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석 SBI저축은행 대표는 내달 취임 1년을 맞이한다. / SBI저축은행
김문석 SBI저축은행 대표는 내달 취임 1년을 맞이한다. / SBI저축은행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김문석 SBI저축은행 대표의 어깨가 무거워지고 있다. 지난해 업황 악화로 SBI저축은행 역시 고전을 면치 못한 가운데 올해 확고한 반등 흐름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작년 하반기부터 실적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경기 둔화와 시장 불확실성 우려가 높은 만큼 긴장을 끈을 놓기 어려울 전망이다. 

◇ 업황 악화에 구원투수로 등장 1년 

김문석 SBI저축은행 대표는 내달 취임 1년을 맞이한다. SBI저축은행은 지난해 2월 김 대표를 선임하면서 오랫동안 유지했던 각자 대표이사 체제를 종식시켰다.

2015년부터 ‘투톱 체제’를 이뤘던 정진문 전 대표와 임진구 전 대표는 지난해 초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이후 김 대표는 SBI저축은행의 단독 대표이사에 올랐다. 

SBI저축은행이 대표 체제에 깜짝 변화를 준 것은 경영 환경 악화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됐다. 저축은행업계는 2022년부터 시작된 고금리 환경 속에서 실적이 악화되고 건전성이 저하되는 등 이중고를 맞았다. 그간 탄탄한 성장세를 보여온 업계 1위사인 SBI저축은행 역시 이러한 업황 악화의 파고를 피하진 못했다. SBI저축은행의 2022년 순이익은 3,284억원으로 전년보다는 6% 감소했다. 

업황 난조가 예고된 상황에서 지휘봉을 전달받은 김 대표는 지난해 2월 20일 열린 취임식에서 “현재 기준금리 인상 등 여러 가지 어려움으로 인해 녹록지 않은 경영 환경에 처해 있는 만큼 혁신을 통해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건전하고 스마트한 경영환경 조성 △디지털 경쟁력 강화 △고객‧주주‧직원의 균형성장을 통한 시장지배력 향상 △업의 본질에 따른 핵심가치에 집중 등을 주요 경영 방향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SBI저축은행은 지난해 주요 경영 지표 악화를 완전히 막지 못했다. SBI저축은행의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은 62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5.8% 줄었다. 고금리 환경 하에 이자비용 부담이 증가하는 등 어려운 시장 환경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풀이됐다. 

◇ 순이익 줄고 건전성 악화… 올해 개선 여부 주목

건전정 지표도 악화됐다. SBI저축은행의 작년 3분기 말 기준 연체율은 4.76%로 전년 동기(1.44%) 보다 3.32%p(퍼센트포인트) 올랐다. 고정이하 여신비율은 5.86%로 전년 같은 기간(2.32%) 대비 3.54%p 상승했다.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6.21%를 기록했다. 1년 전(0.20%)과 비교하면 6.01%p 치솟은 수준이다. SBI저축은행의 부동산PF 대출잔액(1,098억원) 중 요주의이하여신은 750억원으로 전체의 68.3%를 차지하다. 

부동산PF 대출은 업계의 뇌관으로 떠오른 리스크다. SBI저축은행 전체 부동산업종 신용공여액(1조7,941억원) 중 부동산PF 여신 비중은 6.1%로 집계된다. 부동산PF 여신 비중이 높은 타사와 비교하면 형편이 낫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관련 여신에서 연체율이 치솟고 있는 만큼 면밀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할 전망이다. 

올해도 경영 환경은 녹록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기준금리가 하반기 들어 인하될 것으로 전망되나 경기 둔화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 차주상환 능력 악화를 대비한 건전성 관리도 지속적으로 요구될 전망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김 대표의 어깨도 무겁다. 김 대표는 지난해 취임 후 건전성 및 비용 관리에 힘쓰며 내실 경영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내실경영이 효과를 내며 작년 3분기 순이익은 전 분기보다는 개선된 추이를 보이기도 했다. 올해 그는 이러한 내실경영 뿐 아니라 영업력 강화를 통한 수익성 개선도 힘을 쏟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그가 주요 과제로 제시한 디지털 금융 경쟁력 강화에 있어서도 성과가 필요할 전망이다. SBI저축은행은 지난해 11월 스마트뱅킹, 사이다뱅크로 이원화 돼 있던 모바일뱅킹 채널을 사이다뱅크로 통합하는 시스템을 오픈한 바 있다. 

SBI저축은행이 최근 인사를 통해 상무급 임원을 대거 교체하는 등 임원진 체제를 대폭 정비했다. 올해로 취임 2년차를 맞는 김 대표가 업계 1위사로서 저력을 보이며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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