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갤러리아 백화점이 지난 한 해 동안 역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 한화갤러리아
한화갤러리아 백화점이 지난 한 해 동안 역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 한화갤러리아

시사위크=연미선 기자  지난해 롯데‧신세계‧현대‧갤러리아‧AK 등 국내 5대 백화점 70개 점포의 연간 매출액이 40조원에 가까워졌다. 다만 백화점업계 ‘빅3’가 신기록을 달성하는 동안 갤러리아‧AK는 역성장하는 등 양극화는 더 심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화갤러리아 백화점은 모든 점포에서 역성장을 기록해 이목이 쏠렸다.

◇ 불황 속 백화점업계… 70개 중 46개 ‘역성장’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 5대 백화점 70개 점포의 매출액을 합산한 결과, 총 39조6,54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년도와 비교해서 1.7% 증가한 수준이다. 매출 규모는 1년 사이 커졌다. 그러나 그 폭은 둔화된 모양새다.

코로나 팬데믹 직후 보복 소비로 호황기를 맞았던 백화점업계는 이에 따른 기저와 물가 상승 및 경기 침체로 지난해 부진한 성적을 이어갔다. 결국 2021년과 2022년 연속으로 10% 이상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던 것과 비교해 지난해에는 1.7% 성장에 그치고 말았다.

여기엔 70개 점포 중 46개 점포가 역신장한 점도 작용했다. 지난 2022년 역신장을 기록한 점포는 7개에 불과했다. 특히 한화갤러리아 백화점(이하 갤러리아)은 전체 매출액 단순 합계로 전년대비 6.4% 감소했을 뿐만 아니라 모든 점포에서 실적이 뒷걸음질 쳤다.

갤러리아 본점(명품관)의 지난해 매출은 1조1,406억원으로 전년대비 7.0%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백화점 점포별 순위에서도 지난 2022년 8위에서 2023년 11위로 떨어지게 됐다. 타임월드점은 매출액 6,766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과 비교해 8.1% 줄어든 성적을 기록했다.

광교점은 6,02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도와 비교해 6.5% 줄어든 수준이다. 센텀시티점은 같은 기간 0.9% 감소한 3,385억원, 진주점은 4.9% 감소한 1,507억원을 기록했다.

한편 갤러리아의 명품 매출 비중은 40% 수준으로 알려진다. 30% 안팎 수준인 백화점업계 빅3(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와 비교해서 훨씬 높은 수준이다. 이 부분이 갤러리아의 실적 부진에 큰 역할을 했을 것이라고 풀이된다. 최근 고물가에 경기 침체까지 겹치며 명품 소비 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명품 판매 비중이 높은 갤러리아가 타 백화점업계보다 타격을 크게 받았다는 해석이다.

◇ 한화 3남 ‘김동선’의 숙제는 ‘본업 회복’

본업인 백화점 사업에서의 부진은 회사 전체 실적에도 영향을 미쳤다. 공시에 따르면 한화갤러리아의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1,2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 감소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74% 큰 폭으로 줄어들어 20억원을 기록했다.

업계서는 갤러리아가 한계점을 돌파하기 위해 이렇다 할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예컨대 신세계와 현대는 20~30대를 고려해 영패션 브랜드를 론칭했다. 또한 각종 팝업스토어나 공간 구성을 통해 색다른 쇼핑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매장 특화에도 나섰다. 롯데백화점도 식품관과 패션관 리뉴얼과 함께 각종 플래그쉽 스토어를 유치했다. 그러나 갤러리아는 여전히 명품이라는 틀 안에 갇혀있다는 것이다.

이러자 지난해부터 조직을 맡아 지휘해 온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부사장)이 본업에서 경영 능력을 증명하는 데 실패했다는 냉혹한 평가도 나온다. 갤러리아는 국내 4대 백화점 중에서는 홀로, 5대 백화점 중에서는 유일한 ‘전 점포’ 역성장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신사업에서 뚜렷한 성과를 보이는 것도 아니다. 김동선 부사장이 추진하고 있는 대표적인 신사업은 미국 수제 햄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의 국내 출범이다. 지난해 6월 강남 1호점으로 국내에 상륙한 파이브가이즈는 지난해 3분기 기준 36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이는 한화갤러리아의 전체 수익과 비교했을 때는 미미한 수준이다.

갤러리아는 올해 실적 개선을 위해 주요 매장 콘텐츠를 강화하는 등 변화를 모색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젊은 소비자 유치를 위한 방안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이를 위해 지난해 4월에는 명품관(본점) 근처의 신사동 부지 및 건물을 매입하기도 했다.

신사업 파이브가이즈도 꾸준히 확대한다. 한화갤러리아 자회사 에프지코리아에 따르면 파이브가이즈는 지난해 10월 여의도에 2호점을 오픈한 데 이어, 지난 4일 상반기 내로 강남 고속터미널과 서울역에 3‧4호점을 오픈한다고 밝혔다.

이번 실적 부진에 이어 올해 갤러리아가 받게 될 성적표는 김동선 부사장의 경영 능력을 검증할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지난해 하반기 백화점 업황이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지만 예상과 달리 백화점업계는 지속 고전하는 모습이다. 올해까지도 백화점업계의 전망이 다소 어둡다는 게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근거자료 및 출처
분기보고서
https://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31114002446
2023. 11. 14.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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