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硏, 감마선 기반 슬러지 저감처리 및 재활용 기술 개발
친환경 기술 기업 ‘에이치엔엠바이오’에 기술 이전도 성공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자력연)은 임승주 해체기술개발부 책임연구원팀이 감마선을 이용한 ‘하폐수 처리장 슬러지 저감처리 재활용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1일 밝혔다. (맨위 좌측부터) 사진은 미처리 하수 슬러지와 감마선으로 처리한 하수 슬러지 비교 모습./ 한국원자력연구원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자력연)은 임승주 해체기술개발부 책임연구원팀이 감마선을 이용한 ‘하폐수 처리장 슬러지 저감처리 재활용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1일 밝혔다. (맨위 좌측부터) 사진은 미처리 하수 슬러지와 감마선으로 처리한 하수 슬러지 비교 모습./ 한국원자력연구원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하수처리장에서 물을 정화하는 과정에선 ‘하수 슬러지’가 발생한다. 침전물 덩어리 형태의 하수 슬러지는 악취를 유발할 뿐만 아니라 중금속 등이 포함돼 심각한 환경오염 요소 중 하나로 꼽힌다. 국내 역시 하수 슬러지 문제가 심각하다. 환경부에 따르면 연간 국내 하수처리장에서 발생하는 하수 슬러지의 양은 447만톤 수준에 달한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신개념 하수 슬러지 처리 기술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자력연)은 임승주 해체기술개발부 책임연구원팀이 감마선을 이용한 ‘하폐수 처리장 슬러지 저감처리 재활용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1일 밝혔다.

일반적으로 배출되는 하수는 미생물을 이용해 정화한다. 이 과정에서 부수적으로 미생물의 농축된 찌꺼기인 하수슬러지가 다량 발생해 또 다른 환경오염을 유발한다. 환경부에 따르면 연간 발생하는 하수 슬러지를 처리하는데 드는 비용은 약 6,300억원에 이른다.

현재 국내 하수처리장에서 사용하는 기존 슬러지 처리 기술은 하수슬러지를 또 다른 미생물을 이용해 분해한 후 압착해 처리하고 있다. 그러나 30일 이상의 긴 처리 시간에도 불구하고 약 30% 정도만 줄일 수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원자력연 연구팀은 감마선을 이용한 하수 슬러지 분해 기술을 새롭게 고안했다. 감마선은 원자핵 전이에 의해 생겨나는 고에너지 전자기파다. 쉽게 말해 강력한 방사선의 일종이라고 볼 수 있다.

감사선은 파장이 짧고 에너지가 높아 물질을 산화 분해시키는 능력이 뛰어나다. 연구팀은 이 감마선의 능력을 하수 슬러지 분해에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하수 슬러지에 산화제와 알칼리를 주입해 수소이온농도(pH)를 조절하고 감마선을 조사했다.

실험 결과, 감마선을 조사하자 하수슬러지 내 미생물 세포가 파괴돼 미생물이 갖고 있는 수분과 영양분을 외부로 용출시킴을 확인했다. 이로 인해 하수슬러지의 부피와 무게는 줄어들었다. 단 5시간 만에 최대 61.5%의 하수 슬러지가 줄어들었다. 뿐만 아니라 감마선 조사 과정에서 용출액 내부엔 비료와 탄소 성분이 늘었다. 이 용출액은 농가의 복합비료로 재활용하거나 하수처리장의 메탄올을 대체할 수 있는 탄소원으로 사용 가능하다.

원자력연은 이번에 개발한 기술을 ‘에이치엔엠바이오’에 기술 이전하는데도 성공했다. 친환경기술 스타트업인 에이치엔엠바이오는 공공처리장 오염물질 처리 시스템 제작 전문 기업이다. 기술 이전을 마친 원자력연은 이 기업에서 정액기술료 3억5,000만원과 매출액 1.5%를 경상기술료로 받게 된다. 

주한규 한국원자력연구원장은 “앞으로도 국민 건강과 깨끗한 환경을 보전하기 위한 방사선 강점 기술을 적극적으로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원자력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기초 기술개발부터 시작해 슬러지 감축 성능에 대한 공인시험까지 마쳤다. 현재 3건의 국내 특허 출원을 마쳤고, 미국, 일본, 중국 등 국외 특허 출원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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