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씬’(감독 한동석)이 출격 준비를 마쳤다. /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씬’(감독 한동석)이 출격 준비를 마쳤다. / 롯데엔터테인먼트

시사위크|건대입구=이영실 기자  또 한 편의 공포영화 ‘씬’(감독 한동석)이 관객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 올해 첫 ‘천만 영화’에 등극한 오컬트 ‘파묘’(감독 장재현)의 뒤를 이어 극장가를 매료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씬’은 영화 촬영을 위해 시골 폐교로 온 배우와 제작진이 촬영 첫날부터 오묘한 기운에 휩싸이고 깨어나지 말아야 할 존재를 만나 그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탈출을 그린 오컬트 공포다. 

한동석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작품으로, 제41회 토리노국제영화제 ‘Crazies’ 경쟁 섹션과 브루고어 공포 영화 페스티벌 공식 초청에 이어 제42회 브뤼셀 국제판타스틱 영화제(Brussels International Fantastic Film Festival)에 공식 초청돼 주목받고 있다. 

영화는 끔찍한 저주와 그에 얽힌 과거, 인간이 짊어진 원죄에 대한 이야기를 복합적인 시각으로 다뤄내 독특한 세계관을 완성한다. 한동석 감독은 29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진행된 ‘씬’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의식 혹은 안무를 통해 죽은 사람을 깨운다는 그림이 매력적으로 느껴졌다”고 영화의 출발을 밝혔다. 

한동석 감독은 “제작사로부터 저예산 좀비물을 찍어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았는데 ‘부산행’이라는 기념비적인 작품이 있었고 ‘#살아있다’도 흥행에 성공했기 때문에 신인감독으로서 좀비물이라는 장르에서 뭔가 새로운 걸 보여줄 수 있을까에 대한 궁금증이 있어서 처음에는 고사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다 우연히 댄스 필름 영상을 보게 됐는데 두 무용수가 함께 협업을 하는 내용이었는데 그게 너무 기괴하고 오싹했다”며 “그러면서 머릿속으로 이런 의식 혹은 안무를 통해 죽은 사람을 깨운다는 그림이 스쳐지나가면서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한 번 해볼만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연출을 결심한 이유를 전했다. 

‘씬’으로 관객 앞에 서는 (왼쪽부터)김윤혜‧송이재‧한동석 감독‧박지훈‧이상아. / 뉴시스
‘씬’으로 관객 앞에 서는 (왼쪽부터)김윤혜‧송이재‧한동석 감독‧박지훈‧이상아. / 뉴시스

극 중 깨어나지 말아야 할 존재, 그것으로부터 쫓기는 신인 배우 시영을 연기한 김윤혜는 “초반 시영이 가진 예민하면서도 냉소적인 면을 표현하는 게 어려웠다”고 고민한 지점을 밝혔다. 또 “오컬트 장르에 맞는 표정과 몸짓, 표현력에 신경을 썼고 무용 장면도 도전이었다”고 남다른 노력을 기울였음을 전했다. 

송이재는 시영과 함께 실험적인 신작 영화에 동반 출연하고 아수라장이 된 현장에서 탈출하고자 전력을 다하는 신인 배우 채윤을 연기했다. 송이재는 “여러 비밀을 갖고 있는 인물이라 고민을 많이 했다”며 “시영과의 관계성, 복잡미묘한 감정이 변화하는 지점에 초점을 맞췄다”고 연기에 중점을 둔 부분을 밝혔다. 또 실제 무용을 전공한 송이재는 “댄스 퀄리티가 뛰어난다야 한다는 점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고 말했다. 

아수라장이 된 촬영장에서도 카메라를 놓지 못하는 광기 어린 감독 휘욱 역을 맡은 박지훈은 “준비할 수 있는 기간이 짧아서 나로서 접근하려고 했고 한동석 감독님의 습관 같은 것들을 따라 하려고 했다”고 했다. 이어 “감독님이 구축한 세계관에서 인물들이 아주 다양하게 날뛰는데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중간을 맞추느라 노력했다. 매력 포인트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이며 극장 관람을 독려했다. 

베테랑 배우 이상아는 폐교를 공포로 몰아넣은 핵심 인물이자 강렬한 카리스마를 발산하는 윤회장으로 분한다. 오랜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이상아는 “보이는 것에 신경을 많이 썼다”며 “감독님은 가발을 제안했는데 자연스럽지 않을 것 같아 염색을 한다고 했다. 두피에 고름이 터질 정도로 심하게 탈색을 해서 치료를 받기도 했다”고 비하인드를 전했다. 또 “데뷔 40주년에 개봉하는 작품이라 의미가 남다르다”며 ‘씬’을 향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끝으로 한동석 감독은 “촬영 끝나고 2년 정도 개봉을 못하고 있었는데 천금 같은 기회를 얻어 개봉하게 됐다”며 “‘파묘’ 덕에 상영관을 확보하는 데 영향을 받은 것은 확실한 것 같다. 감사한 마음이다. 관객이 이 영화를 낯설게 봤으면 좋겠다. 예쁘게 봐줬으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오는 4월 3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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