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원내지도부 리더십 시험대

▲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와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상견례를 하고 있다. 양당 원내대표는 공교롭게도 소속 의원들의 '불성실'이라는 같은 난제를 만났다. <사진=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여야 원내지도부가 고민에 휩싸였다. 초선의원들 및 당선자들을 위해 준비한 행사 참여율이 저조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 대한 국민적 불신이 높은 상황이라 더욱 부담스럽다. 무엇보다 이는 원내지도부 리더십과도 관련된 문제여서 고민은 더욱 깊어지는 모양새다.

실제 지난 9일 개최된 새누리당 당선자 총회에서는 전체 당선자 가운데 30여명 가까운 인사들이 불참했다. 뒤늦게 부랴부랴 참석한 ‘지각생’도 있었다. 총선 참패로 뼈를 깎는 쇄신이 필요하다는 당 안팎의 목소리가 무색해진 대목이었다.

◇ 여야 원내지도부, 초선의원들 저조한 참석율에 고민

총회를 주재한 정진석 원내대표가 비난여론을 의식했는지 “오늘, 내일, 모레까지 연속 워크숍들이 준비돼 있다. 3일 연속 강행군이어서 힘드시겠지만, 되도록 참여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할 정도였다.

다음 날 열린 새누리당 초선의원 연찬회에서도 쓴 소리는 이어졌다. 연찬회 강연자로 나선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연찬회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새누리당이 처한 엄중성을 여러분들이 아직 못 느끼는 것 같다”며 “일주일 중 3일 정도는 철야를 해야 한다”며 절박함 없는 태도를 질책하고 나섰다.

상황은 더불어민주당도 다르지 않았다. 같은 날 열린 더민주 초선의원 당선자 워크숍에도 빈자리가 적지 않았던 것. 전체 57명의 초선의원 가운데 참석한 초선의원은 30명이 채 안된 것으로 파악됐다. 일부 의원들이 부랴부랴 참석해 출석률은 간신히 80%를 넘었으나 체면을 구기는 것은 피하지 못했다.

사회를 맡은 기동민 대변인은 “(새누리당 당선자 총회에) 많은 분들이 참석을 안해 정신을 못차렸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각자의 사정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20대 국회를 시작하기도 전에 반성문부터 시작할 수 있다”고 책망했다.

◇ 초선의원 통제 가능할까, 여야 원내지도부 리더십 시험대

우상호 원내대표는 조금 더 강한 어조로 경고를 보내기도 했다. 우 원내대표는 “국회의원의 첫째 책무는 성실성”이라며 “촉박한 시일이긴 하나 첫 워크숍부터 지각하거나 이 시점에 도착하지 않은 모습은 국의원의 준비로 보면 바람직하지 않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특히 우 원내대표는 “이런 모습으로 국회를 시작하면 앞으로 국회 상임위나 본회의에서도 끊임없이 지각하고 결성할 가능성이 있다”며 “앞으로 당 활동에 결석을 하거나 불성실하게 활동을 하면 상임위 배치부터 불이익을 드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실 국회의원은 헌법상 지위가 보장된 헌법기관으로 당 지도부라고 하더라도 의원 개개인의 행동을 강제할 수 있는 권한은 없다. 공무원 조직과 같이 일사분란함은 찾아보기 어렵다. 실제 의원 개개인도 당의 행사보다는 지역구 행사를 더 살뜰히 챙기는 게 현실이다.

물론 당 지도부는 상임위 분배나, 공천, 권력 등을 가지고 통제가 가능하다. 그러나 이는 반강제적이고 간접적인 방법으로 부작용도 많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라는 의미다. 결국 당 지도부의 리더십으로 해결해야할 문제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더민주의 한 의원실 관계자는 “당 행사나 일정에 적극적으로 참석해야하는 것은 의원의 당연한 책무이고 옳은 지적”이라면서도 “의원들에게 실질적으로 배지를 달아주는 것은 지도부가 아니라 지역 유권자들이다. 고압적인 모습은 반발을 살 수 있어 모양새가 좋지 않다”고 뒷말을 남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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