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태원 SK회장.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15개월째 옥살이를 하고 있는 최태원 SK회장이 논란을 일으켰던 지난해 보수를 전액 사회환원하겠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지난해 1월 31일 횡령 혐의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수감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항소심과 상고심이 진행되는 동안 수감생활은 1년을 훌쩍 넘어갔다. 그리고 지난 2월 27일 대법원이 징역 4년 형을 확정하면서 최 회장은 2017년까지 감옥에 머물게 됐다.

이처럼 지난 2010년부터 이어졌던 최 회장의 횡령 혐의는 대법원의 확정 판결로 지난 2월 일단락됐다.

하지만 지난달 등기임원 보수가 공개되면서 최 회장은 다시 논란의 대상이 됐다. 2013년을 대부분 구치소에서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SK 등 4개 그룹 계열사로부터 총 300억원가량의 연봉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는 전체 임원 중 가장 많은 액수였다.

일반 직원들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거액을 구치소 생활을 하며 벌어들였다는 것은 선뜻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 같은 임원보다도 7배 많았던 연봉

뿐만 아니다. 최 회장의 연봉은 사내 다른 임원에 비해서도 월등히 높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최 회장이 사회환원 의지를 밝힌 7일, 경제개혁연대는 국내 30대재벌 계열사의 최상위 보수 수령자와 차상위 수령자 간의 보수 격차를 분석해 발표했다.

그 결과 가장 큰 격차를 나타낸 상위 1·2·3위는 모두 SK 계열사였다. SK가 7.95배로 1위, SK C&C가 7.82배로 2위, SK이노베이션이 6.70배로 3위를 기록했다. 세 곳 모두 최상위 보수 수령자는 최 회장이었다. 두 번째로 많은 보수를 받는 임원보다도 7배가량 많은 돈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동안 등기임원 보수가 공개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금껏 최 회장이 SK를 통해 얼마나 많은 돈을 챙겨갔는지는 추정하기조차 쉽지 않다.

때문에 최 회장의 지난해 보수 사회환원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도 존재한다. 비난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등 떠밀리듯 환원을 결정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사회환원의 진정성에 의문부호가 붙고 있는 셈이다.

더욱이 최 회장은 과거에도 불미스러운 일로 9개월가량의 공백사태를 빚은 바 있다.

최 회장은 지난 2003년 분식회계 등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7개월간 수감생활을 했다. 그나마 두 번의 보석신청 끝에 간신히 석방된 것이었다.

덕분에 최 회장은 2003년 한 해 동안 7개월의 수감생활과 2개월의 휴식기간 등 총 9개월가량 제대로 업무를 보지 못했다.

하지만 2003년에는 등기임원의 보수가 공개되지 않아 최 회장이 얼마의 연봉을 수령했는지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최 회장을 ‘연봉킹’에 등극시킨 SK라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금액이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처럼 최 회장의 ‘보수 사회환원’ 결심 뒤에는 다소 불편한 진실이 숨어있다. 더 큰 문제는 최 회장이 매년 거액의 보수를 받아가면서도 ‘경제 범죄’로 두 번이나 유죄를 선고받았다는 점이다. 300억원의 사회환원보다 진정한 반성이 요구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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