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한 도시, 2번째 JW메리어트 진기록 쓴 동승그룹
2021년, ‘4성 강등 위기’… 재평가서 간신히 5성 유지
코시국, 5성 서비스 기준 임의 축소… 올해 등급 심사서 감점 요인

JW메리어트 동대문이 올해로 오픈 10주년을 맞았다. / JW메리어트 동대문스퀘어 서울
JW메리어트 동대문이 올해로 오픈 10주년을 맞았다. / JW메리어트 동대문스퀘어 서울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동대문종합시장과 동대문쇼핑타운 등을 운영하는 동승그룹은 10년 전 서울 동대문(종로구)에 글로벌 호텔 체인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의 럭셔리 브랜드 ‘JW메리어트’를 내건 호텔을 오픈했다. 당시 JW메리어트 동대문스퀘어 서울(이하 JW메리어트 동대문)은 여러 방면에서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호텔이었으나, 최근에는 그 위상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여 아쉬움이 적지 않다.

동승그룹은 2014년 2월 대한민국 보물 1호 흥인지문 건너편에 JW메리어트 동대문 호텔을 오픈했다. 동승그룹은 부동산 재벌로 알려진 고(故) 정시봉 전 국회의원이 창업한 동대문종합시장을 모태로 한다. 현재는 고 정시봉 의원의 장남인 정승소 회장이 이끌고 있으며, 정 회장은 1991년 동대문종합시장의 사명을 ‘동승그룹’으로 바꿨다.

동승그룹은 고 정시봉 의원이 이끌던 시절부터 호텔 사업에 관심을 보였다. 그는 1970년 동대문종합시장을 설립할 당시부터 동대문 고속버스터미널과 연계한 관광호텔 사업을 계획했고, 1988년 서울올림픽 개막에 맞춰 호텔을 건립하려 했으나 무산됐다.

이후 그의 장남인 정 회장이 선친의 뜻을 이어받아 호텔 사업을 추진했고 2014년 글로벌 호텔체인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의 JW메리어트 브랜드를 내건 특1급 호텔 오픈을 알리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당시 JW메리어트 동대문이 업계의 눈길을 사로잡은 점은 △서울 동대문 최초의 특1급 호텔(현재 5성 호텔) △서울의 두 번째 JW메리어트 브랜드 호텔 △업계 최초 호텔 전체가 친환경 건축물인증 ‘LEED 골드’ 획득 등이 있다.

특히 ‘서울의 두 번째 JW메리어트 브랜드 호텔’이라는 점이 화두에 올랐다.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은 이전까지 JW메리어트 브랜드 등 럭셔리 브랜드에 대해 ‘한 도시에 하나’만 운영하는 모습을 보였다. 당시 서울에는 신세계그룹이 운영 중인 JW메리어트 서울 호텔이 존재했는데, 동승그룹이 JW메리어트 브랜드를 내건 호텔을 오픈하게 되면서 서울은 JW메리어트 브랜드 호텔 2개가 있는 세계 최초의 도시로 이름을 올렸다.

업계에 따르면 당시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에서는 동승그룹이 JW메리어트 브랜드를 도입하려는 행보에 부정적인 의견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진다. 세계 최초로 한 개 도시에 두 개의 JW메리어트 브랜드 호텔이 들어서는 점, 그리고 동대문시장 주변의 시끌벅적한 분위기가 럭셔리 호텔 브랜드와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 때문이다.

반면 JW메리어트 동대문의 소유주인 동승그룹에서는 오히려 메리어트 인터내셔널 측이 먼저 제안을 해왔다는 입장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메리어트 인터내셔널 관계자는 “서울의 경우 강남에 JW메리어트 서울이 존재했으나 JW메리어트 동대문이 위치한 곳은 한강 북쪽으로, 생활권이 다르다는 이유에서 JW메리어트 브랜드를 내걸 수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에 2개의 JW메리어트 브랜드가 들어온 이후 미국과 중국, 터키 등 해외 국가에서도 JW메리어트 호텔이 존재하는 도시에 두 번째 JW메리어트 브랜드를 내건 호텔이 차례로 오픈을 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JW메리어트 동대문이 이전까지 암묵적으로 이어지던 룰을 깬 것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JW메리어트 동대문에서는 객실과 F&B업장 등에서 흥인지문을 조망할 수 있다. / JW메리어트 동대문스퀘어 서울
JW메리어트 동대문에서는 객실과 F&B업장 등에서 흥인지문을 조망할 수 있다. / JW메리어트 동대문스퀘어 서울

JW메리어트 동대문은 오픈 직후 객실 내에서 보물1호인 흥인지문을 볼 수 있다는 점과 호화로운 수영장 및 클럽 501, 프랑스 자연주의 브랜드 록시땅의 전문 스파 ‘프로방스 스파 바이 록시땅’ 등 시설을 갖춘 특1급 호텔이라는 점에서 많은 소비자들의 관심을 받았고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졌다.

이후 2017년에는 문화체육관광부가 2015년부터 시행한 호텔 별 등급 체계 첫 심사에서 ‘5성 호텔’로 선정되며 위상을 드높였다. 호텔 등급심사는 공공 기관인 한국관광공사에 맡겨 객관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3년마다 재심사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첫 재심사가 이뤄진 2020년, JW메리어트 동대문은 5성 호텔 평가 1차 심사에서 기준 점수에 미달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5성 호텔 등급 심사는 현장평가(700점)와 암행평가(300점)로 진행되며, 총점이 900점 이상을 충족해야 한다. 그러나 JW메리어트 동대문은 2020년 1차 평가에서 900점 미만을 획득해 4성 강등 위기를 맞았다. 1차 심사에서 신청한 등급 점수에 미달되면 한 번 더 동일한 등급으로 평가를 요청할 수 있다.

JW메리어트 동대문은 재차 5성 등급 평가를 신청했고 최종적으로 2021년 시행된 2차 심사에서 900점 이상을 획득하며 5성 등급을 유지했다. 그러나 한 차례 5성 평가에서 탈락한 점은 메리어트의 럭셔리 브랜드에 오점을 남기는 사건으로 평가된다.

뿐만 아니라 간신히 5성 등급을 획득했던 JW메리어트 동대문은 코로나19 사태를 핑계로 체력단련실(피트니스)·수영장 등 부대시설 운영을 임의로 중단하고 나서는 행보를 보였다. 한국관광협회중앙회의 호텔 현장평가표에 따르면 5성 호텔은 부대시설을 4개 이상 갖추고 고객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시 24점, 3개를 운영하면 19점, 2개는 14점, 1개는 10점 등이다. 부대시설이 없는 경우에는 5성호텔 등급이 보류된다.

JW메리어트 동대문이 5성 호텔 평가에서 900점을 간신히 넘긴 경우 부대시설 운영 여부에 따라 배점이 달라질 수 있어 사실상 5성 등급을 받고 4성 호텔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비쳐지는 대목이다. 이에 일부 소비자는 호텔 체크인 당일 일부 부대시설 운영을 하지 않는다는 호텔 측의 설명에 환불을 요구한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또 5성 호텔은 룸서비스를 최소 18시간 이상 제공해야 하며 이 기준을 지키지 않을 시 ‘등급 보류’에 해당하는데, JW메리어트 동대문은 2022년 룸서비스 시간을 ‘17시간30분’으로 임의 축소해 운영하기도 했다.

JW메리어트 동대문의 수영장. / JW메리어트 동대문스퀘어 서울
JW메리어트 동대문의 수영장. / JW메리어트 동대문스퀘어 서울

JW메리어트 동대문의 이러한 서비스 임의 축소에 대해 한국관광협회중앙회 호텔업등급관리국은 “다음 호텔 등급 심사가 진행될 때 감점을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관광협회중앙회의 호텔업 등급결정사업 홈페이지 내 등급결정 제도 안내에 따르면 중간점검에서 ‘등급보류’ 항목이 적발될 경우 최저점을 부여해 다음 등급 심사 신청 시 -20점 감점이 이뤄진 채로 평가가 진행된다.

2021년 8월 등급 심사에서 5성 등급을 지켜낸 JW메리어트 동대문은 올해 2분기쯤 호텔 등급 심사가 예정돼 있다. 올해 등급 심사에서 20점이 감점된 채로 평가를 받게 되는 JW메리어트 동대문은 사실상 다른 항목에서 추가로 80점 이상 감점될 시 2020년 등급 평가에 이어 또 한 번 5성 등급 1차 평가가 떨어지는 사태를 맞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JW메리어트 동대문의 올해 5성 호텔 등급 심사에 관심이 쏠리는 대목이다.

한편, 호텔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들은 JW메리어트 동대문은 서비스나 식음(F&B) 퀄리티에 대해 “예전만하지 못하다”라고 평가한다. 이 때문에 이번달 초순 메리어트 본보이 공식 앱에서 JW메리어트 동대문의 브랜드 로고가 아래 등급인 프리미엄 브랜드 ‘메리어트’로 오표기 됐을 당시에도 오류가 아닌 ‘브랜드 변경 가능성’이 제기되며 논란이 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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