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반기 하이트진로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사진='하이트진로' 지면광고>
[시사위크=조지윤 기자] 상반기 하이트진로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반기 기준으로 지난 2011년 말 이후 최대치며, 전년동기 대비 세 배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하이트진로의 반기보고서에 나타난 올 상반기 연결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1,408억6,269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각각 현금 73억5,084만원, 보통예금 315억9,363만원, 당좌예금 113억9,204만원, 기타예금 905억5,261만원이 합쳐진 액수다. 전년동기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총 541억9,532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일년만에 약 세 배가 증가한 수치다.

◇ 하이트진로 측 “현금 급증은 일시적인 흐름일 뿐”

OB맥주에 이어 업계 2위로 꼽히는 하이트진로의 지난해 매출은 1조8,723억원, 영업이익은 937억원이었다. 2010년 대비 매출은 75% 올랐지만 영업이익은 27% 감소한 수준이다. 영업이익률은 4년새 7.1%p 하락한 5%를 기록했다.

이처럼 하이트진로의 실적이 주춤하며 굳건히 지켜왔던 업계 2위 자리에도 위기가 찾아왔다. 특히 OB맥주, 하이트진로에 이어 주류업계 순위 3위에 이르는 롯데칠성음료가 충주공장 증설을 완료하고 올해 3월부터 맥주상품을 내놓으면서 업계에서는 하이트진로를 쫓는 롯데칠성음료의 맹추격에 주목했다. 롯데칠성음료가 충주공장 증설을 통해 맥주생산량을 확충하면 하이트진로의 위치가 위협받을 것이라는 지적이었다.

이런 가운데 하이트진로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의 눈에 띄는 급증세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올해 상반기 하이트진로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최근 몇년간 1,000억원 이하의 수치를 유지해온 것과는 확실히 다른 양상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올해 12월 만기인 1,000억원 회사채를 상환하기 위해 현금성자산을 늘리고 있는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내놨다. 2012년 12월 발행한 1,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가 오는 12월 도래하기 때문이다.

 
앞서 하이트진로는 지난 4월 만기가 도래했던 1,000억원 회사채에 대해 ‘차환’(새로 채권을 발행해 상환하는 방식)으로 갚은 바가 있다. 이 과정 중 당초 3.8%였던 금리가 2.3% 수준으로 낮아지기도 했다.

차입금 규모를 보면 지난해 말 총 1조1,740억원이었던데 비해 올해 상반기 말 1조2,295억원으로 늘어났다. 이는 단기차입금과 유동성사채가 각각 352억원, 499억원 증가한 영향이 컸다.

지난해 말 대비 신규 대규모 차입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만기가 도래해 갚아야 하는 차입금을 상환하지 않고 그대로 차환하면서 전체적으로 총 차입금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또 차입금 상환 규모가 감소하면서 현금 및 현금성자산 규모가 급증하기도 했다. 실제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2,368억원가량의 차입금을 상환했지만 올 상반기에는 648억원만을 상환했다.

이와 관련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상반기 하이트진로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급증한 것은 일시적인 흐름일 뿐”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매월 대출이 발생했다가 상환됐다가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상반기(6월 30일 현재기준)에는 일시적으로 현금이 많아진 것뿐이지, 특별한 전략에 따른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또 올해 12월 만기인 1,000억원 규모 회사채를 상환하기 위한 목적과 연결 지은 해석에 대해선 “업계에서는 그런 시각이 있지만, 특정목적을 가지고 현금자산을 늘린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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