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필재 KT 본부장이 29일 광화문 KT 기자실에서 '기기지니'관련 성과를 발표 중이다.<시사위크>

[시사위크=장민제 기자] “기가지니가 고객들의 생활을 바꾸는데 기여하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이필재 KT 본부장은 29일 열린 자사의 인공지능 스피커 ‘기가지니’ 관련 설명회에서 그간의 성과를 전하며 이같이 말했다.

KT가 올해 1월 말 출시한 기가지니는 음성인식 기반의 인공지능 스피커다. 이날 광화문 KT 기자실에서 열린 설명회에선 그간의 성과와 유의미한 데이터, 향후 전략 등이 공개됐다.

우선 기가지니의 판매량이 출시 5개월만에 10만대를 넘었다. 앞서 SK텔레콤이 내놓은 인공지능스피커 ‘누구’가 출시 8개월 만에 돌파한 기록을 앞당긴 셈이다. 이는 기가지니에 IPTV의 셋톱박스 기능을 결합해 콘텐츠를 영상으로 제공한 전략이 유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 본부장은 “기대했던 것보다 느리다고 생각하지만, TV와 음악이 결합된 점을 고객들이 선택해준 것 같다”고 말했다.

◇ 집안 거실서 사라졌던 ‘음악’… 기가지니 덕분에 돌아왔다

KT가 공개한 ‘기가지니 가입자의 이용행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이용자들이 기가지니에 가장 많이 건넨 말은 ‘사랑해’ ‘우울해’ 등 감성대화(30%)로 나타났다. 그 외 ‘TV나 VOD 재생 및 검색’ 요청이 24%로 2위, 음악재생이 22%로 3위에 올랐다.

이 본부장은 “기가지니를 사용하는 고객들의 비디오 소비량이 30~50% 늘었다”고 설명했다.

눈길을 끄는 건 기가지니를 통해 재생된 음악의 장르비중이다. 동요, 태교음악이 상당한 비율을 차지했고, 클래식도 5% 정도 차지했다. 또 음원순위에는 이승철(5위), 이문세(8위), 이선희(9위), 김건모(10위) 외에 나훈아, 조용필 등도 올라와 있었다. 즉, 일반적인 음원사이트에선 아이돌 음악이 점령한 모습과 다른 양상이다.

이필재 본부장은 “개별로 즐기던 음악이 다시 가정의 거실로 나왔고,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며 “(기가지니가) 생활을 바꾸는데 기여하고 있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 KT, SDK 공개로 AI서비스 개발자 모은다

KT는 기가지니 기능의 다양화를 위해 다각도로 제휴를 맺고, 소프트웨어 개발키트(SDK)도 공개할 방침이다.

우선 30일부터 미래에셋대우와 협업으로 주가지수/차트/국내외 시황정보 등의 조회기능을 제공한다. 또 케이뱅크의 소개 및 모바일앱 다운로드 안내도 선보인다. 이후 연말까지 기가지니를 이용한 주가거래 및 케이뱅크 뱅킹 서비스를 내놓을 계획이다.

또 기가지니 서비스 SDK를 공개해 외부 개발자들이 기가지니를 통한 AI 서비스 콘텐츠 제작을 가능케 할 예정이다. 이는 미국 아마존의 AI스피커 전략과 동일한 방식으로, 개발자들이 AI기능을 올려놓으면 고객들은 원하는 서비스를 선택 적용할 수 있다.

다만 개발자들에게 AI서비스의 개발 및 업데이트 권한을 얼마나 부여할진 아직 미지수다. 백규태 KT 서비스연구개발 소장은 “플랫폼을 어느 정도로 통재할 지는 전략적 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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