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독립영화제2023이 성황리에 마무리했다. / 서울독립영화제
서울독립영화제2023이 성황리에 마무리했다. / 서울독립영화제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서울독립영화제2023이 역대 최대 관객 수를 기록하며 성황리에 마무리한 가운데, 영화제의 선택을 받은 반짝이는 수상작들이 독립영화의 저력을 확인함과 동시에 한국영화의 새로운 미래를 기대하게 했다.   

서울독립영화제2023은 본상 부문 5개, 새로운선택 부문 2개, 특별상 부문 10개, 총 상금 1억 원에 달하는 수상작을 선정했다. 올해는 1,374편(단편 1,222편/장편152편)의 출품작 중, 단편 출품수가 201편이 감소했지만 장편 출품 수는 1편이 증가하며 역대 최대 편수를 기록했다.

저마다의 개성을 지닌 13편의 본선 장편 경쟁작 중 대상을 수상한 노영석 감독의 ‘THE 자연인’은 귀신을 찾는 유튜버 인공과 그의 친구 병진이 귀신이 나온다는 제보를 받고 깊은 숲속의 자연인을 찾는 이야기를 다룬 영화로, 독창적인 재미를 안겼다. 특히 노영석 감독이 연출부터 제작‧각본‧촬영‧편집‧조명‧음악‧미술 모두 맡았다. 

본선 장편경쟁 심사위원 측은 “정말 재미있는 작품”이라며 “게다가 그 재미는 요즘 유행하는 여러 가지 매체, 상업영화나 OTT 시리즈, 유튜브 쇼츠 등에서 볼 수 없었던 독창적인 재미였다. 영화의 내적인 재미와 이 영화가 만들어진 외적인 제작방식의 면에서 독립영화라는 단어와 완벽하게 일치하는 작품이었다”고 평가했다.

대상을 수상한 노영석 감독의 ‘THE 자연인’ 스틸. / 서울독립영화제
대상을 수상한 노영석 감독의 ‘THE 자연인’ 스틸. / 서울독립영화제

올해 역시 다채로운 주제와 장르의 작품들이 수상의 주인공이 됐다. 동전의 뒷면처럼 사건의 다른 면을 다루면서도 사람에 대한 따뜻함을 잃지 않은 작품이라는 평을 받은 박홍준 감독의 ‘해야 할 일’이 최우수작품상을 받았다. 

단편 대상을 받은 서새롬 감독의 애니메이션 ‘스위밍’은 실시간 무의식 접속 앱 ‘스위밍’을 통해 헤어진 연인의 무의식을 조작하려다 자신의 무의식을 폭발시킨 한 사람의 사건을 다뤘고, “영화가 워낙 탁월해 심사위원 각자의 취향을 잠시 잊고 만장일치로 선정된 작품”이라고 본선 단편경쟁 심사위원의 극찬을 받았다. 

또 단편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한 박지원 감독의 ‘매달리기’는 “사려 깊은 연출 속 배우들의 진실한 연기가 돋보이는 작품”이라는 호평을 받았고, 단편 우수작품상은 “단편영화로서의 시간적 한계를 극복하고 놀라운 깊이에까지 가닿은 신비한 작품”이라는 평을 받은 서주희 감독의 ‘마우스’가 수상했다.

새로운 시선과 독창적인 신진 감독을 조명하는 ‘새로운선택’ 부문 수상작도 이목을 끈다. 서울독립영화제는 해당 부문을 통해 신예 창작자들에게 힘을 보태고 있다. 올해 수상작은 “안정된 연출력이 돋보이고 공포물이라는 외피 안에 촘촘하게 세공된 모녀의 드라마가 관객의 감정을 이동시키는 훌륭한 작품”이라는 평을 받은 정재희 감독의 ‘기억의 집’이 새로운선택상, 주인공의 딜레마를 설득력 있게 그려냄과 동시에 이미지와 메시지를 강렬하게 각인시키는 전혜련 감독의 ‘민희’가 새로운시선상을 수상했다. 

올해의 얼굴인 독립스타상에는 박홍준 감독의 ‘해야 할 일’에서 팀장 역을 맡은 배우 김도영과 채한영 감독의 ‘차가운 숨’에서 활약한 정민주가 선정됐다. 관객 투표를 통해 선정되는 관객상은 이미랑 감독의 ‘딸에 대하여’와 정재용 감독의 ‘작두’가 받았다. 집행위원회특별상은 배우 박종환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고, 독불장군상으로는 박수남‧박마의 감독의 ‘되살아나는 목소리’가 수상했다.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감독들의 작품에 주목하기 위해 2022년 신설된 씨네플레이 로컬시네마상은 박찬우 감독의 ‘아무 잘못 없는’이 선정됐고 ‘넥스트링크상’에는 오정민 감독의 ‘장손’이 수상했다. 서울독립영화제 측은 “다양한 인물과 주제의식과 배경, 스타일이 돋보이는 수상작들을 통해 올해 독립영화의 스펙트럼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8일까지 진행된 올해 영화제는 총 1,374편의 작품이 출품된 가운데 총 130편이 상영됐고 총 관객 수 1만7,015명(2022년 1만3,575명)을 기록하며 역대 최다 관객을 모았다. 행사 기간인 9일간 5개관에서 총 164회차의 상영을 진행했고, 주말과 평일을 가리지 않고 매진행렬을 보이며 독립영화에 대한 관객들의 뜨거운 관심을 입증했다.

영화제 측은 “최근 ‘서울의 봄’이 불러온 극장가의 활기가 주류영화와 비주류 영화를 넘어 서울독립영화제에서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된 바, 서울독립영화제가 막을 내리며 보고한 역대 최대 관객 수를 통해 한국영화에 지펴진 희망의 불씨를 발견할 수 있었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추후 독립영화 개봉작에 대해서도 다양한 방식의 응원을 이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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