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저축은행은 1월 1일자로 오세윤 신임 대표 체제를 출범시켰다. / NH저축은행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지난해 대부분의 저축은행사들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고금리 장기화 국면 속에서 실적 저하, 연체율 상승에 시달리는 곳이 속출했다. 든든한 모회사를 둔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사 중에도 저조한 실적을 낸 곳이 적지 않았다. NH저축은행도 그중 하나다. 다만 NH저축은행은 최근 리더십 교체를 통해 위기 극복을 노리고 있다.

◇ 건전성 관리 최대 과제 부상

금융권에 따르면 NH저축은행은 1월 1일자로 오세윤 신임 대표 체제를 출범시켰다. 오 대표는 작년 연말 농협금융지주 계열사 사장단 인사를 통해 신임 수장으로 발탁된 인사다. 

NH저축은행의 대표이사가 교체된 것은 3년 반 만이다. 2020년 6월부터 작년 말까지 회사를 이끌었던 최광수 전 대표는 재연임에 성공하지 못하며 자리에서 물러났다. 

NH저축은행 수장이 교체된 것은 지난해 경영 실적 부진과 무관치 않을 것으로 평가됐다. NH저축은행은 지난해 실적과 건전성이 크게 악화되며 불안한 모습을 보인 곳이다. 

경영 공시에 따르면 NH저축은행은 3분기까지 누적 순손실이 3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동기(209억원) 대비 전자전환한 실적이다. 이자수익은 전년보다 증가했지만 이자비용과 대출채권평가 및 처분손실이 크게 증가한 영향이다. 3분기 누적 기준 대출채권평가 및 처분손실은 373억원으로 전년 동기(95억원) 대비 급증했다. 

건전성 지표도 나빠졌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4.64%로 전년 동기(1.3%) 보다 3.34%p(퍼센트포인트) 악화됐다. 특히 부동산 연체율이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부동산 연체율이 지난해 3분기 7.93%로 전년 동기(0.92%) 대비 7.01%p 올랐다. NH저축은행은 부동산 관련 대출은 전체 대출의 44%에 달하는 상황이다.

특히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 관련 연체율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안팎의 우려를 받고 있다.  부동산PF 연체율은 작년 3분기 말 기준 8.33%까지 치솟았다. 

이에 농협금융 측은 여신 관리에 정통한 인사를 선임해 위기 돌파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오 대표는 농협중앙회 부산금융사업부 금융마케팅팀, 농협은행 부산영업지원팀장, 부산시청 지점장, 기장군 지부장, 부산지역본부 본부장 등을 거쳐 농협손해보험 마케팅부문 부사장 등을 지낸 인사다. 마케팅, 영업 뿐 아니라 채권 관리 분야에서 전문적인 역량을 갖춘 인사로 알려졌다. 

농협금융 측은 그의 발탁 배경을 놓고 “채권관리 분야에서 다년간 쌓아온 전문역량을 바탕으로 부실여신을 적극적으로 회수하고 건전성 회복을 통한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구축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15년 이상의 일선현장에서의 경험과 축적된 인적 네트워크로 수익성 중심의 가계신용여신 확대로 자산의 질적 성장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고 밝혔다.

올해도 저축은행 업황은 녹록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고금리 장기화 국면 속에서 부동산PF 리스크가 업계가 누르고 있는 가운데 오 대표가 구원투수 역할을 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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