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동통신용 주파수 경매가 종료된 2일 오후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미래창조과학부 브리핑실에서 전성배 미래부 전파정책국장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출처=뉴시스>
[시사위크=장민제 기자] 최장 7-8일 걸릴 것으로 예상됐던 ‘쩐의 전쟁’ 주파수 경매가 경매 시작 이틀 만에 끝났다. 치열한 눈치작전 없이 조기 종료한 것으로, 선택지가 많았던 만큼 경매에 참여한 이동통신사들이 과열경쟁 대신 각자 이득을 보는 쪽으로 선회했다는 평가다.

◇ 이전 주파수 경매보다 현저히 낮은 경쟁

미래창조과학부는 주파수 경매 이틀째인 2일 최종 낙찰자가 결정돼 경매가 종료됐다고 발표했다.

그 결과 KT가 B블록(1.8GHz 대역 20MHz)을, LG유플러스는 C블록(2.1GHz 대역 20MHz)을, SK텔레콤은 D·E블록(2.6GHz 대역 40MHz, 20MHz)을 가져갔다. A블록인 700MHz 대역 20MHz 폭은 입찰자가 없어 유찰됐다.

낙찰가는 SK텔레콤이 낙찰받은 D블록을 제외하면 모두 최저경쟁가로, ▲B블록 4,513억원 ▲C블럭 3,816억원 ▲D블록 9,500억원 ▲E블록 3,277억원에 낙찰됐다.

이번 주파수 경매의 특징은 이전 실시된 경매보다 과열양상이 적었다는 데 있다. 지난 2011년 최초로 열린 주파수 경매는 총 83라운드까지 가는 흥행을 보였지만, 과도한 경쟁으로 낙찰업체가 부담을 안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지난 2013년 두 번째로 열린 주파수 경매도 10일간 1단계 50라운드 오름입찰에 이어 밀봉입찰까지 진행된 후 최종 낙찰자가 결정된 바 있다.

반면 이번 주파수 경매의 경우 지난달 29일 개시 후 이틀째인 2일 8라운드 만에 모든 대역서 낙찰자가 정해진 것. 총 낙찰가도 2조1,106억원으로, A블록(700MHz 대역, 최저경쟁 7,620억원)이 유찰된 것을 감안해도 3조원을 넘지 않는다.

▲ 경매대상 주파수.<출처=미래부>

◇ 이통3사 모두 광대역 LTE 주파수 확보

이에 업계에선 이통3사가 5G시대를 준비해야하는 시점에서 LTE용 주파수 확보 경쟁에 부담을 느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특히 이번 경매에서 각 사들은 경쟁하지 않고도 광대역 LTE 서비스를 위한 주파수 확보가 가능했다.

우선 B블록의 인접대역은 KT만이 보유 중으로, SK텔레콤이나 LG유플러스에겐 타 구간보다 매력이 없었다. KT는 B블록을 단독 입찰로 최저가 4,513억원에 확보해 초광대역 전국 LTE망이 가능하게 됐다.

뜨거운 감자는 이통3사 모두 확보하면 광대역 서비스가 가능한 C블록이었지만, LG유플러스가 단독 입찰로 3,816억원에 가져갔다. 2.1GHz 대역 재할당가와 C블록의 경매가를 연동시킨다는 미래부의 방침이 SK텔레콤과 KT에 부담을 준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미래부는 SK텔레콤과 KT이 2.1GHz대역에서 사용 중인 주파수를 각각 40MHz(3G, LTE)씩 재 할당 하고, SK텔레콤이 사용하던 20MHz 폭을 경매에 내놓은 바 있다.

대신 SK텔레콤은 2.6GHz대역 40MHz 폭(D블록)을 9,500억원에 확보하면서 광대역 LTE서비스 기반을 유지했고, 같은 대역 20MHz 폭(E블록)을 협대역 주파수로 추가 확보했다.

특히 D블록은 이번 경매에서 유일하게 최저경쟁가(6,553억원)보다 올랐지만, 허가기간이 10년이란 점을 감안하면 이통3사 중 SK텔레콤이 가장 저렴한 가격에 주파수를 확보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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