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산업에 ‘인공지능(AI)’이 스며들고 있다. AI기반의 화질 향상, 사운드 최적화 기술이 상용화되면서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글로벌 TV제조업체의 AI기술 도입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그래픽=박설민 기자
TV산업에 ‘인공지능(AI)’이 스며들고 있다. AI기반의 화질 향상, 사운드 최적화 기술이 상용화되면서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글로벌 TV제조업체의 AI기술 도입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그래픽=박설민 기자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TV산업이 추구하는 본질적 목표는 ‘실감나는 콘텐츠’의 송출이다. 때문에 LCD부터 OLED, QLED까지 TV에 적용되는 디스플레이 기술은 화질 향상을 목표로 발전했다. 뿐만 아니라 스피커도 실제 현장과 같은 소리를 전달할 수 있도록 진화하고 있다. 최근 TV산업에 ‘인공지능(AI)’이 스며드는 것도 같은 이유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글로벌 TV제조업체의 AI기술 도입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 AI가 가져온 TV혁명… ‘업스케일링’과 ‘사운드 최적화’

AI가 미래 스마트TV 산업 발전을 이끌 핵심 기술로 손꼽히는 이유는 ‘업스케일링(Upscaling)’ 덕분이다. 업스케일링이란 사진, 동영상의 픽셀과 픽셀사이에 새로운 픽셀을 적용해주는 해상도 향상 기술이다. 쉽게 말해 TV영상 속에서 화질이 부족하다고 인식되는 부분에 색보정, 명암비 개선이 이뤄진 조각을 채워 넣는 것이다. 최근 AI기술 덕분에 본격적으로 상용화되기 시작했다.

AI기반 업스케일링으로 동영상의 화질을 개선하는 원리는 다음과 같다. 먼저 AI가 저해상도 이미지를 인식한다. 이를 통해 ‘만약 고해상도 이미지를 작게 축소해 화질이 떨어졌다면 이런 모습일까’를 예측한다. 그 다음 원본의 고해상도 이미지를 그려 내놓는다. 이것이 AI업스케일링이 이뤄지는 과정이다.

업스케일링이 가능하도록 해주는 AI는 ‘합성곱 신경망(CNN)’을 기반으로 만들어진다. 합성곱 신경망이란 이미지 데이터 학습 및 인식에 특화된 딥러닝 알고리즘이다. 데이터 입력과 출력 과정에 ‘필터링 기법’이 적용돼 각 데이터들이 연산 처리에 적합하도록 AI를 자동 학습시킬 수 있다. 이 신경망 기술을 통해 AI는 이미지에서 점, 선, 면 등의 요소를 추출한다. 그 다음 손실된 디테일을 스스로 판단해 복원하는 것이다.

AI기반 업스케일링은 AI가 저해상도 이미지를 인식한다. 이를 통해 ‘만약 고해상도 이미지를 작게 축소해 화질이 떨어졌다면 이런 모습일까’를 예측한다. 그 다음 원본의 고해상도 이미지를 그려 내놓는다. 사진은 AI업스케일링이 이뤄지는 과정./ 엔비디아
AI기반 업스케일링은 AI가 저해상도 이미지를 인식한다. 이를 통해 ‘만약 고해상도 이미지를 작게 축소해 화질이 떨어졌다면 이런 모습일까’를 예측한다. 그 다음 원본의 고해상도 이미지를 그려 내놓는다. 사진은 AI업스케일링이 이뤄지는 과정./ 엔비디아

그렇다면 AI업스케일링을 활용하면 화질은 얼마나 좋아질까. 현재 개발된 기술은 일반적으로 720p, 1080p 화질의 영상을 4K화질로 향상시켜준다. 720p, 1080p 영상의 픽셀 수는 각각 약 92만, 200만개다. 이때 4K는 화면 가로에 3,840개, 세로에 2,160개, 총 830만개의 픽셀이 있다. 따라서 픽셀 기준으로 AI업스케일링을 사용하면 최대 8배 가까이 화질이 향상된다고 볼 수 있다.

여기서 더 나아가 AI업스케일링을 사용하면 ‘꿈의 화질’로 불리는 8K화질 구현도 가능하다. 8K의 해상도는 7,680x4,320이다. 이는 4K의 4배에 달한다. 현재 8K AI업스케일링 기술 개발 및 상용화에 성공한 곳은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2018년 세계 최초로 TV에 머신러닝 기반 AI 8K 업스케일링 도입에 성공했다. 이 기술은 AI가 영상의 선, 빛, 컬러 등 다양한 특징을 학습한 다음 화질을 개선한다.

AI기술은 TV의 음향효과 혁신도 가져오고 있다. 사용자의 TV가 설치된 거실 환경을 분석해 최적의 사운드를 제공할 수 있다. 또한 영상 속에서 등장인물의 목소리 등 중요한 음성은 확대하고 배경음 등은 줄이는 등 음성분리 및 강화 기능도 구현 가능하다.

글로벌 전자제품 판매플랫폼 ‘릴라이언트(Reliant)’는 “만족스러운 TV 경험을 위해서는 사운드가 매우 중요한데 AI는 음질을 개선하는 데 여러 가지 방법으로 도움을 줄 수 있다”며 “AI기술은 오디오 파일의 고유 레이어를 감지해 분리할 수 있고 이를 통해 TV의 특정 스피커로 몰입감 넘치는 오디오 사운드를 내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8K AI업스케일링 기술 선도 기업이다. 사진은 NQ8 AI Gen3 Processor’를 적용해 AI업스케일링 기술 성능을 극대화시킨 ‘Neo QLED 8K’./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8K AI업스케일링 기술 선도 기업이다. 사진은 NQ8 AI Gen3 Processor’를 적용해 AI업스케일링 기술 성능을 극대화시킨 ‘Neo QLED 8K’./ 삼성전자

◇ 삼성·LG, 불꽃 튀는 ‘AI TV’ 경쟁 시작

이 같은 장점 덕분에 관련 산업 규모는 빠르게 성장하는 추세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카이퀘스트(Sky Quest)’에 따르면 AI 스마트TV 시장 규모는 오는 2030년 4,711억7,000만달러(약 624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은 11.5%에 이른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들 삼성전자와 LG전자를 중심으로 역시 AI기반 스마트TV 제품을 서둘러 내놓고 있다.

먼저 삼성전자는 8K AI업스케일링 기술 선도 기업답게 관련 기술 제품 출시에 힘을 쏟고 있다. 가장 최근에 개발된 제품은 ‘Neo QLED 8K’다. 지난 1월 글로벌 IT·가전 전시회 ‘CES 2024’에서 공개됐다.

Neo QLED 8K는 기존 모델 대비 AI신경망과 AI반도체 성능이 대폭 향상됐다. AI신경망은 전년 출시된 제품 대비 8배 늘어난 512개다. AI반도체는 ‘NQ8 AI Gen3 Processor’가 적용됐다. 이 AI프로세서는 기존보다 2배 빨라진 ‘신경망처리장치(NPU)’를 적용했다. NPU는 인간의 뇌와 비슷한 컴퓨팅 원리를 가진 AI프로세서다. 딥러닝 알고리즘 연산에 최적화됐으며 기존 CPU나 GPU보다 에너지 효율 측면에서 우수하다.

우수한 하드웨어 및 AI기술을 바탕으로 Neo QLED 8K는 AI업스케일링 기능도 대폭 향상됐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Neo QLED 8K로 구현한 8K AI업스케일링 화질은 기존 4K 대비 4배, FULL HD 대비 16배 선명하다. 또한 64개의 AI신경망이 실시간으로 저해상도 영상 보정 및 노이즈 제거 등의 기능을 수행한다.

LG전자도 AI 스마트TV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지난 2월엔 AI 성능을 강화한 신규 프로세서로 더 선명한 화질과 풍성한 공간 음향을 제공하는 2024년형 LG 올레드 TV와 QNED TV를 출시했다./ LG전자
LG전자도 AI 스마트TV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지난 2월엔 AI 성능을 강화한 신규 프로세서로 더 선명한 화질과 풍성한 공간 음향을 제공하는 2024년형 LG 올레드 TV와 QNED TV를 출시했다./ LG전자

LG전자도 AI 스마트TV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핵심 제품군은 지난 1월 공개한 ‘2024년형 LG 올레드 에보’ 시리즈다. 이 신형 TV모델에는 ‘알파 11 프로세서(Alpha11 Processer)’가 적용됐다. 알파 11 프로세서는 OLED TV 전용으로 설계된 AI반도체다. 흐릿한 사물과 배경을 AI가 스스로 판단, 선명하게 보정해준다. 또한 주변 환경 색상도 인식해 콘텐츠 제작가 의도한 분위기 등을 고려해 색 보정도 가능하다.

알파 11 프로세서를 탑재한 LG전자의 신형 TV는 AI성능이 전작 대비 대폭 향상됐다. LG전자에 따르면 전 세대인 ‘알파 9 프로세서’ 대비 그래픽 성능은 70%, 프로세싱 속도는 30% 정도 빨라졌다. LG전자는 이를 기반으로 올해 TV 신제품을 포함, 향후 5년간 AI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제공할 방침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A2Z마켓리서치(A2Z market research)’는 “AI기술을 결합해 언어 인식, 이미지 인식, 자연어 처리 등 TV 기능을 더욱 강력하게 만든다”며 “AI 스마트TV가 제공하는 편리성과 향상된 시청 경험에 점점 더 많은 소비자가 관심을 갖고 있어 관련 시장은 앞으로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