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병석 위원장의 중재안을 19대 득표율로 계산해본 결과, 새누리당 150석, 새정치연합 124석, 정의당 17석으로 나왔다. 새누리당과 합당한 자유선진당의 의석을 포함하면 새누리당의 의석은 최소 153석이 넘는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이병석 국회 정개특위 위원장이 제시한 중재안을 19대 선거 득표율로 시뮬레이션 한 결과, 새누리당 150석, 새정치연합 124석, 자유선진당 6석, 정의당 17석으로 나타났다. 참고로 해산결정이 된 통합진보당은 정의당으로 표현했다.

9일 이병석 위원장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서 교착상태에 빠져 있는 여야 협상에 돌파구를 마련하고자 중재안을 제시하고자 한다”며 크게 세 가지의 중재안을 발표했다.

◇ 지역구 260-비례대표 40, 연동형 비례대표제 일부 도입

먼저 중재안은 현행 국회의원 정수인 300명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을 골격으로 헌법재판소에서 결정한 인구편차 2대 1의 범위를 충족하지 못하는 선거구만을 조정하는 내용을 담았다. 다만 조정대상은 아니지만, 조정대상인 선거구와 인접한 지역구는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무엇보다 인구수만을 엄격하게 적용할 경우, 농어촌 등 인구가 줄어드는 지역의 대표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했다. 현행 246석의 지역구 의석을 259석으로 늘리는 대신 비례대표를 40석으로 줄이는 방안이다. 경북지역을 제외하고 나머지 16개 시·도는 현행 지역구를 유지하거나 늘어나게 된다. 경북지역은 2석이 줄어들게 되는데 이를 감안해 20대 선거에 한해 세종시와 같이 하나의 특별 선거구로 놓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렇게 되면 지역구 260에 비례대표 40의 비율이 된다.

핵심은 균형의석(Balance Seat) 제도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부분적으로 적용하는 것으로, 정의당 등 소수정당 득표율의 50%에 해당하는 의석을 비례대표에서 확보해 주는 제도다. 예를 들면 정의당이 내년 총선에서 5%의 정당득표를 할 경우, 300석의 5%인 15석 가운데 7석을 지역의석과 별도로 비례대표에서 보장받게 된다.

균형의석 제도는 비례대표가 축소되는 상황에서 소수정당의 과소대표를 방지하기 위한 고심에서 비롯됐다. 병렬형 비례대표를 적용한 19대 총선결과,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실제투표율 보다 10% 가량 더 많은 의석을 가져갔다. 반면 자유선진당이나 통합진보당 등 소수정당은 실제 득표율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의석을 확보해 과소 대표된 측면이 있었다.

▲ 중재안의 핵심은 '균형의석'이다. 비례대표를 40석으로 줄이는 대선,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일부 도입해 정의당 등 소수정당의 득표율 대비 대표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 19대 득표율 적용 시, 새누리(선진당포함시) 153 이상, 새정치 124, 정의당 17

19대 총선 정당득표율을 바탕으로 이 같은 중재안을 적용할 경우, 새누리당은 지역구 135석과 비례대표 15석을 얻어 150석을 확보한다. 새정치연합은 지역구 112석과 비례대표 12석을 합쳐 124석을 차지하고, 정의당은 지역구 7석과 비례 10석을 차지해 17석을 얻게 된다. 새누리당과 합당한 자유선진당은 지역 3석과 비례 3석으로 6석을 확보한다. 무소속 3석은 적용과정에서 제외했다.

중재안을 발표한 이병석 위원장은 “비록 오늘 제시하는 중재안이 여야를 비롯해 학계, 시민단체 등의 의견을 완전하게 만족시킬 수는 없겠지만 새롭게 진지한 협상을 시작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만들게 됐다”며 대승적인 차원에서 여야의 결단을 강력히 촉구했다.

한편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는 이날 회동을 갖고 획정안 문제를 오는 13일까지 마무리 짓기로 합의했다. 이를 위해 여야 대표와 원내대표, 원내수석부대표와 정개특위 간사가 참여하는 4+4회동을 열고 최종 합의를 위한 밤샘작업도 불사한다는 방침이다.

선거구 획정과 관련해 국회는 15일까지 법률 개정을 마무리하고, 선관위 산하 획정위는 11월 25일까지 선거구획정안을 마련해 국회에 제출해야한다. 이를 가지고 다시 국회는 12월 10일까지 최종 선거구 획정에 관한 법률을 개정하게 될 예정이었으나, 여야가 이견을 좁히지 못해 최종시한이 임박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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