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 <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의 거취에 금융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차기 신한금융지주 회장 선출 최종 경합에서 자진 사퇴한 그는 현재 신한은행장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순리’를 명분으로 내세워 차기 회장 대권을 포기한 위 사장이 그룹 2인자 격인 신한은행장 자리를 꿰찰 수 있을지 주목된다. 

◇ 강력한 신한은행장 후보로 하마평

신한금융이 조용병 회장 체제 출범을 앞두고 들썩이고 있다. 차기 회장을 맞이함에 따라 내부 권력 지형에 대대적인 변화가 예고되고 있어서다. 특히 안팎의 관심은 신한은행장 자리에 누가 선임될지에 쏠리고 있다. 신한금융지주 차기 회장으로 내정된 조용병 신한은행장은 오는 3월 임기가 만료된다.

현재 차기 신한은행장으로는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 김형진 신한금융 부사장, 임영진 신한금융 부사장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유력한 후보로 떠오른 인사는 위성호 사장이다. 

위 사장은 차기 지주 회장 자리를 두고 조용병 내정자와 맞대결을 펼쳤던 인사다. 통상 수장 자리를 두고 경쟁을 펼쳤던 핵심 인사가 일선에서 물러나는 게 관례이지만 위 사장은 사정이 다를 것으로 평가된다. 최종 면접에서 자진 사퇴를 하면서 조용병 회장 내정자에게 힘을 실어주는 모습을 연출했기 때문이다.

위 사장은 지난달 19일 열린 차기 회장 선출 최종 면접에서 “신한의 미래를 위해 조 행장이 회장이 되는 것이 순리라고 생각한다. 차기 회장을 도와 조직의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며 자진 사퇴를 뜻을 밝혀 업계를 놀라게 했다.

또 다음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맏이 역할을 잘 하는 분이 (지주 회장이) 되는 게 순리”라는 의중을 밝히기도 했다. 조 내정자는 그룹의 맏이 격인 신한은행을 이끌어 왔으며 위 사장보다 1년 먼저 입행한 선배다.

이 같은 순리 발언을 두고 업계에선 해석이 분분하다. 말 그대로 ‘조직 화합’이라는 대승적 차원에서 조 내정자에게 힘이 실어 준 것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차차기 대권을 노리며 한발 뒤로 물러난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신한은행장은 그룹 내 2인자 격으로 평가된다.

이같은 다양한 해석을 떠나 그는 차기 회장의 선출 과정을 잡음 없이 마무리하는데 기여하면서 안팎의 신망을 대폭 높였다. 여기에 안정적인 경영 성적표까지 갖춘 만큼 가장 강력한 차기 행장 후보로 평가되고 있다.

◇ 조직 화합 명분 확보…‘신한사태’ 꼬리표 ‘변수’

▲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 <뉴시스>
위 사장은 업황 악화 속에서도 신한카드 업계 1인자 자리를 공고히 하며 금융 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경영 성과가 우수한 덕에 두 차례나 연임에 성공했다. 위 사장의 임기는 오는 8월 만료된다.

물론 위 사장의 거취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해석도 있다. 신한금융은 한동우 회장 체제를 맞이한 이후 ‘신한사태’의 그림자에서 벗어나려고 애썼다.

조 내정자가 선임된 배경에도 이 같은 이유가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조 내정자는 신한사태 당시 특정 계파에 편입되지 않고 중립적인 입장을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위 사장은 당시 라응찬 전 회장 편에 섰던 인사라는 꼬리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조용병 회장 체제는 신한사태의 후유증을 털어내는 것을 숙제로 품고 있다. 이 때문에 대대적인 세대 교체과정에서 그의 거취 향방도 속단하기 어렵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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