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담배기업 KT&G가 주주총회를 앞두고 전운이 감돌고 있다. / KT&G
국내 최대 담배기업 KT&G가 주주총회를 앞두고 전운이 감돌고 있다. / KT&G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국내 최대 담배기업 KT&G가 주주총회를 앞두고 전운이 감돌고 있다. 대표이사 선임안 등 주요 안건을 놓고 치열한 표 대결이 예고됐기 때문이다. 최대주주인 기업은행과 행동주의펀드,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가 방경만 KT&G 사장 후보 선임에 대해 반대 의견을 밝힌 가운데 어떤 결과가 나올지 주목된다.

◇ 방경만 대표 등 이사 선임 놓고 표대결

KT&G는 28일 대전시 KT&G 본사 인재개발원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연다. 이날 핵심 안건은 이사 선임 안건이다. KT&G는 △방경만 대표이사 사장(사내이사) 선임안 △임민규 사외이사 선임안 △손동환 사외이사 선임안 등을 상정한 뒤, 후보로 올라온 인사 3명 중 2명을 선임할 계획이다. 이사 선임 안건은 각 주주들이 1주당 2표를 행사하는 집중투표제로 실시된다. 

방경만 후보(현 KT&G 수석부사장)와 임민규 후보(현 KT&G 이사회 의장)는 이사회가 추천한 후보다. 방경만 후보는 KT&G 사장후보추천위원회를 거쳐 대표이사 후보로 낙점됐다. 손동환(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사외이사 후보는 기업은행이 주주제안을 통해 추천한 인사다. 

이사 선임을 놓고 KT&G 이사회와 기업은행은 격돌 중이다. 기업은행은 KT&G 지분 7.11% 보유한 최대주주로, 현재 방경만 후보를 포함한 이사회 추천 이사 후보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힌 상태다. 아울러 분리선출 대상인 곽상욱 감사위원 선임안에 대해서도 반대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참고서류’를 통해 “KT&G와 같은 소유분산 기업에 대해서는 이사회의 역할과 견제 기능이 매우 중요하다”며 “이사회의 전문성 및 독립성 강화를 통한 거버넌스 개선을 위해 주주제안을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손동환 후보의 사외이사 선임의 건에 대해서 찬성을, 이사회가 제안한 이사 후보 및 감사위원 선임안에 대해선 반대해달라”고 주주들에게 요청했다.

◇ 기업은행, 대표 선임안건 반대… 이사회 방어전 성공할까

기업은행은 실적 부진을 이유로 방 대표 후보의 선임안을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행동주의 펀드인 플래쉬라이트캐피탈파트너스(FCP)와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ISS가 기업은행의 주주행동에 힘을 실어줬다. 

FCP는 KT&G 주가 저평가의 핵심 요소로 경영진의 판단 실수와 거버넌스 문제를 꼽으면서 방 후보의 선임안을 반대했다. 아울러 사외이사 후보에 대해선 이사회 추천 후보 대신, 기업은행 후보 추천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도 KT&G 이사회 추천 후보를 반대하고 기업은행의 손을 들어줬다. ISS는 “회사의 경영 성과 악화에 영향을 미친 임원을 사장 후보로 임명했다는 사실이 놀랍다”며 사장 선임안에 반대를 권고했다. 또 “KT&G가 지속적으로 거버넌스 문제와 경영 문제를 겪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주주의 신뢰 회복을 위해 주주가 추천한 사외이사를 선임할 필요가 있다”며 기업은행 추천 사외이사 후보 선임안에 찬성을 권고했다. 

다만 또 다른 의결권자문사는 글래스루이스는 방 후보 선임 안건에 대해 찬성을 권고하며 ISS 측과 다른 입장을 보인 상태다. 글래스루이스는 방 후보의 경영 실적을 높게 평가했다. 또한 KT&G의 실적과 주가, 주주환원정책과 관련한 현 이사회의 성과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글래스루이스와 ISS는 세계 의결권자문사 양대산맥으로 꼽힌다. 의결권자문사는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기업 주주총회 안건을 분석해 의결권 행사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자문기관이다. KT&G는 외국계 투자자 비율이 높은 상장기업인 만큼 이들 자문사의 권고가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KT&G 측은 기업은행과 ISS 측이 선임안에 대해 반대 의견으로 제시한 내용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하며 날을 세우고 있다. 특히 방 후보의 경영 성과가 부진하다는 지적에 대해서 강하게 반박했다. 

KT&G 측은 “2021년 방 후보자의 사내이사 선임후 회사 연결영업이익은 수원부동산개발사업 등 일회성 영향 제외시 4% 성장했다”며 “회사의 3대 핵심성장사업의 영업이익은 동기간 18.9% 성장했으며, 해외궐련과 NGP를 합한 ’23년 글로벌 담배사업 영업이익의 경우 2021년 대비 55.6% 성장했다”고 밝혔다. 또 방 후보자의 사내이사 취임 후 주가는 13.4% 상승했다고 강조했다.

ISS가 반대 의견을 권고한 것과 관련해선 “ISS 분석결과의 대부분이 FCP가 만들어낸 검증되지 않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것”이라며 “KT&G 사업 및 재무 관련 ISS 주장에 대한 회사의 종합적 입장을 참고해달라”고 주주들에게 당부했다.

KT&G 주총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주주들이 어떤 선택을 내릴 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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