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휴스틸이 부당해고 판정을 받고 복직한 직원들을 화장실 앞에 앉도록 해 파문이 일고 있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신안그룹 계열의 휴스틸이 부당해고 판정을 받고 복직한 직원에게 인격모독성 조치를 내린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이이 따라 수차례 범죄행위에 연루됐던 오너일가를 비롯해 회사 전반의 도덕성 문제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복직 직원들에게 “화장실 앞에 앉아라”

고용노동부는 최근 휴스틸에 대한 근로감독 실시를 검토 중이다. <SBS 뉴스>를 통해  보도된 복직 직원 ‘화장실 앞 근무’ 논란 때문이다.

회사의 강제적인 희망퇴직 조치에 반발해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낸 휴스틸 직원 3명은 중앙노동위원회로부터 복직 판정을 받고 지난달 7개월여 만에 복직했다. 하지만 회사가 이들에게 내준 자리는 화장실 앞 책상이었다. 컴퓨터는 물론 전화기조차 없었다. 누구라도 모멸감을 느낄 수 밖에 없는 보복성 자리 배치로 비쳤다. 해당 직원 3명이 재차 노동청에 진정서를 제출한 뒤에야 화장실 앞 근무는 끝났다.

노동계 관계자는 “부당 해고 판정을 받은 복직자나 회사의 말을 듣지 않는 노조 간부 등을 구석진 빈 책상이나 회의실 등에 배치해 극도의 스트레스를 주는 경우가 적지 않지만, 화장실 앞은 너무 심했다”며 혀를 찼다.

어쩌면 해고보다 더 큰 상처를 남길 수 있는 일이지만 이를 처벌할 법적 근거는 없는 실정이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도덕적으로는 비난을 살 수 있지만, 화장실 앞에서 근무하게 한 것 자체를 처벌할 조항은 없다”며 “때문에 그 외에 다른 노동관련 규정들을 잘 지키고 있는지를 살펴보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휴스틸 측 “전면 재조사 후 조치 취할 것”

▲ 대출알선수재 혐의로 수감 중인 박순석 신안그룹 회장은 최근 상습도박 혐의가 추가됐다.
휴스틸이 속한 신안그룹이 도덕성 논란에 휩싸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오너일가부터 법원과 감옥을 쉴 새 없이 오가고 있다.

‘막노동 신화'의 주인공인 박순석 신안그룹 회장은 지금 감옥에 있다. 지난해 대출알선수재 등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2년형을 선고받은데 이어 지난 1월 항소심에서 징역 1년 2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그룹계열사인 저축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해주고, 뒷돈을 챙긴 혐의다. 또 이를 은폐하고, 다른 이에게 덮어씌우기 위해 증거를 조작한 사실도 드러났다.

박순석 회장은 지난 16일 또 다른 혐의로 징역 10월을 선고받았다. 이번엔 상습도박 혐의다. 마카오에서 억대 도박판을 벌인 사실 등이 드러난 것이다. 2003년에도 이른바 ‘골프 도박’ 혐의로 기소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의 유죄를 받은 바 있다.

박순석 회장의 차남인 박상훈 전 신안상호저축은행 대표는 2004년 주가조작 사건에 연루돼 구속됐다. 주가조작 세력에게 돈을 대주고 이익을 취한 혐의다. 2013년엔 대부업체에 돈을 대주며 ‘이자놀이’를 한 사실이 드러나 금융당국으로부터 ‘해임 권고’에 해당하는 제재를 받기도 했다.

도덕성 문제로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는 박순석 회장과 그의 차남은 현재 휴스틸 등기이사다.

휴스틸 측은 이번 사건에 대해 전면 조사를 펼쳐 책임자를 문책할 방침이다. 휴스틸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화장실 앞 근무를 지시했던 인사팀장에게 우선 시말서를 쓰게 했으며, 사건이 확대됨에 따라 전면적인 재조사에 착수한 상황이다. 조사 결과에 따라 추가 조치가 있을 것”이라며 “현재 항의 전화가 많아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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