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 의정부 집중유세에서 문재인 후보와 김두관 공동선대위원장이 손을 잡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사죄하는 마음으로 문재인 후보를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뛰었다. 19대 대선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된 이후 하루 평균 400여km를 움직였다. 차량에 기록된 누적이동거리만 7,500km가 넘었다. 유세가 열리는 날이면 누구보다 먼저 가서 선거운동원을 격려했고, 마지막까지 남아 시민들과 소통했다. 전통시장 등을 돌며 언론에 노출되지 않는 곳에서의 활약도 컸다. 김두관 문재인 후보 공동선대위원장(경기 김포시갑 국회의원) 얘기다.

문재인 캠프 측은 당초 ‘영호남 모두의 지지를 받는 대통령’이라는 기조 하에 ‘선 영호남 후 수도권’ 선거운동 계획을 수립했었다. 그러나 영남지역에서 홍준표 후보로의 보수결집이 일어남에 따라, 중후반 전략도 수정될 수밖에 없었다. 영남공략에 보다 많은 투자가 이뤄졌고, 문재인 후보도 부산‧울산을 포함해 총 6차례나 이 지역을 찾았다.

◇ “기자들 월급 올리려고 마산서 직접 신문 팔던 김두관”

이 과정에서 김 위원장이 가진 전략적 가치는 누구보다 중요했다. 남해군수로 시작해 최초로 민주진영 소속 경남도지사에 오를 정도로 이 지역 바닥민심을 꿰뚫고 있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남해신문 대표시절 신문을 팔기 위해 직접 발품을 팔았던 김 위원장의 모습을 기억하는 지역민들도 적지 않았다. 김 위원장이 연단에 올랐을 때 가장 큰 함성과 지지가 나왔던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 부산 동래구 유세에서 문재인 후보 지지를 호소하는 김두관 위원장
김 위원장의 각오도 남달랐다. 지난 2012년 대선출마를 위해 도지사직을 내려놓은 것에 대한 사죄의 의미도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 기자와의 인터뷰 때마다 그는 “난 경남도민들에게 원죄가 있는 사람”이라며 괴로워했었다. 특히 후임 도지사로 현재 자유한국당 대선후보인 홍준표 후보가 오자 괴로움은 더 컸었다.

그래서 홍 후보의 실정을 부각시키는 데 선봉장 역을 마다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우리 아이들 밥그릇 뺏고, 제일 어려운 서민들이 가는 진주의료원 폐쇄해 놓고 서민대통령이라고 하니 기막힐 노릇”이라며 “진주의료원은 제가 서민들 가족 아플 때 간병 부담 없으라고 보호자 병원 사업 했고, 전국 최초로 장애인 치과진료를 진주의료원에 만들었는데 (홍 지사가) 싹 없애 버렸다. 서민과 장애인 홀대하는 홍 후보는 가짜 서민 후보”라고 말했다. “도민 여러분께 큰 상처를 드려서 죄송한데 후임 도지사가 도정을 망치다 꼼수로 도망까지 가버리니 너무도 송구하다”고도 했다.

◇ 문재인의 ‘튼튼한 안보관’ 설파하며 경기지역 민심 공략

자신의 지역구인 김포와 경기지역 표심잡기도 소홀히 할 수 없었다. 지방일정이 있더라도 아침출근 시간만큼은 김포 지역유세단과 함께 김포시민들과 소통했다. 이동시에도 휴대전화를 이용해 하루 100통 이상 김포와 경기지역 지인들에게 문재인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김포가 위치한 경기북부 지역이 접경지대라는 점에서 문 후보의 ‘튼튼한 안보’와 ‘집권안정성’을 전달하는데 신경을 많이 썼다. 김 위원장은 “문 후보는 특전사 출신의 투철한 국가관과 안보관으로 진짜 안보를 잘 할 사람”이라며 “자유한국당과 홍 후보는 늘 안보를 말하지만 북한 도발을 막지 못했을 뿐 아니라 방산비리로 국방전력을 약화시킨 안보 무능 세력”이라고 강조했다.

▲ 김두관 위원장이 마산 오동동 문화광장에서 한 시민과 셀프카메라를 촬영하고 있다.
또한 문재인 캠프 자치분권균형발전위원장이라는 중책도 맡았다. ‘분권’은 다음 정부의 주요 국정운영 방향이 될 가능성이 크고, 그 가운데서도 지방분권은 핵심으로 여겨지고 있다. 문 후보도 지역사무 이관, 자치단체 독립성 강화, 예산지원 등을 공약했다. 김 위원장은 이를 통해 전국 자치분권활동가들의 문 후보 지지선언을 이끌어 냈고, 지방분권개헌국민회의와 협약을 맺기도 했다.

따지고 보면, 김 위원장 만큼 지방자치에 정통한 인사는 찾아보기 힘들다. 풀뿌리 민주주의 복원을 위해 지역 언론사 대표를 시작으로 마을이장, 군수를 거쳐 정계에 입문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를 높이 사 행정자치부 장관으로 발탁했고, 이후 경남도지사에 당선되는 금자탑을 쌓기도 했었다. 문 후보가 집권한다면 지방분권 공약을 구체화 시킬 적임자라는 분석이다.

김 위원장은 “문 후보는 자치분권과 균형발전에 대한 철학과 강력한 의지가 있는 사람으로 저를 공동선대위원장이면서 자치분권균형발전위원장을 겸직하도록 한 이유도 그런 의지 때문”이라며 “문 후보를 찍어주면 경기북부지역을 확실히 발전시킬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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