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순실 정국'에서 무당층이 급증하고 있다. 사진은 16일 서울 중구 파이낸스센터 앞에서 민중총궐기투쟁본부와 시민들이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 집회를 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시사위크=은진 기자] ‘최순실 게이트’ 파문으로 무당층이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번 사태의 ‘공범’으로 지목되고 있는 새누리당의 지지율 하락세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기존 새누리당 지지자들이 지지 정당을 정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데일리안이 의뢰해 여론조사 기관 알앤써치가 무선 100% 방식으로 실시한 11월 3주차 정례조사에 따르면, 새누리당 지지율은 전주 대비 1.1%p 하락한 18.8%에 머물렀다. 민주당과 국민의당도 전주보다 각각 2.4%p, 1.2%p 떨어진 29.9%와 12.5%를 기록했다. 아울러 정의당(4.8%)도 전주 동일조사 대비 1.4%p 떨어졌다.

반면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고 답한 무당층은 33.9%로 나타났다. 무당층의 비율은 같은 달 첫째 주 조사 당시 28.5%에서 둘째 주 27.9%를 거쳐 이번 조사에선 30%를 넘어섰다. 앞서 무당층의 지난달 평균치는 25.0%로 새누리당과 민주당보다 뒤쳐진 수치였다.

특히 지난 달 정당 지지도 조사 평균치에 따르면 당시 무당층은 25.0%으로 집계된 바 있다. 새누리당은 31.3%, 민주당은 26.8%였다. 대다수의 새누리당 지지자들이 무당층으로 이동했다고 분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야당 지지율 역시 지난 달 대비 동반 하락한 점을 보아 보수 성향 무당층이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리얼미터가 17일 발표한 11월 3주차 주중집계에서도 무당층은 21.3%로 집계됐다. 전주 정례조사 주중집계와 비교했을 때 0.6%p 감소했지만 미미한 수치다. 반면 각 정당의 지지율은 하락세를 보였다.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은 지난주 대비 1.5% 하락한 30.5%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TK와 충청권, 서울에서 지지율이 빠졌다. 새누리당의 지지율도 지난주 대비 1% 포인트 하락한 18.2%를 기록했다. 지난주 처음으로 10%대 지지율로 내려앉았던 새누리당은 최순실게이트와 당 내홍이 겹치면서 하락세가 이어졌다. 수도권과 충청권, 30~40대, 보수층 등 대부분의 연령과 계층에서 지지율이 빠졌다.

일각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반격’을 시작한 시점과 무당층이 늘기 시작한 시기가 맞닿아 있다고 보기도 한다. 박 대통령이 지난 12일 ‘백만 촛불’ 이후에도 엘시티 비리 사건에 대한 고강도 수사를 지시한 데 이어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인사까지 단행하며 사실상 국정에 복귀한 배경에는 “시간이 흐르면 무당층이 다시 지지층으로 돌아설 것”이라는 생각이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청와대 측은 국정공백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명분을 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용된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사항은 리얼미터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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