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노동신문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및 국무위원장이 지상대·지상중장거리 전략탄도탄 '북극성-2'형 시험발사를 현지지도 했다고 13일 보도했다. <노동신문, 뉴시스>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벚꽃 대선이 예측된 상황에서 ‘북풍’이 다시금 불 것으로 감지되는 상황에서 자유한국당이 이를 주도해 대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북한발 변수가 선거에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가 있는 ‘북풍’은 국민들의 안보 심리를 자극해 상대적으로 보수 정권에게 유리한 표심 확보가 의도되는 행위로 정의할 수 있다.

▲1987년 대선 대한항공 858 폭파사건 ▲ 1992년 대선 중부지역단 사건 ▲1997년 대선 북한 무력시위 요청한 총풍사건 ▲ 2012년 대선 북방한계선 포기 발언 등이 대표적이다.

이 사건들은 당시 여당인 민주정의당・신한국당・한나라당・새누리당 등이 대선에서 유리한 국면으로 전환시키기 위해 부각 시켰다는 의혹이다.

이 같은 의혹이 있는 북풍과 관련, 최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이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피살까지 이어지는 현 상황에서 한국당이 이를 주도해 향후 대선에서 보다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는 의도라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이는 한국당 대선후보로 출마한 원유철 전 원내대표의 15일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핵 무장론’과 무관하지 않다.

원 전 원내대표는 이날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현 국내 정세에 대해 “(북한이) 언제 광란의 도발을 할 지 모르는 매우 불안정한 상태”라며 “이성이 마비돼 가고 있는 정권의 오판을 막고 광란의 무력도발 멈출수 있는 길은 북한보다도 우리가 훨씬 강력한 핵 억제력 갖추는 길”이라고 핵 무장론을 다시 언급했다.

▲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이 지난 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공항에서 여성 2명에게 독침으로 피살당했다. 사진은 김정남이 지난 2010년 중앙일보와의 인터뷰 당시 공개된 모습. <중앙선데이, 뉴시스>

그는 또 “혈육인 김정남마저 공개된 장소에서 살해한 북한의 광기어린 독침과 북의 핵과 미사일 도발이 언제 우리를 향해 날아올지 모르는 안보적으로 엄중한 상항”이라고 국내 안보 정세를 진단하는 발언도 이어갔다.

정우택 원내대표 역시 비대위원회의에서 “북핵 미사일이 나날이 고도화되고 있다”며 “2017년 말 핵 완성,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가 마무리되는 과정이라고 말도 하고 현실화되고 있다”고 북한이 국내 안보에 위협이 되고 있다는 뉘앙스의 주장을 했다.

그러면서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해 “(사드 배치를) 반대만 하고 대안을 제시 못하는 문재인 대표가 과연 대선주자로서 자격 있는지 다시한번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을 이어갔다.

이에 대해 정치권은 한국당의 ‘북풍’ 여론 주도로 국내 안보를 걱정하는 국민들에게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와 관련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북한의 무모한 미사일 도발이 결국 한반도 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는 가운데 친박계 다선의원이 무책임하게도 선제타격을 주장하고 있다”고 한국당을 향해 비판하며 북풍 차단에 나섰다.

이어 “트럼프 행정부나 박근혜 정권이나 국내정치의 위기를 만회하기 위해 북한의 무모함을 악용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추 대표는 “선제타격과 같은 그 어떠한 군사적 조치도 자칫하면 우리 민족 전체의 공멸을 초래할 수 있다”며 “우리 정부는 물론 국제사회 역시 북핵 문제의 해결을 위해 유엔 결의에 따른 강력한 제재와 함께 마지막까지 대화의 노력을 놓지 말아야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당 대선 주자로 나선 천정배 전 공동대표 역시 같은날 성명을 통해 “정치권은 또한 김정남 피살 이후 남북 긴장관계가 악화되는 것과 조기 대선을 앞둔 국내 정세에 탄핵정국 흔들기 등 새로운 북풍 이슈로 악용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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