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대통령이 16일 오후(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치고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두 정상은 북한·북핵 문제만 별도로 담은 ‘2015 북한에 관한 한·미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사진=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박근혜 대통령과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전략적 도발을 억지하고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데 뜻을 모았다. 두 정상은 1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뒤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2015 북한에 관한 한·미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북한·북핵 문제만 별도로 담은 사실상 첫 한·미 공동성명이다. 다음은 박근혜 대통령의 모두발언 전문이다.

오바마 대통령님, 감사합니다. 대통령님과 미국 국민들의 따뜻한 환대에도 감사드립니다. 오늘 회담에서, 오바마 대통령님과 저는 한·미 동맹뿐만 아니라, 한반도와 동북아, 그리고 글로벌 아젠다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논의를 가졌습니다.

지난 2년 반 동안 조건에 기반한 전작권 전환 합의와 43년 만의 원자력협력협정 개정 등 민감한 현안들이 모두 창의적으로 해결된 것에서 보듯이 한·미 동맹은 과거 그 어느 때보다도 강력합니다.

그리고 이제 한·미 동맹은 안보 동맹과 경제 동맹을 넘어, 포괄적 글로벌 동맹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 두 정상은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안보에 최대 위협이 되고 있는 북한의 도발 위협 및 핵능력 고도화와 관련하여 많은 점에서 인식을 공유했습니다.

첫째, 한·미 양국은 북한의 전략적 도발을 억지하기 위해 중국, 러시아, 일본을 포함한 국제사회와 공조를 계속 강화해 나가기로 하고, 이를 위해 앞으로 예정되어 있는 각종 지역 및 다자회의를 최대한 활용하기로 했습니다.

둘째, 우리 두 정상은 북핵 문제 해결에 시급성과 확고한 의지를 갖고, 외교노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하였습니다. 이와 관련 한·미·일 3자 협력을 바탕으로 5자 공조를 더욱 공고히 해 나가며, 한·미 양국이 중국 등과의 협의도 심화해 나가기로 하였습니다.

셋째, 북한이 비핵화에 진정성 있게 나온다면, 한․미는 국제사회와 함께 협력적인 조치를 취할 용의가 있음을 재확인하였습니다. 나아가 우리는 한반도의 당면 현안을 넘어 한반도의 미래에 대해서도 깊이 논의하였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우리 두 정상은 향후 한반도 상황 전개와 평화통일 과정에서 상호 조율된 대북 정책을 지속 추진해 나가는 한편, 평화통일의 여건을 조성하기 위한 한·미 고위급 전략 협의를 심화해 나가기로 하였습니다.

오바마 대통령께서 우리 정부의 평화통일 구상을 지지해주신데 대해 감사를 드립니다. 오바마 대통령님과 저는 이러한 인식을 담아, 오늘 ‘2015 북한에 관한 한·미 공동성명’을 채택하였습니다.

한·미 동맹은 아태 지역의 평화와 안정의 핵심축이며, 오바마 대통령님의 아·태 재균형정책과 저의 동북아평화협력구상은 상호 시너지를 이루고 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님께서 동북아평화협력구상에 대해 적극적인 환영을 표시해주신 데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한·미 양국이 10월말 서울에서 개최될 제2차 정부간 ‘동북아평화협력회의’를 포함하여 후속 과정에서도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를 기대합니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님은 지난 3년 반 동안 중단되었던 한·일·중 3국 협력을 복원시킨 우리 정부의 주도적인 역할을 평가하고, 2주 후 개최될 한·일·중 정상회의에 대한 기대를 표명하였습니다.

우리 두 사람은 이러한 회의가 역내 양자 관계 개선에도 의미 있는 기여를 할 것이라는데 인식을 같이 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께서는 한·미 관계와 한·중 관계가 양립 가능하다고 말씀하시고 우리 정부의 대중국 정책을 지지해주셨습니다. 또한, 우리 두 사람은 최근 한·중 정상회담, 미·중 정상회담, 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 및 북핵 문제에 대해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습니다.

우리는 북핵 문제 대응을 위한 한·미·일 협력도 강화해 나가기로 하였습니다. 이와 관련, 한·미·일, 한·일·중, 한·미·중 대화 등 3각 대화를 강화해 나가는 것이 역내 협력 강화의 새로운 통로를 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역내 평화와 안정은 역내 국가 간의 보다 긴밀한 경제적 상호의존을 통해서 더욱 강화될 것입니다. 이와 관련, 오바마 대통령님의 리더십 하에 최근 TPP 협상이 성공적으로 타결된 것을 환영합니다. 축하합니다.

저는 이미 높은 수준의 FTA를 체결한 한국과 미국은 TPP에서도 자연스러운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협상이 타결된 만큼 우리의 TPP 참여 문제에 대해서도 앞으로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하였습니다.

오늘 회담은 한·미 동맹이 협력의 새로운 지평을 개척하고 글로벌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갖는 회담이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앞으로 한·미 양국은 보건 안보, 사이버, 우주 및 북극 협력 등 21세기에 새롭게 부각되고 있는 분야에서 우선적으로 협력해 나가기로 하였습니다.

특히 우주 분야에서는 한·미 ‘우주 협력협정’을 조속히 타결하여 협력의 제도적 기반을 마련키로 합의하였습니다. 사이버 분야에서도 사이버 공격에 대한 공동 대응능력 제고를 위해 양국 대통령실간 협력 채널을 개설하기로 하였습니다.

글로벌 이슈와 관련하여, 오바마 대통령님과 저는 금년 유엔 창설 70주년을 맞아 기후변화, 개발협력, 유엔 평화유지활동, 핵안보, 난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 폭력적 극단주의 등 시급한 글로벌 과제를 중심으로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하였습니다.

오늘 회담은 한·미 동맹의 미래에 대한 분명한 비전과 전략을 제시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한·미 동맹이 새로운 한반도, 새로운 동북아,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 나가는데 있어, 포괄적 전략 동맹으로 계속 진화해 나갈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