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융합硏 플라즈마기술연구소, 폐플라스틱 플라즈마 전처리 기술개발
플라스틱 분해 미생물 개체수 5배 이상 증가… 분해효율도 8배↑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핵융합연) 플라즈마기술연구소 지상혜 연구원은 미생물의 플라스틱 분해 효율을 높일 수 있는 플라즈마 전처리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20일 밝혔다. 사진은 플라즈마 처리를 한 미생물을 플라스틱에 접종한 후 분해 과정 요약./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핵융합연) 플라즈마기술연구소 지상혜 연구원은 미생물의 플라스틱 분해 효율을 높일 수 있는 플라즈마 전처리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20일 밝혔다. 사진은 플라즈마 처리를 한 미생물을 플라스틱에 접종한 후 분해 과정 요약./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대량으로 배출되는 폐플라스틱은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환경오염 유발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일회용품 사용이 급증하면서 폐플라스틱 폐기물량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늘고 있다. 생분해성 플라스틱이라는 대안책이 있긴 하지만 환경부 인증을 받기 어렵고 이조차도 자연 상태에서 쉽게 썩지 않아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반도체 공정에서 사용되는 물질의 네 번째 상태인 ‘플라즈마’를 활용해 미생물의 폐플라스틱 분해 효율을 극대화시키는데 성공했다.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꼽히는 폐플라스틱 문제 해결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핵융합연) 플라즈마기술연구소 지상혜 연구원은 미생물의 플라스틱 분해 효율을 높일 수 있는 플라즈마 전처리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20일 밝혔다.

미생물을 활용한 폐플라스틱 분해는 분해 후 유독성 잔류물이 남지 않아 친환경적인 플라스틱 처리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미생물의 폐플라스틱 분해 효율이 낮아 대량의 폐플라스틱에 적용하기 위한 추가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지상혜 연구원팀은 미생물에 직접 플라즈마를 처리하는 방식과 폐플라스틱에 플라즈마 처리를 한 뒤 미생물을 접종하는 두 가지 접근 방식으로 연구를 수행했다. 그 결과 각각의 방식에서 모두 폐플라스틱 분해 효율이 개선되는 것을 확인했다.

먼저 미생물에 플라즈마 처리를 한 경우 미생물의 개체수가 약 5배  증가했다. 미생물의 활력 및 생존력도 크게 증진됐다. 폐플라스틱의 분해를 가속화하는 산화 작용이 플라즈마 처리를 하지 않은 미생물과 비교해 약 8배 이상 활발하게 일어났다. 강한 산화 반응의 증거인 ‘카르보닐 결합’도 관측돼 플라스틱 분해 속도가 더욱 가속화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여기서 카르보닐 결합이란 탄소(C) 원자와 산소(O) 원자의 이중 결합을 뜻한다. 산소 투입으로 폐플라스틱의 주요 원자 결합이 약해져 산화가 촉진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가 된다.

연구팀은 플라즈마 처리 기술 효과를 확인하고자 비교 실험도 진행했다. 실험은 플라즈마 처리를 한 폐플라스틱 시료와 그렇지 않은 플라스틱 시료에 각각 미생물을 접종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실험 결과 플라즈마 처리를 하지 않은 시료의 경우 무게가 약 50% 감소했다. 반면 처리된 시료의 경우에는 무게가 약 80% 감소하였다.

연구 책임자인 지상혜 연구원은 “플라즈마 처리를 통한 유용 미생물 활성화 연구 경험을 통해 플라스틱 분해 미생물에 플라즈마 기술을 적용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플라즈마 미생물 활성화 기전 연구를 통해 플라스틱 분해 효율을 더욱 높일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선제적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유석재 핵융합연 원장은 “반도체와 같은 첨단 산업 분야에서 활약하는 플라즈마 기술이 농식품·환경과 같은 우리의 실생활과 밀접한 분야에서도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며 “앞으로도 더욱 다양한 분야에서 플라즈마 기술이 적용될 수 있도록 원천기술 확보 및 신산업 창출 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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