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의 한국감정원, 주택도시보증공사, 한국시설안전공단,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 한국국토정보공사, (주)한국건설관리공사, (주)해울 국감에서 서종대 한국감정원장이 보고를 하고 있는 모습(사진=뉴시스)
[시사위크=정소현 기자] 한국건설관리공사(사장 김원덕)의 ‘수상한 광고비 집행’이 도마 위에 올랐다. 김원덕 사장의 출신지에 광고·홍보비가 편중된 점이 국정감사에서 지적된 것.

특히 새누리당 기관지에 공공기관인 한국건설관리공사가 김원덕 사장의 인터뷰 광고를 실은 것을 두고 적절치 못했다는 비판도 거세다. 김원덕 사장은 18대 대선 당시 새누리당 강원도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과 새누리당 중앙당 부대변인을 역임한 바 있다는 점에서 이를 ‘정치적’ 의미로 받아들이는 시각도 적지 않다. 정치권 안팎에선 김원덕 사장의 자격론까지 일고 있다.

◇ 새누리당 출신 김원덕 사장, 새누리당 기관지에 인터뷰 광고 뒷말

지난 15일, 한국감정원을 비롯한 8개 피감기관에 대한 국회 국정감사에서는 한국건설관리공사의 ‘광고홍보비 집행’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한국건설관리공사가 새누리당 기관지에 김원덕 사장의 인터뷰 광고를 진행한 점을 두고 여야 의원들의 설전이 벌어진 것이다.

박수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공개한 2013~2015 공사 홍보비 집행내역에 따르면 한국건설관리공사는 지난해와 올해, 두 번에 걸쳐 새누리당 기관지에 광고를 집행했다. 광고비는 300만원을 집행했는데, 이는 최근 3년간 한국건설관리공사 홍보비 최고금액으로 알려진다.

일단 야당 의원들은 정당이 발행하는 기관지에 공공기관이 광고를 집행하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을 쏟아냈다. 이에 여당은 ‘광고 자체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서 ‘야당의 간행물에도 타 공공기관의 광고가 집행됐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물론 여당의 지적처럼 공공기관이든 민간기업이든 홍보 등을 목적으로 광고비를 집행하는 것은 딱히 문제삼을 만한 것이 못된다. 하지만 이해관계가 얽혀있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정치권에선 김원덕 한국건설관리공사 사장의 이력에 주목하고 있다. 김원덕 사장은 18대 대선 당시 새누리당 강원도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과 새누리당 중앙당 부대변인을 역임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지난해 1월 한국건설관리공사 7대 사장으로 취임할 당시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이 거셌다.

최근 새누리당 기관지에 인터뷰 광고를 진행한 것을 두고 뒷말이 나오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특히 김원덕 사장이 해당 기관지와의 인터뷰 말미, “우리 새누리당이 성공의 역사를 만들었다”는 발언을 한 것도 논란에 불을 붙이고 있는 대목이다. 야당과 일부 시민단체에선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하는 공공기관의 홍보비가 기관장 개인을 위해 쓰이고 있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을 쏟아내고 있다.

박수현 의원은 김원덕 한국건설관리공사 사장의 인터뷰를 근거로 “지난해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을 받은 김 사장이 인터뷰를 통해 ‘새누리당이 성공의 역사를 만들었다’고 말한 것은 새누리당 중앙당 대변인 시절에나 했을 법한 부적절한 발언이었다”면서 “공사 사장에서 사임하고 새누리당을 사랑하는 마음을 표하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공사 “광고비, 단순 홍보차원” 일축

▲ 김원덕 한국건설관리공사 사장
특히 ‘한국건설관리공사’를 ‘공단’으로 재설립하는 내용의 법안을 대표발의한 김태원 새누리당 의원이 새누리당 기관지 편집위원으로 활동중이라는 의혹은 이번 논란에 ‘정치적’ 무게를 더하고 있는 대목이다. 김태원 의원이 지난 1월 대표발의한 ‘한국건설안전공단법안’은 ‘한국건설관리공사’를 ‘공단’으로 재설립하는 내용을 골자로, 현재 국토교통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해당 기관의 업무가 기존 공단과 사실상 중복되는 것이 대부분이어서 비효율과 예산낭비 우려가 적지 않다.

한국건설관리공사가 김원덕 사장의 출신지인 강원도 지역 언론에 광고비를 비중있게 집행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미경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 따르면 한국건설관리공사는 지난해 7월과 올해 5월, 강원 지역 신문에 200~300만원을 들여 홍보 지면광고를 실었다.

이미경 의원은 공식자료를 통해 “지난해 취임한 한국건설관리공사 김원덕 사장은 강원 강릉시에서 중·고등학교를 나왔다”면서 “새누리당 중앙당 부대변인까지 역임했다는 점에서 한국건설관리공사가 김 사장의 ‘선거캠프’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고 꼬집었다.

사정이 이쯤되면서 김원덕 사장에 대한 자격론도 거세지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건설관리공사 측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한국건설관리공사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광고·홍보비 집행은 순수하게 홍보 차원”이라면서 “우리 기관은 규모가 작아 외부 인지도가 낮다. 이에 지자체 및 관공서 등에 배포되는 매체에 인터뷰 광고를 실으면 회사도 알리고 인지도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 새누리당 기관지 인터뷰를 진행했다. 만약 야당 기관지에서 요청이 왔더라도 같은 결정을 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원덕 사장의 출신지역에 광고비가 편중됐다는 지적도 사실과 다르다”면서 “강원 지역지에 광고를 집행한 것은 맞지만, 타 지역지 및 건설관련 전문지 등에 집행한 광고와 비교했을 때 횟수도 많지 않다. 아마도 김원덕 사장이 정치인 출신이다 보니 그런 (정치적) 오해를 받는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한편 국토부 산하 공기업인 ‘한국건설관리공사’는 건설 부조리 및 부실공사를 근절하기 위한 국내 유일의 건설공사감리 전문 공기업으로, 도로공사·토지주택공사·수자원공사가 출자한 기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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