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이동통신3사의 지난해 실적개선에 IPTV 등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뉴시스>
[시사위크=장민제 기자] 국내 이동통신3사 중 SK텔레콤만이 지난해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자회사 SK플래닛의 성장통 때문이다. 다만 별도기준으론 3사 모두 실적 개선을 보였다. 눈길을 끄는 건 3사 모두 무선수익 증가폭은 미미한 반면 IPTV 등 미디어 사업은 크게 성장했다는 점이다.

지난해 이통3사의 실적을 연결기준으로 살펴보면 KT와 LG유플러스는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 모두 증가했다. KT는 2011년 이후 최대 영업이익(1조4400억원)을 올렸고, LG유플러스의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18.1% 상승한 7465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SK텔레콤의 영업이익은 1조5457억원으로, 같은 기간 10% 감소했다.

하지만 이 같은 성적은 자회사들의 성장·부진을 모두 포함한 결과다. KT는 금융사 BC카드, 부동산 계열사 KT에스테이트 등의 성장이 실적호조에 기여했다. SK텔레콤은 11번가 등 커머스 사업을 맡은 SK플래닛의 수익감소로 성장에 발목을 잡혔다.

◇ 통신업체로서 실적 어떻게 되나?

이통3사 본연의 경쟁력인 무선, 인터넷, IPTV 사업 등의 실적을 살펴보면, 무선매출의 성장은 정체된 반면 인터넷, IPTV 및 미디어 콘텐츠의 성장은 뚜렷했다.

우선 SK텔레콤의 이동전화매출은 재작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0.9%(1030억원) 감소했다. 그러나 인터넷, IPTV, 콘텐츠 등의 사업을 맡은 SK브로드밴드의 매출은 같은 기간 7.7%(2120억원) 증가한 2조9430억원으로 집계됐다. IPTV 가입자 수가 13.8% 증가한 덕분이다.

지난해 KT의 이동전화매출도 7조4183억원으로 전년 대비 0.6%(476억원) 오르는데 그쳤다. 반면 같은 기간 초고속인터넷 매출은 1조7330억원에서 1조9299억원으로, IPTV 등 미디어/콘텐츠부문은 1조6623억원에서 15.8% 증가한 1조925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이동전화 부문보다 IPTV 등 미디어 콘텐츠 부문이 더 큰 폭으로 성장한 셈이다.

이 같은 양상은 LG유플러스에서도 나타났다. LG유플러스의 지난해 이동전화매출은 5조4320억원으로, 전년 대비 2.1%(1100억원) 증가했다. 반면 IPTV, 초고속인터넷 등 TPS 매출은 전년 대비 9.8%(1414억원) 증가한 1조5847억원을 기록했다.

업계에선 이동통신시장이 포화된 상황에서 성장 동력의 무게추가 IPTV, 미디어로 기울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들은 재작년부터 독점콘텐츠 확보와 모바일 동영상 플랫폼 구축 등에 투자를 확대했다. 특히 이통3사 모두 현재 AI(인공지능), IoT 등 새로운 사업을 준비하고 있어, 성장축의 이동이 점차 가속화될 전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통신사들의 성장엔 이동통신보다 미디어·콘텐츠 등의 비중이 더 컸다”며 “신성장사업들도 이동통신 가입자를 기반으로 하지만, 5G 등 새로운 통신기술이 상용화된다 해도 무선수익이 회복될 진 미지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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