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비자원이 지난해 열린 지역축제의 안전실태를 조사한 결과 일부 식품과 시설에서 안전 관리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 한국소비자원
한국소비자원이 지난해 열린 지역축제의 안전실태를 조사한 결과 일부 식품과 시설에서 안전 관리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 한국소비자원

시사위크=연미선 기자  최근 몇 년간 규모가 축소됐던 지역축제 개최가 활발해지고 있다. 실제로 2022년 지역축제 방문객 수는 코로나 팬데믹 이전(2019년) 대비 19.7% 증가했다고 조사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소비자원이 지난해 열린 지역축제의 안전실태를 조사한 결과, 일부 식품과 시설에서 안전관리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 “현장 판매 치킨‧닭강정에서 식중독균… 안전관리 미흡해”

한국소비자원(이하 소비자원)은 지난해 7월부터 9월까지 열린 지역축제 10개소의 안전실태를 조사하고 그 결과를 5일 발표했다.

소비자원은 전국의 지역축제장 10곳에서 조리‧판매한 식품 30개를 조사한 결과, 두 개(치킨‧닭강정)에서 식중독균인 황색포도상구균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또한 조리‧판매 종사자가 위생모‧위생장갑‧마스크 등을 착용하지 않고 식품을 취급하거나 조리 도구 및 식기, 식재료 폐기물 관리 등이 비위생적인 곳도 일부 확인됐다.

유동 인구가 많은 야외에서 대량으로 조리한 후 매대에 진열하는 식품은 위생적으로 조리‧보관하지 않으면 미생물에 오염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소비자원은 “조리부터 판매까지 걸리는 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일부 축제장에서 시행하고 있는 온라인 주문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주문 방식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행정안전부에서 마련한 ‘지역축제장 안전관리 매뉴얼’에 따르면 LPG 충전 용기는 직사광선‧눈‧비 등에 노출을 막기 위한 차양을 설치해야 한다. 하지만 소비자원이 조시대상 축제장 내에서 LPG 충전 용기를 취급하는 68개 업소를 조사한 결과, 35개소(51.5%)가 차양 조치를 하지 않고 있었다.

또한 지역축제는 실외 행사가 대부분인 만큼 여름에는 온열질환, 겨울에는 한랭질환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조사대상 지역축제(10개소) 중 무더위 쉼터를 운영한 곳은 4개소(40.0%)였고, 그중에서 외기를 차단한 공간에 에어컨 등의 적정 냉방시설을 갖춘 쉼터는 1개소에 불과했다.

음료 컵에 한해 다회용기를 사용하거나 다회용기 지참 시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축제는 2개소, 식음료 모두 다회용기를 사용한 축제는 1개소에 불과했다. 소비자원은 이와 관련해 “일회용기 사용을 줄이는 등의 친환경 축제 진행을 위해서는 행사 주최 측과 이용자 모두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현재 행정안전부는 연간 안전관리기본계획 수립과 함께 축제 개최 전 지방자치단체 및 참여 업체의 이행 실태를 지도·점검하고 있다. 또한 지역축제를 주관하는 지방자치단체도 안전관리계획을 수립하고 참여 업체에 사전 교육을 실시하며 축제 기간 중 현장을 점검한다.

다만 소비자원은 “식품을 조리·보관·판매하는 과정에서 위생관리가 미흡할 경우 집단 식중독이 발생할 위험이 있고, 가스·전기 시설은 다수의 관계자가 사용하면서 최초 설치 상태가 유지되지 못하거나 관리가 느슨해져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보다 철저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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