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SBS 프리즘 타워에서 열린 서울방송과 한국기자협회 공동 개최 '2017 국민의 선택, 대통령 후보 초청 토론회'에 참석한 자유한국당 홍준표(왼쪽부터), 국민의당 안철수, 바른정당 유승민, 정의당 심상정,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시사위크=은진 기자] 5·9 대선을 앞두고 열린 첫 TV토론회에서 5명의 대선주자들이 맞붙었다. 후보들은 안보·경제·교육정책 노선은 물론 상대 후보의 정치적 성향을 두고도 날선 공방을 벌였다.

문재인(더불어민주당)·홍준표(자유한국당)·안철수(국민의당)·유승민(바른정당)·심상정(정의당) 후보는 13일 서울 목동 SBS 프리즘 타워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SBS 주최 합동 토론회에 참석해 설전을 펼쳤다. 5명의 후보들은 처음 개최되는 합동 토론회를 앞두고 긴장감이 역력한 표정이었다.

◇ 후보들, ‘한반도 선제타격설’에는 “전쟁 막아야” 한목소리

한반도 전쟁설이 불거지고 있는 것에 대해 후보들은 “전쟁은 막아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다만 각론에서는 차이를 보였다.

홍준표 후보는 “우선 미국 측과 협의해 선제타격이 이뤄지지 않도록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중국도 마찬가지”라며 “선제타격이 이뤄지면 전군비상태세 내리고 전투준비에 들어가 국토 수복작전에 즉각 돌입하겠다”고 말했다.

안철수 후보는 “가장 최우선적으로 미·중 정상과 통화하겠다. 와튼 스쿨 동문이기도 한 트럼프에게 전쟁은 절대 안 된다고 얘기하고 시진핑에게도 북한에 압력 가하라 얘기할 것”이라며 “다음 즉각 성명을 내 북한 도발 즉각 중단하라 하고 그다음 안보태세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유승민 후보는 “선제타격은 예방적 자위권 조치다. 한·미간 긴밀히 협력해야하기에 안보를 중시하는 대통령이 돼야 한다”며 “모든 군사적 준비 다 한 다음에 선제타격 해야 하고 우리의 군사적 준비 다 하고 해야 한다. 가능한 그런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심상정 후보는 “대통령 특별 담화로 한반도 군사적 행동 없어야한다는 점을 설명하겠다. 미·중에 필요하면 특사를 파견해 평화를 설파하겠다. 국민의 안전을 위한 비상조치도 취하겠다”고 했다.

문재인 후보는 “미 대통령에 전화해 우리의 동의 없는 선제타격은 안 된다 말하고 포기시키겠다”며 “다음 전군 비상태세 내리고 비상체제로 국가를 운영하겠다. 다음 북한에 핫라인으로 선제타격 빌미될 행동 즉각 중단하라 설득하고 중국과도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옆을 지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문재인 “북한 안 갈 겁니까?” vs 홍준표 “대답할 수 없다”

홍 후보는 문 후보의 안보관을 공격했다. 홍 후보는 2007년 유엔 북한 인권결의안 표결을 앞두고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이었던 문 후보가 북한의 견해를 물었다는 이른바 ‘송민순 회고록’ 논란에 대해 질문했다. 문 후보는 “아니다. (당시 회의) 참석자들마다 기억이 다를 수 있지만 외교부 회의록에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홍 후보는 “(대통령이 되면) 북한에 먼저 갈 것이냐”고도 물었다. 그러자 문 후보는 “북한 핵을 완전히 해결할 수 있다면, 홍 후보는 북한에 안 가실 것이냐”고 되물었다. 홍 후보는 잠시 머뭇거리다 문 후보의 ‘공공일자리 81만개’ 공약으로 주제를 바꾸려고 했다. 그러자 문 후보는 “대답해보라”고 했고, 홍 후보는 “아니 그건 대답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말끝을 흐렸다.

홍 후보는 문 후보를 향해 “친북좌파라서 주적”이라고 하기도 했다. 이에 문 후보는 “지금의 안보 위기에 이명박·박근혜 정권도 책임이 있느냐”고 물었고 홍 후보는 “그 정권의 책임이 아니고 지금의 안보위기는 DJ·노무현 정권 10년 동안 북한에 수십만 달러를 퍼준 것 때문”이라며 “DJ·노무현 정권 때 북핵 해결한 게 있느냐. 더 발달했고 돈 대줬다. 지금 와서 자기가 (대통령) 올라가면 하겠다고 어처구니없는 말을 한다”고 답했다.

그러자 문 후보는 “지금의 안보 위기에 대해서 10년 동안 통치한 정권이 그 앞 정권을 향해 ‘남탓’을 하느냐”며 “그것이 대통령 될 사람의 자세인가. 깊은 반성 바란다”고 일갈했다.

▲ 국민의당 안철수(오른쪽) 후보와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악수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안철수 “민주당과 합당은 없다… ‘촛불정신’ 헌법에 포함해야”

안 후보는 국민의당이 향후 다른 정당과 합당할 것이라는 질문을 집중적으로 받았다. 홍 후보는 “제대로 국정운영하려면 적어도 (원내) 1, 2당은 돼야 한다. 제가 보기엔 호남 1중대가 민주당, 호남 2중대가 국민의당으로 보이는데 선거 끝나면 합당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안 후보는 “그럴 일은 없을 것”이라며 “박근혜 전 대통령은 150석 넘는 정당을 가지고 제대로 잘 했느냐. 결국 중요한 건 대통령 본인이 얼마나 협치를 잘하느냐 이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홍 후보는 “사드 배치 놓고도 (입장이)왔다갔다 했는데, 지금 합당 안한다고 하는데 합당하면 어떻게 할 것이냐”고 재차 물었다. 안 후보는 “그럴 일 없다. 이미 작년 총선에서도 돌파력을 보여드렸고 지금도 돌파력 보여주고 있다”고 여유 있는 웃음을 띠기도 했다.

문 후보도 안 후보를 향해 “민주당과 함께 안하면 바른정당, 자유한국당과 같이 하느냐”고 말했다. 안 후보는 “합당을 안 한다는 것이지 민주당과 함께 하지 않겠다는 게 아니다”는 취지로 답했다.

문 후보는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당시 안 후보가 정당강령에서 5·18광주민주화운동 정신을 삭제하자고 했다는 논란을 다시 꺼내기도 했다. 안 후보는 “실무자들이 논의하는 과정에서 잘못된 발언이 나온 것이다. 저는 바로 잡았다. 지금 국민의당 강령에 보면 모두 명시돼있다”며 “잘못 알려진 흑색선전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5·18정신을 헌법정신에 넣자는 문 후보의 주장에 “물론 동의한다. 작년 11월부터 진행된 비폭력평화혁명도 포함시켜야 한다고 본다”고 답했다.

◇ 홍준표 vs 유승민, ‘진짜 보수’ 설전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홍 후보와 유 후보는 ‘보수 적자’를 놓고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홍 후보는 유 후보를 향해 “시중에서는 유 후보가 (박 전 대통령을) 정책적으로 배신했다, 강남 좌파라고 한다”고 일갈했다.

유 후보는 “저는 새로운 보수가 나아가야할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저는 홍 후보처럼 재벌 대기업의 이익을 대변해서는 보수가 설 땅이 없다고 본다”며 “홍 후보가 ‘극우 후보’란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 것처럼 저도 강남좌파란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다.

유 후보는 홍 후보를 향해 “홍 후보는 누구보다 뼛속까지 서민이라고 주장하면서 내놓은 정책을 보면 재벌의 이익을 대변하는, 아주 낡은 보수가 하던 정책을 계속 고수하고 있다고 본다”며 “그런 보수로는 앞으로 희망이 없다. 우리 보수가 억울한 서민들을 위해 눈물을 닦아주는 보수가 돼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 정의당 심상정(왼쪽) 후보와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악수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심상정 “대선후보 자격부터 따져야” vs 홍준표 “왜 나만 사퇴했나”

심 후보는 홍 후보를 향해 “정책보다 (대선후보) 자격부터 따져야 한다”고 공격했다. 그러자 홍 후보는 “대선에 나오셨으면 4월 9일 이전에 의원직 사퇴해야 한다. 대선 떨어지고 의원 계속 하는 게 되나. 당당하게 의원 사퇴하고 대선에 임해야 한다”며 심 후보를 비롯한 안·유 후보를 겨냥했다. 그러면서 “왜 자기들은 사퇴 안하고 저만 한 달 전에 (사퇴) 안해서 보궐선거 안했다고 꼼수니 뭐니 이야기하나”고 억울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심 후보는 홍 후보에게 “민주노총과 전교조를 응징하겠다고 했는데 때려잡겠다는 것이냐 어떻게 하겠다는 것이냐”고 물었다. 홍 후보가 “그 방법을 여기서 밝히는 것은 적절치 않다. 경남지사를 할 때 한번 (노조와) 붙어봤다”고 답하자 심 후보는 “헌정파괴 정당다운 발상”이라고 응수했다.

심 후보는 그러면서 “(홍 후보는) 청년일자리를 위해 민주노총을 응징하겠다고 했는데, 제가 대통령이 되면 그동안 부정축재 재산을 환수하고 홍 후보가 국민세금으로 사모님 생활비 드리고 그랬던 돈 알뜰하게 챙겨 청년일자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에 홍 후보가 웃으며 “대통령이 안 될 것이니 그런 꿈 안 꾸셔도 된다”고 하자 심 후보의 표정이 굳었다. 심 후보는 “홍 후보 같은 분 때문에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헌정질서 유린하는 국정농단이 계속되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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