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홍 IBK저축은행 대표가 아쉬운 취임 1년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  IBK저축은행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김재홍 IBK저축은행 대표가 아쉬운 취임 1년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업황 악화 위기 속에서 구원투수 격으로 투입됐지만 실적 부진을 막지 못했다. 지난해 IBK저축은행은 대규모 순손실을 냈다.

◇ 지난해 249억원 당기순손실

기업은행의 지난해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2조6,752억원으로 집계됐다. 순이익은 전년(2조6,747억원) 대비 5억원 가량 늘어났다. 상승폭은 미미하지만 순이익 규모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연결기준 이익 증가폭이 둔화된 데는 충당금 적립과 일부 자회사의 부진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됐다. 

자회사 중엔 IBK저축은행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기업은행의 경영 공시에 따르면 IBK저축은행은 지난해 249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이는 전년(192억원) 대비 적자로 돌아선 실적이다.

IBK저축은행은 작년 1분기부터 적자 행진을 이어왔다. 작년 4분기에도 154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부진은 비단 IBK저축은행 만의 일은 아니다. 2022년부터 고금리 환경이 펼쳐지면서 저축은행업계는 고난의 시간을 겪고 있다. 금리 인상에 따라 조달 비용 부담이 증가한 가운데 차주 상환 능력 악화로 연체율 상승 및 충당금 적립 부담까지 커진 영향이다. 특히 부동산 경기 악화로 관련 대출에서 부실 위험까지 커지면서 대규모 충당금을 쌓아야 하는 곳도 상당했다. 

든든한 모회사를 둔 IBK저축은행도 업황 악화 상황을 비껴가지 못했다. 더불어 IBK저축은행은 건전성 지표도 뒷걸음질치는 모습을 보였다. 

작년 3분기 기준 IBK저축은행은 고정이하여신비율은 4.14%로 전년 동기(2.58%) 대비 1.56%p(퍼센트포인트)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연체율은 2022년 3분기 3.48%에서 지난해 3분기 6.25%까지 치솟았다. 같은 기간 부동산PF 대출을 포함한 건설업·부동산업종 연체율은 2.17%에서 4.55%로 올랐다. IBK저축은행은 부실 여신 관리 차원에서 대손충당금을 적극적으로 쌓아야 했을 것으로 보인다. 

IBK저축은행은 기업은행이 부실저축은행 정리를 위해 설립된 가교저축은행(예솔)을 2013년 7월 인수해 출범시킨 곳이다. 부산·울산·경남 지역을 주요 영업기반으로 삼고 있다. 영업 거점 지역의 경기 침체와 부동산 경기 하강의 영향을 받으면서 실적 악화를 피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수장인 김재홍 대표의 어깨도 무거워졌다. 지난해 3월 김 대표는 △규모의 성장 △고객 만족도 향상 △IBK금융그룹과의 시너지 확대 △빈틈없는 자산건전성 관리 △수익성과 성장성 갖춘 다양한 포트폴리오 구축 등을 주요 과제로 제시하면서 취임했다.

그러나 어려운 시장 환경이 지속되는 상황 속에서 수익성 및 건전성 지표 악화의 완전히 방어하진 못한 모습이다. 

올해도 저축은행 업황은 마냥 밝지 못하다. 나이스신용평가 측은 지난달 리포트를 통해 “저축은행은 지역 서민·중소기업 중심의 신용공급으로 인해 금리상승 및 경기저하에 대한 건전성 민감도가 높아 2024년에도 추가적인 건전성 저하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전망했다. 

취임 2년차를 맞은 김 대표가 업황 난조를 딛고 턴어라운드 발판을 만들어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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