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몽드드 '오리지널 아기물티슈' 제품.<몽드드 제공>
[시사위크=백승지 기자] ‘착한 물티슈’ 몽드드의 배신이다. ‘오리지널 아기물티슈’ 제품에 기준치를 4000배나 초과한 세균이 검출됐다. 몽드드는 앞서 오너 마약 복용 혐의로 회사 신뢰도에 치명타를 입은 바 있다. 사안이 불거질 대마다 소비자 불매운동이 이어지면서 후폭풍이 상당할 전망이다.

◇ 친환경 물티슈라더니… ‘뿔난’ 소비자

9일 한국소비자원은 화장품, 물티슈 등 생활용품 총 27종을 검사했다. 이 중 몽드드의 ‘오리지널 아기물티슈’ 제품에 과도한 양의 세균이 검출됐다. 기준치를 4000배나 넘긴 4000cfu/g이 검출돼 소비자 분노가 가중되고 있다. 특히나 해당제품은 평소 신생아 위생용품으로 인기를 끌어 임산부와 육아카페를 중심으로 성토여론이 번지는 상황이다.

현재 몽드드는 자체 회수를 진행하고 있다. 전 제품이 아닌 2016년 6월 24일 제조한 제품에 대한 리콜을 실시한다. 자체 시험결과를 통해 문제의 제품이 제조된 롯트 제품에만 이상이 있다고 확인했다는 것이다. 타 롯트에서 제조된 상품은 리콜 대상에서 제외했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물티슈를 만드는 물이나 원단 등에서 미생물이 증식할 수도 있다”며 “식약처가 향후 유입 경로를 파악해 합당한 행정 조치를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피해는 이미 예고됐다. 몽드드 공식 홈페이지에는 환불 및 사과를 요구하는 소비자들의 원성이 자자하다. 9일 몽드드 홈페이지 Q&A란은 “고객센터 전화 좀 받으세요” “아기 어릴때부터 사용해온 제품인데 너무한 것 아니냐” “다른 제조일자도 환불해달라” 등 피해접수가 빗발치고 있다. 물티슈를 집에서 직접 만들어 쓰겠다는 노케미족도 늘어나 유튜브에 관련 영상이 상위 랭크되고 있다.

몽드드는 그간 ‘친환경’과 ‘품질’을 강조해왔다. ‘물티슈도 우유처럼 신선함을 따지자’라는 야심찬 캐치프레이스 아래 ‘무료리콜제’ 등을 실시하며 품질경영을 실천했다. 몽드드를 믿고 제품을 구매해온 소비자들에게는 이번 세균검출이 더욱 뼈아프게 다가오는 이유다. 적발 하루 전인 7일 ‘대한민국 올해의 히트상품 대상’을 4년 연속 수상한 점도 허탈한 마음을 부추긴다. 품질에 대한 신뢰가 높았던 만큼 제품 보이콧이 한동안 지속될 양상이다.

◇ 유해성논란에 오너리스크까지… ‘잡음’ 계속

▲ 몽드드 유정환 전 대표.<뉴시스>
‘신뢰’를 무기로 하는 몽드드는 2014년 물티슈 유해성 논란에 역풍을 맞은 바 있다. 최근 논란이 된 가습기살균제 성분 ‘CMIT/MIT’보다 독성이 더 높은 ‘세트리모늄브로마이드’ 성분이 검출된 것이다. 당시 몽드드는 “0.1% 이하로 화장품에 사용할 수 있는 안전한 물질”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피해는 고스란히 돌아왔다.

몽드드에 따르면 당시 물티슈 논란으로 하루 평균 판매량이 80%까지 급감했다. 회사의 존폐까지 거론될 정도로 창립 이래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협력사와의 거래 중단과 밀려드는 환불 요청에 피해가 막심했다.

존폐 위기에도 몽드드는 한발 앞선 대응을 해왔다. 진위여부를 떠나 환불을 원하는 모든 고객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유해성 논란에서 빠르게 벗어난 것이다. 이후 산업통상자원부가 재검토를 통해 논란에 종지부를 찍자 불매여론은 옹호여론으로 돌아섰다. 고객 충성도도 높아졌다. 반면 1000건 이상의 막대한 환불로 인한 피해금액도 떠안아야 했다.

2015년에도 한 차례 위기가 있었다. 창업주인 유정환 전 대표가 마약투약으로 기소된 것이다. 당시 유 전 대표는 수면유도제 ‘졸피뎀’을 복용한 뒤 서울 강남 일대에서 연쇄 교통사고를 내며 달아났다. 마약류관리법 위반, 절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상‧도주차량 등 각종 혐의가 적용돼 징역 2년 형이 확정됐다. 유 전 대표는 이후 몽드드 대표직을 사퇴했다.

그러나 유아전문 물티슈 업체의 대표가 마약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는다는 소식은 기업 이미지에 치명타가 됐다. 당시 유 전 대표를 지지했던 소비층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불매운동과 환불요청이 줄을 이었다. 특히 유 전 대표가 2013년 성공 비결을 “정직함”이라고 밝힌 한 매체와의 인터뷰까지 재조명되며 평판은 바닥을 쳤다. 몽드드는 밀려드는 환불요청에 자유게시판을 비밀글로 강제 변경하며 공분을 사기도 했다.

몽드드는 유정환 대표와 피아니스트 이루마가 2009년 설립한 회사다. 월세 100만원의 조그만 사무실에서 시작해 3년 만에 연매출 100억을 넘는 기염을 토했다. 우리 아이를 위한 ‘웰빙’ 물티슈로 입소문을 타며 엄마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러나 대표이자 창립자인 유 전 대표의 오너리스크에 유해성 논란이 이어지며 그간의 성공신화에는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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