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UV 전성시대인 요즘, '진짜 SUV'를 소개한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SUV 전성시대가 도래했다. 한국자동차협회(KAMA)에 따르면, 올해 판매된 승용차 10대 중 4대가 SUV·미니밴 등의 RV 차량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제는 도로 위에서 세단만큼이나 흔하게 SUV를 발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추기 위해 자동차업계는 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올해 초 투싼의 풀체인지 모델을 선보이는 한편, 지난 6월에는 상품성을 강화한 ‘싼타페 더 프라임’을 출시하며 SUV 시장 공략에 나섰다. 쌍용차 역시 돌풍의 주역이었던 티볼리에 이어 디젤 모델을 추가 발표하며 상승세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허나 일각에서는 이러한 SUV 모델을 두고 불만스러운 목소리가 제기되기도 한다. 최근 인기를 누리고 있는 SUV 대부분이 도심형 주행에만 특화돼있어, SUV의 본 목적인 오프로드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 그 이유다.

사람에게 뼈가 있는 것처럼, 자동차에도 기본 골격이 되는 ‘바디 타입’이 존재한다. 그중 가장 흔하게 생산되는 형식이 바로 ‘모노코크 바디’와 ‘프레임 바디’인데, 요즘 출시되는 대부분의 SUV는 모노코크 방식으로 제작되고 있다. 전통적으로 SUV는 프레임 바디로 생산되었으나, 최근 도심형 SUV가 인기를 끌며 모노코크 바디가 보다 일반적으로 쓰이게 된 것이다.

모노코크 바디는 차체의 지붕, 옆판, 바닥 등이 일체형으로 제작돼 가볍고 공간활용이 용이하다는 이점이 있다. 생산성이 높아 대량으로 찍어내기에도 유리하며, 그만큼 가격을 합리적인 수준으로 조율할 수 있다. 따라서 효율성을 중시하는 자동차업계는 자연스럽게 모노코크 바디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반면 프레임 바디는 모노코크에 비해 승차감과 연비효율이 부족한 편이다. H모양의 뼈대 위에 바디를 차곡차곡 얹는 방식이므로 생산성 면에서도 다소 불리하다. 그러나 강성이 뛰어나 진동과 충격에서 튼튼하게 견딜 수 있으며, 오프로드에 특화된 주행 성능을 갖추고 있다. 때문에 일부 매니아들 사이에서 ‘진짜 SUV’로 추앙받으며, 컬트적인 인기를 이어나갈 수 있었다.

그러나 현재 국내에서 시판되고 있는 국산 SUV 중 프레임 바디를 적용한 모델은 기아차 모하비가 유일하다. 그마저도 유로6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해 일시 단종된 상태로, 만약 당장 프레임 바디 SUV를 구매하길 희망한다면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을 호가하는 수입차 모델을 선택하는 수밖에 방법이 없다.

이 경우, 중고차시장을 활용한다면 좀 더 합리적으로 프레임 바디 SUV를 구매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고차시장에서는 단종된 모델을 구하기가 수월한데다, 출시된 지 3~5년이 지났다면 감가가 대폭 이뤄져 신차 대비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중고차사이트 카즈(www.carz.co.kr)를 살펴보면 이러한 경향을 실제로 확인할 수 있다. 기아차 모하비의 경우, 신차로 구매할 시 3,899~4,569만원 가량이 필요하지만, 카즈에서는 2012년식 신차를 2,620만원 선부터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후속모델 베라크루즈의 출시로 단종 수순을 밟았지만, 프레임 바디 SUV의 단단함을 바탕으로 현재까지 중고차시장에서 꾸준하게 거래되고 있는 현대차 테라칸은 06년식을 370~860만원 선에 구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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