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진해운 사태와 관련해 최은영 유수홀딩스 회장(한진해운 전 회장)의 책임론이 거세지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사태 후폭풍이 거세다. 국내 1위, 세계 7위 해운사의 침몰은 개별 기업 문제를 넘어 국내외 해운ㆍ항만ㆍ수출 산업에 대규모 피해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입항 거부 사태로 한진해운 화물선 수십 척이 해상에 발이 묶이면서 물류 대란 사태도 현실화되고 있다. 

◇ 회사 침몰로 내몰고 이익 챙기기 ‘급급’

이에 따라 이 같은 사태를 야기한 경영진에 대한 책임론이 커지고 있다. 특히 부실 경영에 대한 책임도 지지 않은 채 자기 잇속만 챙겨 온 최은영 유수홀딩스 회장(전 한진해운 회장)에 대한 비난 여론이 뜨겁다. 

최은영 회장은 '한진해운 사태'와 관련,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됐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오는 27일 해양수산부 국감에 불러 한진해운의 법정관리행에 대한 책임을 추궁키로 했다. 또한 최 회장은 9일 열리는 '조선·해운 구조조정 청문회'에도 출석해 추궁을 받을 전망이다.

최 회장은 한진해운을 경영 위기에 빠뜨린 장본인이면서도 책임을 미룬 채 자신의 몫 챙기는데 몰두해왔다는 책임론에 휩싸인 상태다.

실제로 한진해운의 시련은 최 회장이 경영의 키를 잡은 뒤에 시작됐다. 최 회장은 남편인 조수호 전 한진해운 회장이 2006년 지병으로 별세 한 뒤 경영 바통을 이어받았다.

전업주부에서 매출 6조원대 기업의 수장으로 변신한 최 회장은 한 때 '해운여제'로 불리며 주목을 끌었다. 하지만 2008년부터 시작된 글로벌 경제위기와 해운업 침체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회사를 위기에 빠뜨렸다. 2011년을 전후해 무리하게 비싼 용선료를 주고 배를 빌린 것도 패착이었다.

이에 따라 회사는 부채율이 1460%까지 폭등하는 등 최악의 '유동성 위기'에 빠졌다. 결국 2014년 최 회장은 시숙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에게 지분과 경영권을 넘기고 물러났다.

▲ 최은영 유수홀딩스 회장(한진해운 전 회장)이 '미공개정보이용 의혹'으로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하지만 최 회장은 회사가 몰락해가는 모습을 보면서도 자신의 잇속을 챙기는데 급급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거액의 퇴직금과 보수를 챙겨가는가 하면, 알짜 계열사를 따로 떼 갔다. 최 회장은 한진해운을 떠날 때 연봉과 퇴직금으로 97억원을 받아가 도덕적 해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경영권 이전 당시엔 한진해운 사옥뿐만 아니라 지주사인 한진해운홀딩스(현 유수홀딩스)를 챙겨 알짜 회사인 싸이버로지텍, 유수에스엠 등을 계열사로 편입했다. 이들 회사는 한진그룹과의 지분관계가 끊겼지만, 사업 거래 관계는 이어갔다. 유수에스엠과 싸이버로지텍은 한진해운과의 거래 의존도가 각각 35%, 29%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유수홀딩스 역시 한진해운으로부터 사옥 임대 수익료로 연간 140억원을 챙기고 있다. 

유수에스엠은 최근 수십억대 호화 요트를 보유 중인 것으로 알려져 눈총을 사고 있다. 유수에스엠은 이탈리아 페레티780이라는 고가의 요트를 보유하고 있다.

유수에스엠은 선박 및 선원관리를 주요 사업으로 하는 회사다. 물론 요트 사업도 영위 중이다. 하지만 해당 요트가 사업에 투입된 흔적을 찾기 어렵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최 회장의 개인 소유가 아니냐는 뒷말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유스홀딩스 관계자는 “유수에스엠은 요트 사업을 영위 중이고, 해당 요트도 실제로 운행이 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 국감 증인 채택 … 집중 추궁 이뤄질 듯

최 회장은 '먹튀 논란'에도 휩싸인 상황이다. 최 회장과 자녀들은 한진해운 자율협약 직전에 한진해운 잔여 보유 주식을 전량 처분해 파문을 일으켰다. 검찰은 최 회장이 미공개정보(자율협약)를 미리 알고 주식을 처분, 손실을 피한 것을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한진해운이 법정관리 절차에 들어갔음에도 최 회장의 '모르쇠' 태도는 계속되고 있다. 업계에선 최 회장이 사재 출연 등 최소한의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지만 최 회장은 입을 다물고 있다. 

이에 대해 유수홀딩스 관계자는 "현 시점에선 뭐라 드릴 말이 없다"며 "최 회장이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된 만큼, 그 자리에서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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