퍼드라이 생맥주캔’을 한정적으로 수입해 국내서 선보인 바 있다. 일본에서의 폭발적인 인기가 국내서도 화제가 됐기 때문이다. 이후 7월부터 한국 전용 디자인 상품이 새롭게 출시됐다.

이러한 인기의 방증으로 지난 1~5월 2,000~3,000톤 수준이었던 일본 맥주 월별 수입량은 △7,984톤(7월) △8,643톤(8월) △6,691톤(9월) △7,242톤(10월) 등의 성적표를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수입맥주는 정반대의 길을 걸었다. 지난 2019년 중국에서 수입된 맥주는 5만8,233톤 수준이었다. 이후에도 4만톤 수준을 꾸준히 유지했다. 그런데 올해 들어서는 소폭 줄어든 모양새다. 1~11월 누적 기준으로 3만6,675톤을 기록한 것이다.

여기엔 지난 10월 크게 논란이 됐던 칭따오 맥주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3,140톤(7월) △3,662톤(8월) △1,750톤(9월) △2,281톤(10월) 등을 기록하던 중국 맥주 수입량은 지난 11월 491톤으로 대폭 감소했다.

◇ 중국 맥주 선호도 폭락… 일본 맥주로 눈 돌린 소비자

중국 맥주 위생 논란이 일파만파 퍼진 것은 지난 10월 19일 한 영상이 공개되면서부터다. 영상 속에는 칭따오 맥주를 생산하는 중국 핑두시 소재 공장의 맥아 보관 장소에서 한 남성이 소변을 보는 듯한 장면이 담겨있었다.

중국 공안 조사에 따르면 영상 속 남성은 의도적으로 범죄 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합동조사단은 바로 관련 맥아를 모두 봉인하고, 관련된 맥아가 생산 및 가공 과정에 들어가지 않도록 조치했다고 밝혔다.

해당 사건 직후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칭따오 수입처 비어케이는 영상 속 공장이 국내에 해외제조업소로 등록돼 있지 않은 내수용 생산공장이라고 밝혔다. 국내로 수입되는 맥주가 아니라는 의미다.

그러나 편의점 등 소매점에서는 매출 변화가 즉각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영상이 공개된 직후 주말인 21~22일 편의점업계의 칭따오 맥주 매출은 20~30% 줄어들었다고 알려진다. 사건 이후 최근까지 계산하면 60~70%가량 감소한 것으로 파악된다.

중국 수입맥주에 대한 선호도 폭락은 일본 수입맥주의 판매 증대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수입량에서 잘 드러난다. 일본 맥주 수입량은 중국 맥주 수입량이 크게 줄어든 11월 9,806톤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1.4% 증가한 수준이다.

이에 따라 국내 맥주 브랜드 시장점유율에서도 변동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칭따오 맥주는 국내 수입맥주 시장점유율에서 최근 3년 연속 2위를 차지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하이네켄 맥주를 제치고 1위에 올라섰다고도 알려진다. 하지만 수입량이 폭락하면서 이는 과거의 영광에 불과하게 됐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지난 2분기까지 국내 전체 맥주 시장점유율에서 아사히를 앞서던 칭따오는 이번 3분기 뒤로 밀려나게 됐다. 아사히(7.44%)는 일본 맥주 흥행과 반사 이익에 힘입어 △카스(37.89%) △테라(10.67%) 다음으로 3분기 시장점유율 3위로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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