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난 사람들’이 에미상을 휩쓸었다. 사진은 이성진 감독(왼쪽)과 스티븐 연. / AP 뉴시스
‘성난 사람들’이 에미상을 휩쓸었다. 사진은 이성진 감독(왼쪽)과 스티븐 연. / AP 뉴시스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한국계 제작진과 배우가 활약한 넷플릭스 시리즈 ‘성난 사람들(Beef)’이 미국 방송계 최고 권위의 시상식인 에미상을 휩쓸었다. 작품상과 남녀주연상을 포함해 무려 8개의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성난 사람들’은 15일(현지 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 피콕 극장에서 열린 제75회 프라임타임 에미 시상식에서 미니시리즈·TV영화(Limited Or Anthology Series Or Movie) 부문 작품상 비롯, △감독상 △작가상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 등을 수상했다. 

앞서 열린 크리에이티브 아츠 에미상 시상식에서 수상한 캐스팅상과 의상상, 편집상을 더하면 에미상에서만 총 8개의 트로피를 가져가는 쾌거를 이뤘다.

‘성난 사람들’의 연출과 제작, 각본을 맡은 이성진 감독은 이날 수상을 위해 무대에 올라 “‘성난 사람들’은 나의 경험에서 출발한 이야기다. 그 시절 난폭운전을 했던 그분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재치 있는 소감을 전해 박수를 받았다.  

주연 배우 스티븐 연은 골든글로브, 크리틱스 초이스에 이어 에미상까지 석권하며 존재감을 입증했다. 한국계 혹은 한국 국 배우가 에미상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은 것은 2022년 ‘오징어 게임’ 이정재 이후 두 번째다. 스티븐 연은 극 중 배역인 대니를 언급하며 “편견과 수치심은 아주 외로운 것이지만 연민과 은혜는 우리를 하나로 모이게 만든다는 것을 알려준 대니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계 작가 겸 감독 이성진이 연출과 제작, 극본을 맡고 스티븐 연을 비롯한 한국계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 ‘성난 사람들’은 일이 잘 풀리지 않는 도급업자 대니(스티븐 연 분)와 삶이 만족스럽지 않은 사업가 에이미(앨리 웡 분) 사이에서 벌어진 난폭 운전 사건이 일파만파 커지며 그들의 일상마저 위태로워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지난해 4월 공개 후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마음에 담고 사는 현대인의 삶을 재치 있게 풍자하며 ‘웰메이드 시리즈’라는 찬사를 이끌어냈고, 스티븐 연은 극 중 열심히 살아보려고 노력하지만 일이 잘 풀리지 않는 한국계 미국인 대니 조 역을 맡아 현실감 넘치는 연기로 호평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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