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부터 연설까지 AI로 ‘한가득’… 韓기업·연구 기관도 다수 참여

올해 개최되는 CES 2024의 핵심 테마는 단연 ‘인공지능(AI)’이다. 지난해에도 AI 관련 기술은 여럿 등장했지만 올해 행사는 기조연설부터 작은 부스 전시까지 AI로 가득 찬 ‘AI뷔페’같은 느낌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CES, 편집=박설민 기자
올해 개최되는 CES 2024의 핵심 테마는 단연 ‘인공지능(AI)’이다. 지난해에도 AI 관련 기술은 여럿 등장했지만 올해 행사는 기조연설부터 작은 부스 전시까지 AI로 가득 찬 ‘AI뷔페’같은 느낌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CES, 편집=박설민 기자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세계 최대 규모의 IT·가전전시회 ‘CES 2024’의 개막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매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진행되는 CES는 언제나 한 해를 이끌 ‘혁신 정보통신기술(ICT)’를 주제로 진행됐다. 지난해에는 ‘메타버스’, ‘지속가능성’, ‘디지털헬스’ 등 사회 혁신 관련 기술이 주요 테마로 언급됐다. 

올해 개최되는 CES 2024는 코로나19 엔데믹 본격화 후 첫 번째 행사다. 그런 만큼 규모도 2020년 이후 최대로 진행된다. 150여개국 3,500여개 기업, 15만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기업 600여곳이 참석해 중국(1,100여개), 미국(700여개)에 이어 3번째로 많다. 그렇다면 올 한 해 ICT산업 트렌드를 이끌 CES 2024의 ‘핵심 테마’는 무엇이 될까.

◇ “올해는 AI확산의 원년”… 전시부터 연설까지 AI로 ‘한가득’

모두 예상했겠지만 올해 개최되는 CES 2024의 핵심 테마는 단연 ‘인공지능(AI)’이다. 지난해에도 AI 관련 기술은 여럿 등장했지만 올해 행사는 기조연설부터 작은 부스 전시까지 AI로 가득 찬 ‘AI뷔페’같은 느낌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는 CES 2024 행사 주제에서도 드러난다. CES 행사를 주관하는 미국 소비자 기술협회(CTA)에 따르면 올해 CES 2024의 주제는 ‘올 온(All On)’. 쉽게 말해 모든 산업과 기업이 인류 문제를 혁신기술로 해결하자는 의미다. 여기서 핵심 기술은 AI를 의미한다. 즉 전 산업과 AI와의 융합이 이번 CES 2024의 중심 테마인 셈이다.

삼일PwC경영연구원도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금번 CES 2024는 지정학적갈등, 고금리, 기후 변화 등 인류 문제 해결의 열쇠를 혁신 기술에서 찾는 것이고 그 기술 중심에는 AI가 있다”며 “세계적 기업들이 선보이는AI 기술이 산업의 어느 분야까지 영향력을 미치고 혁신을 이뤄내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CES 2024의 메인 이벤트 ‘기조연설(Keynotes)’ 주제 역시 대부분 AI가 차지한다. 사진은 ‘모든 곳의 AI (AI everywhere)’를 주제로 발표하는 팻 갤싱어 인텔 CEO를 포함한 인텔 관계자들./ CES
CES 2024의 메인 이벤트 ‘기조연설(Keynotes)’ 주제 역시 대부분 AI가 차지한다. 사진은 ‘모든 곳의 AI (AI everywhere)’를 주제로 발표하는 팻 갤싱어 인텔 CEO를 포함한 인텔 관계자들./ CES

이런 전문가들의 분석처럼 CES 2024의 메인 이벤트 ‘기조연설(Keynotes)’ 주제 역시 대부분 AI가 차지한다. 먼저 팻 갤싱어 인텔 CEO가 ‘모든 곳의 AI (AI everywhere)’를 주제로 반도체와 소프트웨어의 AI 활성화 사례를 소개한다.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CEO는 AI와 전자기기를 융합하는 ‘온 디바이스 AI’를 주제로 발표한다.

IT기업뿐만 아니라 유통, 금융 기업 전문가들도 AI를 주제로 기조연설에 나선다. 아네다 프리드먼 나스닥 CEO는 AI기반 금융 범죄 예방 기술을 선보일 예정이다. 더그 맥밀론 월마트 CEO는 유통 분야 혁신과 AI를 주제로 연설한다. 이밖에도 지멘스, 엘레반스, 엘레반스 등 세계적 기업 CEO들이 자동화, 헬스케어, 가전, 뷰티 산업 등에서의 AI활용과 관련해 기조연설에 나선다.

김동원 KB리서치 본부장은 “지난해 챗GPT로 시작된 생성형 AI시장은 올해부터 스마트폰, PC, 가전 등 전기전자기기 분야, 자율주행, 금융, 보안, 메타버스, 로봇 등 전 산업 응용처로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CES 핵심 테마는 2023년 메타버스에서 올해 단연 AI가 될 전망”이라며 “올해는 AI 확산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가 CES 2024에서 선보일 전시 컨셉은 ‘AI기반 푸드 생태계(Food Ecosystem)’다. 삼성전자의 냉장고, 인덕션 등 가전 제품을 ‘삼성 푸드(Samsung Food)’에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것이다. 사진은 AI로 성능을 극대화한 ‘비스포크 냉장고 패밀리허브 플러스’./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CES 2024에서 선보일 전시 컨셉은 ‘AI기반 푸드 생태계(Food Ecosystem)’다. 삼성전자의 냉장고, 인덕션 등 가전 제품을 ‘삼성 푸드(Samsung Food)’에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것이다. 사진은 AI로 성능을 극대화한 ‘비스포크 냉장고 패밀리허브 플러스’./ 삼성전자

◇ 삼성·LG의 미묘한 ‘AI 신경전’도 관람 포인트

우리 기업들도 AI를 주제로 대거 참여할 예정이다. 그중 매년 CES 행사의 ‘단골 손님’인 삼성전자와 LG전자의 ‘AI기술력 경쟁’도 예상된다. 특히 양사 모두 AI기반 ‘스마트 가전’, ‘스마트홈’을 주제로 전시 부스를 운영해 두 회사의 신경전도 CES 2024의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CES 2024에서 선보일 전시 콘셉트는 ‘AI기반 푸드 생태계(Food Ecosystem)’다. 삼성전자의 냉장고, 인덕션 등 가전 제품을 ‘삼성 푸드(Samsung Food)’에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것이다. 삼성 푸드는 개인 맞춤형 레시피, 식재료 관리 등이 가능한 AI기반 주방 플랫폼이다. 여러 삼성 주방 가전과 연동해 편리한 조리 경험을 제공한다는 것이 삼성전자 측 설명이다.

신제품 ‘비스포크 냉장고 패밀리허브 플러스’도 AI기술로 성능을 극대화했다. ‘AI 비전 인사이드(AI Vision Inside)’ 기능은 냉장고 내부 카메라가 식재료가 들어가고 나가는 순간을 자동으로 촬영해 보관된 푸드 리스트를 만들어준다. 약 100만장의 식품 사진을 학습한 ‘비전(Vision) AI’ 기술이 적용돼 신선식품 33종은 종류까지 인식해 자동으로 푸드 리스트에 반영해준다.

신형 AI 로봇청소기 ‘비스포크 제트 봇 콤보’도 공개할 예정이다. 이 로봇청소기에는 ‘AI바닥감지’ 기능이 새롭게 추가됐다. AI가 마룻바닥과 카펫을 구분해 바닥 재질을 분석해 맞춤형 청소를 할 수 있도록 해준다. ‘AI사물인식’ 성능도 높아졌다. 3D센서와 사물인식 카메라를 적용, 약 1cm 높이의 작은 장애물 구분이 가능하다. 또한 스마트폰 케이블, 반려동물 배변 패드 등 더 다양한 사물도 인식하고 회피한다.

G전자는 ‘가사 해방’을 전시 컨셉으로 가사도우미 AI로봇 ‘스마트홈 AI 에이전트’를 공개한다. AI가 적용된 이 로봇은 두 다리에 달린 바퀴와 자율 주행 기술을 통해 집안 곳곳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 LG전자
G전자는 ‘가사 해방’을 전시 컨셉으로 가사도우미 AI로봇 ‘스마트홈 AI 에이전트’를 공개한다. AI가 적용된 이 로봇은 두 다리에 달린 바퀴와 자율 주행 기술을 통해 집안 곳곳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 LG전자

삼성전자의 라이벌 LG전자는 ‘가사 해방’을 전시 콘셉트로 가사도우미 AI로봇 ‘스마트홈 AI 에이전트’를 공개한다. AI가 적용된 이 로봇은 두 다리에 달린 바퀴와 자율 주행 기술을 통해 집안 곳곳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

특히 주목 받는 기술은 ‘멀티모달(Multi Modal)’ 센싱. 멀티모달은 텍스트와 음성, 제스처, 이미지, 표정, 생체신호 등 여러 데이터를 함께 받아들여 결과물을 내는 AI기술이다. LG전자의 스마트홈 AI에이전트는 이 기술을 활용, 음성·음향·이미지 인식을 인식해 이용자와의 소통, 상황 인지 등이 가능하다.

아울러 오는 8일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글로벌 프레스 콘퍼런스 ‘LG 월드프리미어(LG World Premiere)’의 대표 연사로 나설 전망이다. 이는 CES 2024 개막에 앞서 LG전자가 선보이게 될 혁신과 비전을 본격 공개하는 행사다. 이번 행사에는 글로벌 파트너사 등 1,0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LG전자는 “조주완 사장은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 변모하는 LG전자가 여러 사업 영역에서 AI와 혁신 기술을 기반으로 선보이게 될 탁월한 고객경험을 소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KIST의 ‘인공뇌융합연구단’에서는 김재욱 선임연구원이 자율주행 승차감 개선용 뉴로모픽칩 ‘퍼스트클래스(FirstClass)’를 선보인다. 사진은 퍼스트클래스를 적용한 자율주행차 주행 화면./ 한국과학기술연구원 
KIST의 ‘인공뇌융합연구단’에서는 김재욱 선임연구원이 자율주행 승차감 개선용 뉴로모픽칩 ‘퍼스트클래스(FirstClass)’를 선보인다. 사진은 퍼스트클래스를 적용한 자율주행차 주행 화면./ 한국과학기술연구원 

◇ ‘KIST’ 중심으로 국내 연구기관도 대거 참여… 로봇, 스마트팜 다분야 전시

기업뿐만 아니라 국내 과학 연구를 선도하는 연구기관도 대거 참여한다. 그중 가장 눈길이 가는 곳은 정부출연 연구기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다. KIST는 AI와 관련한 여러 가지 연구 주제를 중심으로 로봇, 스마트팜 등 AI 관련 미래 유망기술 분야 9개 기술·제품을 전시한다. 전시관이 위치한 곳도 미래 혁신 기술을 선보이는 ‘유레카파크(Eureka Park)’다.

먼저 KIST의 ‘인공뇌융합연구단’에서는 김재욱 선임연구원이 자율주행 승차감 개선용 뉴로모픽칩 ‘퍼스트클래스(FirstClass)’를 선보인다. 이는 인체의 움직임을 담당하는 소뇌 신경망을 모사한 AI반도체다. 자율주행차 운전자의 주행 성향을 실시간 학습, 차량 승차감을 고객 맞춤형으로 개선해준다.

‘지능로봇연구단’의 곽소나 선임연구원팀은 AI로봇도서관 ‘콜래봇(CollaBot)’을 전시한다. 의자, 책장, 책상 등 모든 가구가 로봇으로 이뤄진 콜래봇은사용자가 휴대전화로 도서를 검색하면 책이 위치한 책장이 움직인다. 의자 로봇은 사다리나 책을 운반하는 카트의 역할도 해준다.

‘강릉분원 천연물연구소-스마트팜융합연구센터’도 이번 CES 2024에 참여, AI기반 스마트 농업 기술을 대거 선보인다. 사진은 이택성 책임연구원팀이 개발한 ‘3차원 식물 스캔 로봇 기술./한구과학기술연구원
‘강릉분원 천연물연구소-스마트팜융합연구센터’도 이번 CES 2024에 참여, AI기반 스마트 농업 기술을 대거 선보인다. 사진은 이택성 책임연구원팀이 개발한 ‘3차원 식물 스캔 로봇 기술./한구과학기술연구원

KIST는‘강릉분원 천연물연구소-스마트팜융합연구센터’를 중심으로 AI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 농업’ 기술도 대거 전시할 예정이다.  대표적인 기술은 이택성 책임연구원팀이 개발한 ‘3차원 식물 스캔 로봇 기술’이다. 생성형 3D 이미지 AI학습 방식인 ‘NeRF(Neural Radiance Fields) 알고리즘’을 활용한 기술이다. 식물 생육 정보를 정밀하게 측정 및 추출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박수현 책임연구원팀은 ‘식물 생육 측정 기술 및 AI온실 제어 기술’을 선보인다. 딥러닝 AI 이미지 센서를 기반으로 식물 생장점 및 생육 지표 추출이 가능하다.

김형석 스마트팜융합연구센터장 연구팀은 ‘식물상태 기반 최적 재배 환경 의사결정 기술’을 선보인다. 스마트팜 온실의 최적 상태 유지 조건을 AI가 예측·제안하는 시스템이다. 식물 주변 설치된 센서로 내부 일사량, 온도, 습도, 이산화탄소 농도, 엽온를 측정해 식물의 생태를 농민에게 알려줄 수 있다.

윤석진 KIST 원장은 “CES 2024에서 KIST의 기술과 KIST가 지원한 혁신 기업의 제품을 세계에 선보이게 돼 자랑스럽다”며 “KIST에서 개발한 기술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기술이전되고 사업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글로벌 파트너쉽을 구축하는 데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김형석 센터장은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이번 CES 2024 현장 참여는 연구 완성도의 높낮이를 떠나 국내 연구 성과를 글로벌 기업·연구자들과 공유할 수 있어 큰 의미가 있다”며 “생성형 AI 등을 기반으로 급속도로 변화하는 글로벌 스마트팜 연구 트렌드를 체험·참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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