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우혁 제주은행장의 재선임이 오는 21일 열리는 주주총회를 통해 확정된다. / 제주은행
박우혁 제주은행장의 재선임이 오는 21일 열리는 주주총회를 통해 확정된다. / 제주은행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제주은행이 3월 21일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지난해 저조한 실적을 낸 만큼 주총을 앞둔 경영진의 마음은 가볍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수장인 박우혁 행장의 어깨는 더욱 무겁다. 이번 주총을 통해 재선임이 확정될 예정인 박 행장은 실적 반등 과제를 무겁게 마주하고 있다.

◇ 주총서 박우혁 행장 연임 확정

제주은행은 21일 열리는 주총에서 △2023년 재무제표 및 연결재무제표 승인의 건 △이사 선임의 건 △은행장 선임의 건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의 건  △사외이사인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등을 상정할 예정이다.

이날 주총에선 박우혁 현 행장은 은행장 재선임이 확정될 예정이다.

앞서 신한금융은 지난해 연말 자회사최고경영자후보추천위원회(자경위)를 열고 박 행장을 재선임 후보로 추천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신한금융 측은 “박우혁 은행장은 취임 이후 제주지역 특화 은행으로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영업방식, 조직문화 혁신 등 근본적 체질 개선을 추진해왔다”며 “자경위에서는 이러한 변화 추진은 단시간에 성과가 나타나는 것이 아니므로 흔들림 없이 혁신할 수 있도록 1년의 임기를 추가 부여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후 제주은행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는 자격요건 및 적합성 여부 등에 대한 검증을 거쳐 그를 재선임 후보로 최종 확정했다. 제주은행 측은 추천 배경에 대해 “임추위는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금융환경 속에서 위기 상황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고, 제주은행의 미래 성장을 지속적으로 이끌어 갈 적임자라 평가했다”고 밝혔다.

이어 “도덕성, 신한가치 구현능력, 업무전문성, 조직관리 역량을 갖추고 은행의 비전을 공유하며, 공익성 및 건전 경영에 노력할 수 있는 후보로 판단해 제주은행장 후보로 추천하기로 결의했다”고 덧붙였다.  

1963년생인 박 행장은 1989년 신한은행에 입행해 아메리카 신한은행 법인장, 연금·외환사업 본부장, 부행장(디지털개인부문장), 신한금융지주회사 부사장(CSO) 등을 역임한 뒤 2022년 3월 제주은행장에 취임한 인사다. 

◇ 지난해 순이익 뚝… 수익성 확보 최대 과제로

그는 취임 후 ‘일류 커뮤니티 뱅크’ 실현을 지향점으로 내세웠다. 이를 위한 주요 전략 방향으로 △불확실성을 돌파하는 핵심 경쟁력 강화 △고객·현장 중심 디지털 전환 △내실·효율화 관점 체질 개선 △조직 성장 동력 리부트(RE;Boot) 내재화 등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러한 전략 방향 하에 영업 및 조직에 대한 체질 개선 작업도 적극적으로 이뤄졌다.

문제는 일류 뱅크를 지향하고 있음에도 경영 실적은 기대치를 크게 밑돌았다는 점이다.

지난해 제주은행은 순이익이 크게 급감하는 등 저조한 실적을 냈다. 회사 경영 공시에 따르면 제주은행의 지난해 순이익은 51억원으로 전년(228억원) 대비 77.65%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6억원으로 전년(270억원) 대비 90.3% 줄었다. 연간 실적은 작년 4분기 적자 실적이 더해지면서 크게 악화됐다. 제주은행은 지난해 4분기 당기순손실 80억원, 영업손실 94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이에 따라 수익성 지표도 크게 하락세를 보였다. 총자산순이익률(ROA)은 지난해 0.07%로 전년 같은 기간(0.32%)와 비교해 0.25%p(퍼센트포인트) 줄었다. 자기자본수익률(ROE)은 전년 보다 3.50%p 하락한 0.96%에 그쳤다. 

제주은행 측은 순이익 감소에 대해선 “순이자마진 하락 및 대손비용증가 등으로 순이익 전년대비 하락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수익성 지표 하락에 대해선 “대손비용증가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지난해 제주은행의 대출 자산은 위축세를 보였다. 지난해 말 기준 제주은행의 원화대출 잔액은 5조5,579억원으로 전년보다 1.2% 감소했다. 이 중 가계대출은 1조6,591억원으로 전년보다 20.2% 줄어들었다. 기업대출은 전년보다 8.1% 증가한 3조7,185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기업 대출 중 대기업 대출은 18.3% 줄어든 922억원에 그쳤다. 

주요 수익원인 이자이익도 쪼그라들었다. 제주은행의 이자이익은 1,454억원으로 전년 대비 5.1% 감소했다. 수수료이익은 106억원으로 5.4% 줄었다. 기타영업부문이익은 -576억원으로 적자를 유지했다.

여기에 대손상각비마저 치솟으면서 전체적인 수익성 악화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제주은행의 대손상각 비용은 497억원으로 전년 대비 112.6% 증가했다. 

다만 적극적인 충당금 적립에도 건전성 지표는 뒷걸음질쳤다. 주요 건전성 지표인 고정이하여신비율(NPL)은 지난해 말 기준 0.98%로 전년 말(0.43%) 보다 0.55%p(퍼센트포인트) 치솟았다. 같은 기간 연체율은 전년보다 0.42%p 오른 0.98%를 기록했다. 

이처럼 지난해 부진한 실적을 낸 탓에 박 행장의 연임 전망은 밝지 못했다. 하지만 신한금융은 박 행장에게 1년의 임기를 추가로 부여하며 기회를 줬다. 주요 사업 전략 및 체질 개선의 성과가 나타나기 위해선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박 행장의 올해 최대 과제는 수익성 개선이 될 전망이다. 박 행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기본에 충실한 흔들림 없는 은행’을 전략 목표로 제시했다. 이를 위한 전략 방향으로 △펀더멘털(기초제력) 강화 △조직 효율성 제고 △시대·사회가 요구하는 기본 확립 등을 제시했다. 또한 디지털 기반의 과감한 관점의 전환을 통한 지속성장의 선순환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과연 올해는 지난해 부진을 털어내고 반등의 발판을 마련할지 주목된다. 
 

근거자료 및 출처
주주총회소집공고
https://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40229002441
2024. 03. 04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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