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캐피탈이 지난해 순이익이 뒷걸음질친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고 있다. / 시사위크
농협캐피탈이 지난해 순이익이 뒷걸음질친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고 있다. / 시사위크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캐피탈업계가 지난해 어려운 한 해를 보냈다. 고금리 기조 아래 경기 침체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까지 부상하면서 실적과 건전성 관리에 진땀을 뺀 곳이 적지 않았다. 든든한 모회사를 둔 금융지주 계열 캐피탈사도 업황 악화 여파를 피해가진 못했다. 농협캐피탈도 그 중 한 곳이다. 올해로 취임 2년차에 들어선 서옥원 대표가 올해는 반등의 발판을 마련할 지 주목된다.

◇ 건전성 리스크 대응에 충당금 적립

농협금융지주는 지난해 2조2,34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0.2% 증가한 규모다. 농업·농촌 지원을 위해 매년 지출하는 농업지원사업비(4,927억원)를 제외한 순이익은 2조5,774억원으로 나타났다. 

농협금융은 지난해 2조1,018억원에 달하는 충당금을 쌓았다. 이는 전년 대비 1조3,198억원 확대된 규모다. 이러한 대규모 충당금에도 비이자이익이 확대되면서 이익 감소를 막은 것으로 풀이된다. 농협금융의 지난해 비이자이익은 전년 보다 156.3% 확대된 1조6,859억원으로 집계됐다. 

주요 자회사의 실적을 보면 농협은행, NH투자증권, 농협손해보험의 순이익은 증가세를 보였다. 다만 농협생명과 농협캐피탈의 실적은 아쉬움을 샀다. 농협생명의 순이익은 전년 대비 16,27% 줄어든 1,817억원에 그쳤다. 농협캐피탈의 순이익은 855억원으로 17.0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농협캐피탈의 순익 감소엔 업황 난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캐피탈업계는 고금리 기조 아래 찾아온 경기 침체 여파로 지난해 고전을 면치 못했다. 특히 부동산경기 악화에 따른 부동산PF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대규모 충당금을 쌓아야 하는 이슈가 있었다. 

농협캐피탈도 지난해 이러한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대응하고자 적극적인 충당금을 쌓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충당금 이슈와 더불어, 각종 비용 증가도 이익 감소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농협캐피탈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13.91% 감소한 1,071억원에 그친 바 있다. 

농협캐피탈의 총자산순이익률(ROA)과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하락세를 보였다. 농협캐피탈의 지난해 ROA는 0.95%로 전년 대비(1.35%) 0.4%p(퍼센트포인트) 하락했다. ROE는 2.21%p 하락한 6.95%를 기록했다. 지난해 기준 농업지원사업비 부담전 ROA는 0.96%, ROE는 7.02%를 기록했다. 건전성 지표인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지난해 기준 1.60%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0.77%) 대비 0.83%p 오른 수치다. 

이에 따라 수장인 서옥원 대표의 어깨는 무거울 전망이다. 서 대표는 지난해 1월 취임한 인사다. 서 대표는 농협중앙회와 은행, 생명에서 여신 관련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치며 ‘여신전문가’로 평가 받아왔다. 지난해 말 농협금융 측은 “현재 농협캐피탈은 개인·기업금융을 확대하고 신사업 발굴, 수익성 제고, 리스크 관리체계 고도화를 도모하는 상황”이라며 그의 전문성과 경험을 높이 사 발탁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올해도 캐피탈업계 업황은 녹록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과연 서 대표가 이러한 시장 환경을 딛고 반등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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