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극장가는 지난해보다 관객수가 상승했으나 예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 뉴시스
올해 극장가는 지난해보다 관객수가 상승했으나 예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 뉴시스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코로나19 엔데믹 전환에도 올해 극장가는 예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2년 연속 1억 관객을 넘겼으나, 코로나19 사태 이전과 비교하면 절반을 조금 넘긴 수준에 불과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29일 기준 올해 극장을 찾은 총 관객 수는 1억2,307만3,732명이었다. 지난해 1억1,280만5,094명으로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1억 관객을 달성한 데 이어, 2년 연속 1억 관객을 달성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2억2,667만8,777명과 비교하면 절반을 조금 넘긴 수준이다. 

상반기 극장가는 외화가 강세를 보였다. 2022년 12월 14일 개봉한 ‘아바타: 물의 길’(감독 제임스 카메론)의 흥행이 2023년에도 이어지며 새해 극장가를 사로잡았다. 최종 관객 수 1,080만명을 기록한 ‘아바타: 물의 길’은 올해 349만1,916명의 관객을 불러 모으며 2023 박스오피스 10위에 올랐다. 

‘스즈메의 문단속’(감독 신카이 마코토), ‘더 퍼스트 슬램덩크’(감독 이노우에 다케히코) 등 일본 애니메이션의 약진과 마블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ume 3’(감독 제임스 건)의 흥행도 극장가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특히 ‘스즈메의 문단속’과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흥행으로 일본영화 매출액과 관객 수는 이미 상반기에 전국 기준 국적별 점유율 집계를 시작한 2008년 이후 역대 최고 기록을 달성했다. 

5월까지 외화에 자리를 내줬던 한국 영화는 5월 마지막 날 개봉한 ‘범죄도시3’(감독 이상용)가 신드롬급 인기를 끌면서 6월 매출액‧관객 수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을 상회했다. 2004년 이후 6월 가운데 두 번째로 많은 수익을 기록했다. 또 한국 영화매출액·관객 점유율 모두 7개월 만에 외국영화에 우위를 점했다. 

상반기 극장가는 외화 강세 속 한국 영화 중에서는 ‘범죄도시3’만이 유일하게 흥행에 성공했다. / 뉴시스
상반기 극장가는 외화 강세 속 한국 영화 중에서는 ‘범죄도시3’만이 유일하게 흥행에 성공했다. / 뉴시스

하지만 ‘범죄도시3’의 퇴장과 함께 한국 영화는 다시 부진에 빠졌다. 7월 한국 영화 관객 수는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이 가동을 시작한 2004년 이후 7월 가운데 세 번째로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할리우드 액션 블록버스터 ‘미션 임파서블 : 데드 레코닝 PART ONE’(감독 크리스토퍼 맥쿼리)이 개봉하면서 흥행력을 갖춘 한국 영화의 개봉이 없었고 6월 말에 개봉한 한국 영화도 흥행에 실패한 탓이다. 

다만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엘리멘탈’(감독 피터 손)과 할리우드 액션 블록버스터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PART ONE’의 흥행 덕에 7월 전체 매출액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의 80.9%를 회복했다. 

연중 최대 성수기 여름 시즌을 맞아 류승완 감독의 신작 ‘밀수’를 시작으로, ‘비공식작전’(감독 김성훈), ‘더 문’(감독 김용화), ‘콘크리트 유토피아’(감독 엄태화) 등 한국 대작 영화들이 연이어 극장에 걸렸으나,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두면서 8월 전체 관객 수는 코로나19 이전 8월 전체 관객 수 평균의 51.4% 수준에 그쳤다.

추석 대목을 겨냥한 영화들도 마찬가지였다.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감독 김성수), ‘1947 보스톤’(감독 강제규), ‘거미집’(감독 김지운) 등 한국 영화 3편이 동시 개봉했지만 흥행에 성공하지 못하면서 9월 전체 관객 수가 팬데믹 이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특히 추석 연휴 사흘간 전체 매출액 160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팬데믹 기간인 2020년과 2021년을 제외하면 2008년 이후의 추석 연휴 사흘 기준 역대 최저 매출액에 해당한다.

10월 매출액‧관객 수는 한국 영화 ‘30일’(감독 남대중)의 깜짝 선전과 일본 애니메이션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감독 미야자키 하야오)의 개봉으로 전월 대비 소폭 증가했다. 11월에는 한국 영화 ‘서울의 봄’(감독 김성수)가 관객의 발걸음을 극장으로 이끌며 매출액‧관객 수 증가를 이뤄냈다. 11월 전체 관객 수는 764만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약11%(74만명) 증가했다. 

12월에는 ‘서울의 봄’의 장기 흥행과 한국 영화 기대작 ‘노량: 죽음의 바다’(감독 김한민)의 개봉으로 관객 수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29일 기준 1,463만8,116명의 관객이 극장을 찾으면서 전월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올해 박스오피스 흥행 10위권에 자리한 작품들. / 그래픽=이주희 기자
올해 박스오피스 흥행 10위권에 자리한 작품들. / 그래픽=이주희 기자

◇ 올해의 ‘박스오피스 톱10’은

올해 가장 많은 관객의 선택을 받은 작품은 지난 11월 22일 개봉한 ‘서울의 봄’이었다. ‘범죄도시3’에 이어 ‘천만’ 관객을 달성한 두 번째 한국 영화에 등극한 데 이어, 2023년 박스오피스 흥행 1위 자리까지 꿰차며 연말 극장가를 접수했다. 지난 28일까지 총 1,111만5,316명이 관람했다. 

이어 지난 5월 31일 개봉한 ‘범죄도시3’가 누적 관객 수 1,068만2,813명으로 2위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이후 첫 천만 영화에 등극한 전편 ‘범죄도시2’에 이어 또 한 번 천만 관객을 동원하면서 시리즈 ‘쌍천만’을 달성했다.  

3위는 지난 6월 14일 극장에 걸린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엘리멘탈’이 차지했다. 누적 관객 수 723만8,432명을 기록했다. 지난 3월 8일 개봉한 일본 애니메이션 ‘스즈메의 문단속’은 총  557만4,355명 관객의 선택을 받으면서 4위에 올랐다. 이어 여름 극장가 유일한 흥행작 ‘밀수’가 514만3,219명을 불러 모아 5위에 자리했다. 

지난 1월 4일 개봉해 극장가에 일본 애니메이션 흥행 ‘붐’을 몰고 온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478만6,215명으로 6위를 기록했고, 지난 5월 3일 개봉한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ulme 3’가 올해 개봉한 마블 작품 중 유일하게 10위권 내 이름을 올렸다. 누적 관객 수는 420만9,118명이다. 

8위는 402만2,072명을 동원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PART ONE’이었고 여름 성수기 마지막 주자로 나선 ‘콘크리트 유토피아’(개봉 8월 9일)가 384만9,242명의 선택을 받으며 뒤를 이었다. 이어 지난해 12월 14일 개봉한 ‘아바타: 물의 길’이 349만1,916명을 추가하며 10위에 자리했다. 

올해 박스오피스 톱10에 오른 작품 중 한국 영화는 ‘서울의 봄 ‘범죄도시3’ ‘밀수’ ‘콘크리트 유토피아’ 4편으로 외화보다 적었다. 6편의 외화 중 ‘엘리멘탈’ ‘스즈메의 문단속’ ‘더 퍼스트 슬램덩크’ 등 무려 세 편이 애니메이션으로 이목을 끈다. 지난해 박스오피스 톱10에는 단 한 편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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