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인그룹이 저축은행 계열사를 놓고 골치를 않고 있다. 업황 악화로 실적이 크게 악화된 가운데 매각 가치를 끌어올리기도 녹록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서다 / 시사위크
상상인그룹이 저축은행 계열사를 놓고 골치를 않고 있다. 업황 악화로 실적이 크게 악화된 가운데 매각 가치를 끌어올리기도 녹록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서다 / 시사위크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상상인그룹이 저축은행 계열사를 놓고 골치를 않고 있다. 업황 악화로 실적이 크게 악화된 가운데 매각 가치를 끌어올리기도 녹록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서다. 상상인은 당국의 저축은행 계열사 지분 매각 명령에 불복해 행정소송에 나선 상태이지만 적절한 인수 후보가 나타나면 매각을 추진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저축은행 M&A 시장에 찬바람이 불면서 매각 작업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업황 악화에 매각가치 올리기 숙제

상상인은 상상인저축은행,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 등의 저축은행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한때 효자 노릇을 하던 계열사였으나 현재는 상당한 고민거리를 안겨주는 곳이 됐다. 

지난해 10월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는 상상인에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 보유 지분을 10% 내로 줄이라는 ‘주식처분 매각명령’을 내렸다. 상상인의 대주주 적격성에 문제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해당 조치는 상상인 계열 저축은행과 유준원 대표에 부과한 중징계 제재가 법원에서 확정된 데 따른 것이다. 금융위는 2019년 상상인 계열 저축은행에 영업구역 내 의무대출 비율 미준수·허위보고, 불법 대출 혐의로 15억2,100만원의 과징금 처분을 내린 바 있다. 또 상상인의 대주주인 유준원 대표에 대해선 직무정지 3개월 상당의 중징계를 내렸다. 

이후 상상인저축은행과 유 대표는 금융위를 상대로 중징계 취소소송을 제기했으나 대법원은 지난해 5월 금융위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당국은 지난해 9월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의 대주주인 상상인에 대한 ‘대주주 적격성 유지요건 충족 명령’을 의결했다. 

‘대주주 적격성 충족 명령’이 내려지면 해당 대주주는 대주주 자격 유지를 위해 2주 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2주 내 문제를 해소하지 못할 경우 금융당국은 대주주 자격이 없다고 판단해 6개월 안에 대주주 보유 지분 중 10% 이내만 남기고 강제 매각하도록 명령할 수 있다. 상상인은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의 지분 100%를 보유 중이다. 

당국은 이러한 절차에 따라 ‘주식처분 매각명령’을 내렸다. 이에 상상인은 2024년 4월 4일까지 보유한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의 지분 90% 이상을 매각해야 하는 처지에 몰렸다. 

당국의 조치에 따르면 상상인은 다음달 4일까지 저축은행 계열사 지분을 매각해야 하나, 현재 행정소송을 통해 시간을 번 상황이다. 상상인은 지난해 11월 27일 서울행정법원에 금융위원회를 상대로 대주주적격성유지요건 충족명령, 주식처분명령 취소청구 소송 및 효력정지 신청을 제기했다. 지나해 12월 법원은 상상인이 낸 대주주적격성유지요건 및 주식처분명령 주식처분명령 효력정지신청을 인용했다. 

이에 따라 상상인은 주식처분명령 취소청구 소송 등 본안 소송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시간을 벌게 됐다. 

일단 상상인은 행정소송과 별개로 적절한 인수 희망자가 나오면 저축은행 계열사에 대한 매각을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상상인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매각과 관련한 기존 입장은 변하지 않았다”며 “행정소송과 별개로 적절한 인수 후보가 나온다면 매각을 진행한 방침”이라고 말했다. 다만 현재 매각작업 진척 사항에 대해선 “현재로선 알기 어렵다”고 전했다.

시장에선 저축은행 업황이 악화됨에 따라 매수자 찾기가 녹록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저축은행사들은 고금리에 따른 조달비용 상승과 건전성 악화로 지난해 줄줄이 악화된 실적을 기록했다.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도 대규모 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 순손실은 각각 480억원, 292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도 업황 전망은 밝지 못하다. 고금리 환경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부동산금융 리스크와 충당금 적립 부담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이에 매각 가치를 끌어올려야 하는 경영진의 부담은 클 전망이다. 

한편 상상인·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은 지난해 말 대표이사 교체를 단행했다. 이인섭 전 상상인저축은행대표는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 대표에 선임됐고 이재옥 상상인저축은행 감사는 상상인저축은행 대표로 발탁됐다. 경영진 교체로 전열을 정비한 상상인·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이 돌파구를 찾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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