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30 재보선을 앞두고 최근 발표되는 여론조사 결과는 당초 예상과 달리 새누리당의 승리가 점쳐지면서 새정치민주연합의 고민이 깊어졌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의 ‘선견지명’이었던 것일까. “현상유지만 해도 잘하는 선거”라고 말하며 7·30 재보선의 목표 의석수를 ‘5곳 현행 유지’로 밝혔을 때만 해도 안 대표의 엄살인줄로만 알았다. 재보선은 통상 ‘여당의 무덤’이라 불릴 만큼 야당에 유리한 구도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세월호 참사에 이은 박근혜 정부의 인사 파동으로 여당의 패색이 짙었다.

하지만 최근 발표되는 여론조사 결과는 안 대표의 목표치도 못한 야당의 참패로 점쳐졌다. 전국 15곳에서 치러질 이번 선거에서 여야 텃밭으로 분류되는 영·호남 지역을 제외한 주요 격전지 10곳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은 단 1곳만 우세지역으로 나타났다. 반면 새누리당은 7곳을 선점했다. 경합은 2곳이다. 당초 ‘어려운 선거’로 전망했던 새누리당은 가슴을 쓸어내리는 모양새다.

◇ 나경원 동작을 독주, 손학규 수원병 활약 기대

특히 새누리당은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서울 동작을에서 나경원 후보의 선전이 반갑다.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의 불출마로 인물난을 겪던 새누리당은 나 후보의 등판으로 한숨 돌렸던 터. 다소 늦은 출발이지만 나 후보는 야권 후보들과 상당한 격차를 벌이며 절대적 우위를 차지했다.

▲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서울 동작을에서 나경원 새누리당 후보가 선두를 지키고 있다. 그는 기동민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와 노회찬 정의당 후보의 지지율을 모두 합쳐도 10%P이상 높은 지지율을 자랑한다.
중앙일보-엠브레인이 15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나 후보는 3자 대결 구도에서 지지율 43.2%를 기록했다. 기동민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와 노회찬 정의당 후보는 각각 15.0%와 12.8%의 지지율을 얻었다. 나 후보가 상대 후보들의 지지율을 모두 합쳐도 15.4%P 앞서있는 셈이다.(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5%)

이 같은 결과는 지난 11일에 발표된 한국일보-코리아리서치의 조사와 같았다. 나 후보가 51.9%의 지지율로 과반을 넘긴 반면 기 후보와 노 후보는 각각 22.3%와 14.1%의 지지율을 얻는데 그쳤다.

더욱이 나 후보는 기 후보와 노 후보가 단일화를 하더라도 흔들리지 않는 지지율을 보였다. 기 후보(36.4%)와 양자대결에선 53.9%의 지지율을 얻어 17.5%P 격차를 보였고, 노 후보(37.0%)와 대결에서도 54.8%의 지지율을 얻어 17.8%P까지 격차를 벌였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은 당초 열세로 전망했던 동작을을 우세지역으로 포함시켰다.(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4.4%)

이외 새누리당은 ‘수원벨트’에서 수원을과 수원정에서 우세를 보였다. 중앙일보-엠브레인 조사 결과, 수원을에 출마한 정미경(44.3%) 새누리당 후보가 백혜련(20.0%)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를 24.3%P 앞서고 있다. 김진표 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3선에 성공한 수원정에서도 임태희(33.7%) 새누리당 후보가 박광온(21.5%)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를 12.2%P 앞서고 있다.

다만, 수원정은 여론조사에 따라 부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경인일보-케이엠조사연구가 14일에 발표한 여론조사에선 박 후보(30.9%)가 임 후보(30.4%)를 앞서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과 0.5%P였지만, 천호선(7.4%) 정의당 후보와 야권 단일화를 이루면 승산이 높다. 단일화를 가상으로 박 후보(44.7%)가 임 후보(34.6%)와 양자대결을 펼칠 경우 두 후보의 격차는 10.1%P까지 벌어졌다.(95% 신뢰수준에 ±4.4%) 
 

▲ 새누리당의 텃밭으로 알려진 수원병은 ‘인물론’을 내세운 손학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의 출마로 승패를 가늠하기가 어려워졌다. 김용남 새누리당 후보와 오차범위 내 접전을 펼치고 있지만 악조건을 딛고 손 후보가 선전하고 있다는 게 당 안팎의 설명이다.
수원병은 경합으로 분류됐다.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그의 부친 고 남평우 선생이 22년간 지켜온 ‘텃밭’인 만큼 새누리당의 우세지역으로 알려졌지만, ‘대선주자급’ 손학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의 출마로 승패는 안개속이다. 김용남 새누리당 후보의 ‘토박이론’이 손 후보의 ‘인지도’에 못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중앙일보-엠브레인 조사 결과, 김 후보는 36.1%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손 후보는 34.7%의 지지율을 얻어 1.4%P 뒤지고 있다. 하지만 경인일보-케이엠조사연구 조사 결과에선 손 후보(39.1%)가 김 후보(34.6%)를 4.5%P 앞섰다. 여론조사마다 오르내림이 있지만, 악조건을 딛고 손 후보가 선전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반면 지난 대선에서 손 후보와 함께 당 경선에 나섰던 김두관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는 인지도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그는 ‘큰 일꾼’을 내세워 경기 김포에 출마했던 터. 중앙일보-엠브레인 조사 결과, 김 후보(28.9%)는 ‘토박이론’을 내세운 홍철호(37.0%) 새누리당 후보에게 8.1%P 뒤지고 있다.

◇ 새누리당 ‘중원’ 회복… 야당 텃밭 노리는 이정현

충청권에서도 새누리당의 강세가 이어졌다. 중앙일보-엠브레인 조사 결과, 충청권 3곳 모두 새누리당 후보가 최고 20%P이상 앞서고 있다. 대전 대덕의 정용기(43.0%) 새누리당 후보와 박영순(33.1%)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9.9%P다. 충주의 이종배(46.7%) 새누리당 후보와 한창희(26.3%)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는 20.4%P 격차를 보였고, 서안·태산의 김제식(35.1%) 새누리당 후보와 조한기(23.6%)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는 21.5%P 격차를 기록했다.

격전지 가운데 새정치민주연합의 우세지역은 전남 순천·곡성에 불과했다. 중앙일보-엠브레인 조사 결과, 서갑원(37.1%)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이정현(28.1%) 새누리당 후보를 9%P 앞섰다. 한국일보-코리아리서치 조사에서도 서 후보(42.4%)는 이 후보(30.5%)를 11.9%P까지 지지율을 벌렸다. 하지만 서 후보의 승리를 장담하긴 아직 이르다. 야당의 텃밭임에도 불구하고 이 후보의 추격세가 만만치 않다는 게 지역 정가의 공통된 시각이다.

그나마 경합으로 분류된 경기 평택을이 새정치민주연합의 우세와 가깝다. 중앙일보-엠브레인 조사 결과, 정장선(37.7%)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유의동(33.0%) 새누리당 후보를 4.7%P 오차범위 내로 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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