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차가 12일, 자사 첫 소형 SUV '코나'를 공개했다. <시사위크>
[시사위크|고양=권정두 기자] 현대자동차가 많은 관심과 기대를 모았던 소형 SUV ‘코나(KONA)’를 전격 공개했다. 현대차는 그간 일부 해외시장에서 전략적 소형 SUV를 선보인 적이 있지만, 본격적으로 글로벌 소형 SUV 시장에 진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코나 공개 행사가 열린 것은 12일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다. 이날 행사 규모는 현대차가 코나에 거는 기대를 고스란히 반영했다. 정의선 부회장을 비롯한 고위 임원이 대거 출동했고, 상당한 규모의 외신도 초청했다. 이날 행사장은 발 디딜 틈 없이 북적였다.

이날 직접 코나를 몰고 무대에 오른 정의선 부회장은 청바지에 ‘코나’가 적힌 흰색 티셔츠를 입고 등장해 “하와이 분위기를 내봤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코나는 하와이 빅 아일랜드 북서쪽에 위치한 휴양지에서 이름을 따왔다.

사실 현대차의 소형 SUV 시장 진출은 다소 늦은 감이 있다. 국내 시장의 경우 한국지엠 트랙스가 문을 열었고, 뒤이어 QM3가 상당한 인기를 끌었다. 이후 2015년 쌍용자동차 티볼리가  출시되며 시장은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게 된다.

국내 뿐 아니다. 글로벌 소형 SUV 시장은 2010년 48만5,000여대에서 지난해 463만7,000여대로 10배 가까이 성장했다. SUV 시장이 포화상태라고 하지만, 소형 SUV의 경우 모든 차급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이어가고 있다.

결국 현대차도 더 이상 소형 SUV 시장을 방관할 수 없게 됐고, 후발주자인 만큼 더욱 심혈을 기울여 코나를 탄생시켰다.

이날 정의선 부회장은 “앞으로 소형 및 초소형 SUV 시장이 발전할 것이라 생각한다”며 “향후 코나보다 더 작은 A세그먼트 SUV부터 싼타페보다 큰 E세그먼트까지 SUV 풀-라인업을 갖출 계획”이라고 밝혔다.

◇ 코나의 첫 과제, ‘선배’ 티볼리를 넘어라

현재 국내 소형 SUV 시장의 최강자는 쌍용차 티볼리다. 티볼리는 2015년 출시 첫해 4만5,021대의 판매실적을 기록하며 소위 말하는 ‘대박’을 터뜨렸다. 이후 롱바디 모델 등을 추가한 티볼리는 지난해에도 5만6,935대의 빼어난 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현대차의 코나 출시를 바라보는 업계 시선은 기대 반 우려 반이다. 코나의 가세로 시장 자체가 확대되는 ‘윈-윈’이 기대되는 한편, “사자가 풀까지 뜯어먹는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국내 자동차업계 ‘맏형’으로서 시장을 개척하는데 소홀한 반면, 작은 업체가 키워놓은 시장을 빼앗아 간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현재 현대차의 상황을 살펴보면 물불 가릴 처지가 아니다. 지난해에는 판매목표에 크게 미치지 못했고, 해외시장에서의 어려움은 계속되고 있다. 또한 국내에서는 리콜 관련 문제로 이미지가 실추된 상태다. 판매 신장은 물론 이미지 개선이 시급한데, 코나가 그 두 역할을 해낼 적임자라 할 수 있다.

관건은 티볼리와의 대결이 될 전망이다. 물론 두 모델의 차이는 뚜렷하고, 각자의 개성과 매력이 있다. 하지만 같은 소형 SUV라는 점에서 치열한 경쟁은 불가피하다.

현대차 관계자는 “국내시장의 경우 올해 2만6,000대, 내년부터는 연간 4만5,000대 수준을 판매목표로 잡아두고 있다”며 “향후 다양하고 새로운 마케팅 활동을 통해 코나를 적극적으로 알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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