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가 기업공개(IPO) 추진을 철회한 지 1년 만에 재도전에 나선다. / 케이뱅크
케이뱅크가 기업공개(IPO) 추진을 철회한 지 1년 만에 재도전에 나선다. / 케이뱅크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케이뱅크가 기업공개(IPO) 추진을 철회한 지 1년 만에 재도전에 나선다. 연내 상장을 목표로 IPO를 재추진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공모주 시장 환경 악화로 한 차례 고배를 마셨던 케이뱅크가 이번엔 상장을 완주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상장 철회 1년 만에 재도전 선언

케이뱅크는 지난 18일 열린 이사회에서 IPO 추진 안건을 의결했다고 19일 밝혔다. 케이뱅크 측은 “연내 상장 완료를 목표로 이른 시일 내에 지정감사인 신청 및 상장 주관사 선정 절차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상장 추진 계획을 철회한 뒤 1년 만의 결정이다. 케이뱅크는 코스피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한 후 상장 준비를 해오다 지난해 2월 상장 추진 상장 계획을 철회했다. 

당시 케이뱅크 측은 “대내외 환경으로 인한 투자심리 위축 등의 상황을 고려해 상장 예비심사 효력 인정 기한 내에 상장을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내외 시장 상황을 고려해 IPO를 지속 준비, 적기에 재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케이뱅크가 기업공개 재추진에 나선 것은 공모주 시장 환경이 나아지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공모주 시장은 지난해 상반기까지 냉기류가 가득했으나 하반기부터 서서히 기지개를 켜는 모습을 보였다. 증시에 훈풍이 불면서 투자 수요가 회복세로 돌아선 가운데 일부 신규 상장 종목들이 잇따라 흥행에 성공하면서 시장 열기를 점차 끌어올린 것으로 평가됐다. 지난해 하반기 증시에 입성한 두산로보틱스, 에코프로머티, LS머트리얼즈, DS단석 등은 흥행몰이에 성공한 종목으로 꼽힌다. 

업계에선 올해 IPO시장에 우호적인 여건이 형성될 것으로 기대한다. 올해 글로벌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가운데 대어급 IPO 종목들이 줄줄이 출격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어서다. 

여기에 동종업계 비교기업인 카카오뱅크의 주가가 서서히 회복세를 보이는 점도 케이뱅크의 상장 재추진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평가된다. 

◇ IPO 시장 훈풍 타고 몸값 올릴까

카카오뱅크는 케이뱅크에 이어 국내 두 번째로 영업을 개시한 인터넷전문은행이다. 빠르게 가입자와 자산을 늘려 출범 2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한 카카오뱅크는 2021년 8월 6일 코스피 시장에 화려하게 입성했다. 카카오뱅크는 상장 초기 장 중 한때 9만4,400원까지 주가가 치솟기도 했다. 다만 투심 위축과 다양한 악재가 겹치면서 2021년 말부터 주가가 하락세로 돌아서 2022년 10월 28일 1만5,800원까지 떨어지며 저점을 찍었다. 

하지만 최근 1년간 주가가 서서히 회복세를 보여 왔다. 1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카카오뱅크 주가는 2만8,400원에 장을 마쳤다. 공모가(3만9,000원)를 밑도는 수준이지만 저점 구간을 탈출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카카오뱅크 주가 흐름은 케이뱅크의 공모가 밴드를 산정할 때 참고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동종업계 비교기업인 만큼 기업 가치 산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케이뱅크는 상장 재추진에 앞서 ‘몸값 올리기’에 사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IPO 추진 당시 케이뱅크는 7조원대 기업 가치 산정을 희망했으나 시장과는 괴리가 컸다. 자본시장에선 케이뱅크의 몸값을 4조원 규모로 봤다. IPO를 성공적으로 완주하기 위해선 기업가치 제고가 필수적이다. 

이에 대해 케이뱅크 측은 “고객 기반을 넓혀 기업 가치를 높임으로써 IPO를 성공적으로 마치겠다”는 각오다. 최우형 케이뱅크 은행장은 “IPO는 케이뱅크가 고객을 향해 또 한 번 도약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철저히 준비해 구성원 모두와 함께 성장하는 케이뱅크가 되겠다”고 말했다.

최 행장은 올해 초 케이뱅크 새 수장으로 발탁됐다. 그는 이달 초 취임사에서 고객을 향한 재도약을 선언하며 ‘고객에게 신뢰받는 Tech-leading 뱅크’가 되자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고객 편의성 제고 △혁신 투자 허브 △건전성 강화 △상생금융 실천 △ Tech-leading 경쟁력 확보 등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한편 케이뱅크는 국내 첫번째 인터넷전문은행이다. 출범 이후 한동안 자본확충 문제로 어려움을 겪다가 대주주 교체를 계기로 2021년에야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후 안정적인 흑자 기조를 이어오고 있다. 다만 지난해 실적 및 건전성이 뒷걸음질 치면서 과제를 품게 됐다. 과연 당면 과제를 해소하면서 상장을 완주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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